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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재의 ESG 전망대

일론 머스크의 ESG 평가 비판에 대한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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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재조정된 S&P500 ESG 지수에서 테슬라가 제외됐다. 전기자동차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겠다'는 테슬라의 설립 미션이 무색해 졌다. 많은 테슬라 매니아와 팬덤은 어안이 벙벙했을 것이다.

누구보다 창업자이자 CEO인 일론 머스크가 이번 일에 가만있을 리 없다. 그는 즉각 트위터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테슬라가 제외된 반면, 엑손모빌은 S&P500 ESG지수 상위 10개 기업에 포함됐다고? ESG평가는 사기(scam)다. 그것은 사회정의를 부르짖는 사이비 전사들의 무기로 전락했다." 테슬라의 주요 주주인 아크 인베스트의 캐시 우드 역시 트위터에 짧게 적었다. "그 평가결과는 터무니없다. 반박할만한 가치조차 없다."

이런 반발을 의식해서였을까. S&P측은 테슬라 제외 사유를 상세히 설명했다. 첫째, 동종 섹터 내 경쟁사 대비 테슬라 ESG점수의 상대적 하락을 꼽았다. 즉 테슬라의 점수는 전년 대비 큰 변동이 없었으나, 자동차 섹터 내 경쟁사들의 점수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테슬라가 상대적으로 밀렸다.

둘째, 테슬라의 저탄소 기업경영 전략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점이다. 여기에서는 제품의 탄소 집약도(Carbon Intensity) 저감을 위한 경영 전략과 관련 규제위험 대응수준 등이 평가된다.

셋째, 비즈니스 행동강령(Code of conduct) 측면에서의 점수 하락도 포함된다. 부패, 뇌물 사례 존재 여부와 반경쟁 활동에 대한 투명한 보고와 실행 수준 등이 평가된 것이다.

넷째, ESG이슈들과 관련된 테슬라의 다양한 논란거리 때문이다. 즉 흑인 노동자들에 대한 인종 차별, 테슬라 프레몬트(Fremont) 공장의 열악한 작업 환경,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오토파일럿(주행 보조 장치) 안전성 조사에 대한 테슬라의 부적절한 대처 방식 등이 그것이다.

종합해 보면, S&P는 테슬라의 'E'측면만이 아니라 'ESG'전반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탈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은 ESG평가에 대한 논쟁을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MIT와 취리히대학 소속 학자 3명은 ESG 평가를 비판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총체적 혼란: ESG등급평가의 차이(Aggregate Confusion: The Divergence of ESG Ratings)'라는 제목의 논문이 그것이다.

이들이 논문을 통해 주장한 바를 돌아보면 ESG 평가업체마다 제각각의 편향된 이론적 배경 하에서 평가하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아울러 편향된 이론적 배경 하에 서로 다른 평가결과를 발표하면 근본적으로 기업과 기관투자자들의 혼란을 오히려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ESG 평가 결과 차이는 기업들 스스로의 ESG 성과 개선의 유인을 약화시킨다고 꼬집었다. 동일한 대상에 대해 일치된 평가를 내리지 못함으로써 ESG개선 행위에 대한 시장의 혼란을 초래하고 인센티브 메커니즘 작동을 방해한다는 주장이다.

특정 주제, 분야, 인물 등에 대한 비판 수위와 강도는 그에 대한 사회적 주목도와도 비례한다. 비판 수위가 높아진 것은 그만큼 관련 이해관계자들로부터 해당 이슈가 관심을 얻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ESG평가업체들은 이러한 비판들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측과 생산적 토론에 나섬으로써 스스로의 객관성과 정당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따라서 지난 16년간 국내기업의 ESG성과를 평가해온 필자의 입장에서 우선 위의 비판에 대해 개략적인 반론을 제기하면서 생산적 논쟁의 그 첫 발을 먼저 내딛고자 한다.

우선 ESG평가기관들마다 동일한 기업에 대해 상이한 등급을 발표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ESG평가 비판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내용이다. 비판자들은 국내 한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채권 신용등급 평가에 있어서 평가사들 간 상관계수가 0.99인데 비해, ESG의 그것은 0.61에 불과하다는 근거를 제시한다. 하지만 이 비판은 ESG의 도메인 지식을 근거로 하고 있지는 않다.

ESG는 전통적 신용평가 영역에 비해 매우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정성적이다. 가치중립적이지도 않다.

환경(E)만 하더라도 탄소, 대기, 토양, 물, 생물다양성, 폐기물, 자원순환, 에너지 저감 등 그 영역이 매우 넓다. 사회(S)로 가보면 소비자, 작업장 및 제품 안전, 노사문제, 인적자본, 사회공헌, 공급망관리, 명성 위험 등 광범위하다.

평가사들은 이 광범위한 이슈들을 자신들의 가치체계에 맞게 선별하고 프레임워크화하여 평가한다. 정성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경우는 자신들의 가치체계와 부합하는 방향으로 점수화하여 등급을 부여한다. 여기서 단일하고도 획일적인 가치관이 들어설 여지는 없다.

거버넌스(G)에서 이사회의 독립성 수준을 평가할 때 지배주주와 같은 학연을 가진 사외이사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과연 같은 학교를 졸업했다면 독립적이지 않은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중 어떤 학연이 더욱 독립성을 훼손하는가. 그렇다면 초등학교까지 고려해야 하는가? 등등 쾌도난마식 판단이 쉽지 않은 질문들이 줄을 잇는다.

향후 ESG 평가방식이 고도화된다고 하더라도 평가기관들 간의 상관계수는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이다. 만일 신용평가 수준까지 높아진다면 그것은 ESG 가치 기준의 획일화를 의미하기에 결코 바람직하지도 않다.

한 세기를 훌쩍 넘기며 발전한 채권 신용평가 시장과 달리 ESG 평가는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를 갖고 있다.

존 무디스가 1909년 채권 신용평가를 시작했고, 그 이후 60여년이 지난 1975년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신용평가법을 제정하여 Moody's, S&P, Fitch 3개사에게 독과점적인 지위를 인정하고 보호 육성했다.

그에 비해 ESG평가가 주류 금융기관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여년에 불과하고, 본격화 된 것은 고작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이다. 작년에서야 IFRS재단을 중심으로 기업의 ESG정보공시 가이드라인의 표준화 작업이 시작되었다. 그렇다보니 기업들이 발표한 ESG정보의 품질 수준도 재무데이터에 비하면 낮은 상황이다.

제3자 검증의 의무화도 마련되지 않다보니 그 신뢰성도 떨어진다. 따라서 ESG평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비유를 들자면 움직이는 과녁과도 같이 계속 진화 발전 중이다. 움직이는 과녁에 비판의 화살을 겨누는 것은 정조준이 불가능한 소모적 행위일 뿐이다.

이제 글을 맺겠다. 발로 하는 축구경기의 룰로 손을 사용하는 농구경기를 판정하면 안 된다. 모두가 핸들링 반칙을 범하는 것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그러면 농구시합은 멈춰 버린다. 농구시합은 그에 맞게 만들어진 룰로 판정하는 것이 지극히 상식적이다. 이래야 농구시합의 경기력이 계속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영어속담에 "하나의 잣대로 모두를 평가하지 말라(One size does not fit all.)."는 말도 있다. 매우 광범위한 ESG평가에 적합한 말이다. 향후 ESG평가는 섹터별 특수성이 정밀하게 고려된 평가 툴 개발, 제품 및 서비스마다의 고유한 ESG 부하량(Impact)의 측정, 정성적인 영역의 보다 심화된 분석, ESG 빅데이터를 활용한 실시간 분석 평가 방법론들이 보완되어야 한다. 그러할 때 보다 객관적이고 설득력있는 ESG평가가 가능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ESG 평가를 사기로 단정 짓는 것은 섣부르고 경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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