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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분쟁에 발목 잡힌 교보생명 IPO, 재수 전망도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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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코스피 상장예심 이례적 탈락 결정
신창재-어피니티 분쟁이 결정적 요인 작용한 듯
"IPO 강행" 신 회장 강력 의지에도 여건 비관적
코스피 상장예심 미승인 회사, 재통과 사례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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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보험이 지난해 말에 이어 다시 기업공개(IPO)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상장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앞서 교보생명은 최대주주와 2대주주 간 법적 분쟁에도 불구하고 IPO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국거래소는 8일 상장공시위원회를 열고 교보생명에 대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에서 미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는 교보생명이 지난해 12월 21일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한지 약 6개월여 만이다.

거래소는 기업공개 심사 과정에서 지배구조의 안정성을 중점적으로 확인하는데 교보생명은 1-2대 주주간 경영권 분쟁의 심화가 상장에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거래소 상장규정 질적심사기준의 경영환경 부문에는 '소송이나 경영권 분쟁 등으로 경영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주주간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경영의 안정성이 저해되지 않을 것' 등의 조항이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경우 해당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경영 안정성과 관련한 이슈로 승인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거의 100%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보생명의 이번 심사 청구는 어디까지나 2대주주에게 보여주기 위한 명분에 불과했을 것"이라며 "거래소의 상장 심사를 단지 주주 간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국내 생보업계 빅3로 불리는 교보생명은 지난 2018년 말 상장을 추진했으나 주주 간 분쟁으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12월 다시 IPO 절차에 뛰어들었만 신창재 회장과 2대 주주인 어피너티 컨소시엄 사이에서 국제 소송이 이어지면서 IPO 추진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6월 기준 교보생명의 주요 주주 현황은 신창재 회장이 약 33.78%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올라있다. 여기에 특수관계인의 지분까지 합하면 신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약 36.91%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어피너티(9.05%)를 비롯해 IMM PE(5.23%), 베어링PE(5.23%), 싱가포르투자청(GIC·4.50%)과 함께 24.01%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어펄마캐피탈(구 스탠다드차티드 PE) 지분 5.33%를 더하면 대략 29.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어피너티 컨소시엄과 과거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 분쟁이다. 교보생명과 어피너티 컨소시엄의 악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교보생명의 주주였던 대우인터내셔널이 지분 24%를 매각하려고 하자 어피너티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 회장의 우호 지분세력으로 나섰다. 어피너티는 약 1조2054억원을 투자해 주당 24만5000원에 인수했고 신 회장과 풋옵션이 포함된 주주 간 계약도 체결했다.

하지만 현재 신 회장과 어피너티 컨소시엄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 2018년 어피너티 측이 주장하는 풋옵션 가격은 주당 40만9912원으로 인수 당시 가격보다 약 68% 높다. 이대로 풋옵션이 진행될 경우 신 회장은 약 2조122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이에 신 회장은 풋옵션 행사 시점 주가인 20만원대를 역제시하고 풋옵션 행사를 거부한 상황이다.

지난해 9월 국제상업회의소(ICC)는 어피너티와 어펄마의 풋옵션 행사에 대해 '시기적으로 가격 산정에 문제가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다만 어피너티 측에서 산정한 풋옵션가만 문제이고 풋옵션은 유효한 상태다.

결국 풋옵션이 남아있는 만큼 교보생명 입장에서는 풋옵션 가격이 될 수 있는 공정시장가치(FMV)가 낮을 수록 유리하다. 이에 교보생명은 지금과 같은 증시 불황이 오히려 상장 적기라고 판단해 IPO를 서둘러 추진했다. 또 IPO를 통해 주주 간 분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IPO 완주 의지를 내보였으나 거래소의 미승인으로 해당 계획은 무산됐다.

한편, 교보생명이 이후 IPO를 재추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에서 미승인을 받은 기업이 다시 승인 받은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여행업체인 노랑풍선은 2017년 말 상장 예심 미승인 결과를 통보받고 2019년 초 증시에 재입성한 바 있다.

이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비엠 역시 지난 2018년 코스피 시장 상장 심사에서 미승인을 받고 코스닥 시장으로 생환했다. 다만 두번의 사례 외에는 최근 5년래 코스피 상장에 도전한 기업 중 재승인을 받은 사례는 전무하다.

한때 기업가치가 2조원을 상회했던 바디프렌드는 2014년 한차례 상장을 중단했고, 2018년에는 경영투명성이 발목을 잡아 결국 코스피 시장 상장예비심사에서 탈락했다. 회사는 다시 예심 청구계획을 세웠으나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 처럼 경영권 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장예비심사서를 제출한 경우는 처음 본다"며 "교보생명의 경우 분쟁 이후 미승인 사유를 보완해 재추진 한다면 상장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코스닥에서는 3수, 4수까지 해서 상장한 기업이 꽤 있지만 코스피에서는 희박한 것으로 알고있다"며 교보생명에 대한 재승인 가능성을 일축했다.

안윤해 기자 runh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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