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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수입 의존하는 자궁경부암 백신 가격 인상···국산화 언제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수입 의존하는 자궁경부암 백신 가격 인상···국산화 언제쯤

등록 2022.06.14 15:49

유수인

  기자

가다실9 8.5% 인상, 1년전에도 15% 올려암 예방하는 HPV 백신 중요성 점차 커져제넥신, 치료백신 임상2상 올해 마무리SK바사, 'NBP615' 임상 2상 완료, 3상 진입 지연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미국 MSD사(社)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 백신 '가다실9' 가격이 또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백신 자급화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MSD는 오는 7월부터 가다실9의 국내 공급가격을 기존 13만 4470원에서 8.5% 인상된 14만 5900원에 공급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지난해 4월 해당 백신의 공급 가격을 15% 올린지 약 1년 만이다. MSD측은 세계적인 HPV 백신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최근 10억 달러의 생산시설 투자를 진행했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가다실9의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또 매년 자사 제품의 가격 적정성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가격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다실4 및 가다실9'은 글로벌 매출 상위 25위를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2020년 기준 39억40000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가다실9은 만 9~45세 여성 및 만 9~26세 남성 대상 접종이 가능하고 자궁경부암을 비롯한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생식기사마귀 등 HPV관련 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 HPV 혈청형 중 9개를 예방하기 때문에 기존 백신들 중 가장 많은 HPV 유형을 포함하고 있고 자궁경부암 이외의 성병들까지 예방할 수 있다.

수입 의존하는 자궁경부암 백신 가격 인상···국산화 언제쯤 기사의 사진

국내 시장에서 가다실9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가다실4가의 수입액 규모는 2019년 1100만 달러에서 2020년 1200만 달러로 소폭 증가한 반면, 가다실9은 같은 기간 2500만 달러에서 6100만 달러로 대폭 증가했다. 가다실의 경쟁 백신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서바릭스'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항체생성률이 높지만 예방효과 범위가 제한돼 2020년 수입실적이 100만 달러에 불과했다.

HPV는 제4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됐을 만큼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암을 예방한다는 측면에서 백신 접종의 필요성이 커졌고, 이에 가다실과 서바릭스가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무료 접종 대상자(만 12세 여성청소년)가 아닌 경우 주로 비급여로 가다실9를 선택한다. 문제는 가격부담이다. 의료정보 통합 서비스 플랫폼 '모두닥'이 지난해 4월 가다실의 가격 인상 전 대한민국 산부인과 314곳을 조사한 결과, 가다실9가, 가다실4가, 서바릭스의 1회 접종 표준가격은 각각 24만원, 18만원, 15만원이었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은 6개월 간 3회의 접종을 마쳐야 항체가 안정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최소 40만원부터 최대 80만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시장 독과점 지위를 악용해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0년부터 백신 국산화 지원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자급률이 30~40%에 불과해 HPV 예방백신을 포함한 대부분의 백신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기존에 필수접종백신을 개발하던 기업들마저 코로나 백신에 뛰어들어 공백현상이 발생한 상황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에서는 제넥신이 자궁경부암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제넥신은 자궁경부암 치료DNA백신 'GX-188E'의 국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예방 목적 백신인 가다실과 달리 치료 백신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HPV로 유발된 암에 대한 치료 효과를 가지고 있어 현재 자궁경부암과 두경부암 대상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측은 "'GX-188E'는 국내 최초의 항암 백신"이라며 "가톨릭대 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임상 2상이 올해 마무리되면 임상3상을 진행한다는 조건으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9년 가다실과 같은 HPV 예방 백신 'NBP615'의 임상 2상을 완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집중하면서 임상3상 진입이 지연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동시에 여러개의 임상을 진행하기 어렵다보니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NBP615의 임상3상은 준비 중이지만 언제 개시될 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유코백-19'를 개발 중인 유바이오로직스는 자궁경부암에 적응증을 둔 HPV 백신 후보물질에 대해 국내 비임상 연구단계에 있다.

업계는 백신 주권 확보를 위해 꾸준한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바이오협회는 이슈브리핑을 통해 "의약품 가격은 접근성과 국민건강에 관련된 중요한 사항이다. 의약품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이 책정되고 경쟁 제한 행위가 있으면 이를 모니터링하고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보건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지금 국내 개발이 부진한 경우에는 국내 자립화를 촉진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방안이 적극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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