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8일 목요일

  • 서울 10℃

  • 인천 12℃

  • 백령 9℃

  • 춘천 10℃

  • 강릉 9℃

  • 청주 10℃

  • 수원 11℃

  • 안동 8℃

  • 울릉도 11℃

  • 독도 11℃

  • 대전 9℃

  • 전주 10℃

  • 광주 11℃

  • 목포 11℃

  • 여수 12℃

  • 대구 9℃

  • 울산 9℃

  • 창원 12℃

  • 부산 12℃

  • 제주 12℃

유통·바이오 제약사 관심 높은 '항암제 혁신신약'···보험급여 벽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제약사 관심 높은 '항암제 혁신신약'···보험급여 벽

등록 2022.06.22 09:40

수정 2022.06.23 16:43

유수인

  기자

품목허가 받은 신약 중 '항암제' 비율 多건보 적용에 2년 이상 소요, 환자 접근성 떨어져 윤석열 공약 '급여 등재 기간' 실효성 있는 단축 필요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심포지엄 화면 캡쳐.강진형 서울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심포지엄 화면 캡쳐.


국내외 제약사들이 항암제 혁신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보험급여의 벽에 부딪혀 실제 환자들의 접근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새 정부가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2개월 단축한다는 내용의 대선공약을 내놨지만 '미흡하다'는 평가가 더 많은 상황이다.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21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개최한 '환자 중심 항암제·희귀질환 혁신 신약, 바람직한 정책 방향' 심포지엄에서 혁신신약 현황을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12년간 품목 허가를 받은 신약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항목은 항악성종양제로 총 91품목이었다. 2020년~2021년간 급여 등재 또는 기준 확대된 신약도 각각 23개, 30개인데 이 중 10개(2020년), 11개(2021년)가 항암제다.

항암제는 화학항암제,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으로 진화해왔으며 최근에는 노바티스사(社)의 '킴리아'(티사젠렉류셀)가 발단이 돼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CAR-T 세포치료제는 세포‧유전자‧면역치료제 특성을 모두 갖춘 항암제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최근 전체 항암 치료 임상의 60%가 세포 기반 면역항암제 임상시험 일정도로 시장 확장세가 크다.

하지만 혁신신약에 대한 환자 접근성은 떨어지고 있다. 암과 중증·희귀질환에 사용되는 신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은 이후에도 건강보험급여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약제 급여 적정성 평가'를 거쳐야 하므로 비싼 약값을 환자가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 접근성의 핵심은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이지만 신약의 혜택을 보기까지 최소 2년 이상 대기해야 한다.

3세대 비소폐암 표적 항암제인 아스트라제네카(AZ)의 타그리소는 3년째 1차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시도에서 실패하고 있다.

면역항암제인 MSD의 키트루다는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는 면역항암제 중 가장 많은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특히 키트루다는 폐암 1차 치료제 급여신청을 한 지 5년 만인 지난 3월1일 급여권 진입에 성공했다. 이에 폐암, 호지킨림프종, 흑생종 등 3개 암종, 6개 적응증에 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오노의 면역항암제 옵디보는 폐암, 흑색종, 호지킨림프종, 두경부암 등 4개 암종에서만 단독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고, 신세포암에서는 항암제 '여보이'와 병용요법으로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1회 투약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어 '원샷 항암제'로 불리는 킴리아는 1회 치료비용만 5억원이 넘었으나 지난 4월부터 ▲25세 이하의 소아 및 젊은 성인 환자에서의 이식 후 재발 또는 2차 재발 및 이후의 재발 또는 불응성 B세포 급성 림프성 백혈병의 치료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성인 환자의 치료에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실제 신약의 보험급여 등재는 법정처리기간인 240일(위험분담제는 270일)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 2014년 신약 급여 향상을 위한 위험분담제가 도입됐지만 이를 통해 급여된 7개 품목의 평균 급여 기간은 729일이었다. 특히 항암제는 짧게는 6개월~12개월, 길게는 5년 이상 더 소요됐다.

신약의 건강보험 급여등재는 환자들의 생명과도 직결된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암(100명), 희귀질환(115명), 기타 중증 만성질환(35명) 환자 및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환자 10명 중 4명이 넘는 44.0%(110명)는 약값 부담 등의 이유로 실제 치료를 중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2.8%(157명)는 치료 과정에서 가장 힘든 부분으로 '경제적 요인'을 꼽았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신규 항암제나 희귀질환 혁신신약 보험급여 기간을 2개월 단축하겠다는 내용의 대선공약을 내놨으나 이런 공약에 대해서도 '흡족하다'(23.6%)는 의견보다 '미흡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응답자들은 신약이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후 보건복지부에서 건강보험 급여 승인을 받기까지 적절한 소요 기간으로 '3개월 이내'(32.8%), '허가 즉시 0일'(29.2%), '6개월 이내'(14.0%), '12개월 이내'(8.8%) 등의 순으로 답했다.

강 교수는 "항암제 혁신신약의 환자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증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선급여-후평가' 제도 시범 도입, 사전승인제도 심사 요건 현실화와 제도 개선, 급여 등재 기간의 실효성 있는 단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