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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검사' 출신 이복현 금감원장에 거는 기대

오피니언 기자수첩

'검사' 출신 이복현 금감원장에 거는 기대

등록 2022.06.08 15:18

reporter
"지난 수 십 년간 금융감독원은 불공정한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입는 피해에 대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어요. 이번엔 금감원이 제대로 칼을 휘둘러서 주식시장에 '공정'을 심었으면 좋겠습니다"

금감원 설립 이래 처음으로 검사 출신 금감원장이 임명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가 부풀어 오르고 있습니다. 그간 허수아비였던 금감원을 개혁할 적임자라는 게 동학개미들의 생각입니다. 이 원장은 검찰 재직 시절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현대차 비자금 의혹, 론스타 헐값 매각 사건 등 굵직한 경제범죄 수사에 참여해 왔습니다.

우리 자본시장은 금감원이 출범한 지난 1999년부터 지금까지 잇단 금융범죄로 바람 잘 날이 없었습니다. 2010년 부산저축은행 사태 당시 '금융강도원'이란 오명을 뒤집어썼던 금감원은 10년 뒤 라임 사태 때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죠.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금융당국이 감시‧감독을 제대로 못해 투자자 보호에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습니다. 금융범죄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한 건 물론이고 재발 방지를 위한 사후 조사도 부실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대형사건은 말할 것도 없고 상장사의 각종 불공정거래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작전세력의 자전‧통정거래를 통한 주가조작, 임직원의 각종 횡령‧배임과 내부정보 이용, 대주주의 일방적인 물적분할 등이 대표적이죠. 얼토당토 않는 정치 테마주들은 금감원이 우습다는 듯 매년 선거철마다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시세조종성 공매도 역시 계속되고 있습니다. 공매도 제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소하고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금감원은 복지부동이었습니다.

또 금감원의 감시‧감독 대상인 증권사들은 어떤가요.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연루된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NH투자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증권도 과거 불완전판매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2018년엔 무려 17개 증권사가 기업과의 총수익스와프(TRS) 불법거래로 무더기 징계를 받기도 했죠.

또 유안타증권은 동양증권 시절 계열사 기업어음(CP) 불완전판매 등 이른바 '동양 사태'의 주체입니다.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보유 직원에 대한 배당을 배당금이 아닌 주식으로 잘못 입력하는 대형 금융사고를 낸 적도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지난 4월 부실펀드 불완전판매로 수십억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았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1~5월) 제재조치를 받은 증권사는 총 5곳이지만 과태료 합계는 약 80억원에 불과한데요. 금감원이 느슨한 감시와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할 동안 순진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만 커지고 있는 셈입니다.

따라서 금융범죄 수사에 특화된 검사 출신 금감원장이 임명된 건 분명 환영할 일입니다. 검찰 공화국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은 넘어야 할 산이지만, 향후 '성과'를 보고 비판해도 늦지 않을 겁니다.

검사 출신이 원장 자리에 앉은 건 금감원이 감독기관으로서 공정과 쇄신의 가치를 바로 세울 기회라고 봅니다. 매번 금감원장의 공언(空言)으로 끝났던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 금융시장 선진화, 소비자 보호 등의 약속이 이번엔 반드시 지켜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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