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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바이오 진출···호텔롯데 상장 큰 그림 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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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케어 미래 먹거리 낙점
지배구조 정리 마무리·사업간 시너지
그룹 숙원사업 호텔롯데 IPO 밑그림
수익성 개선·기업가치 제고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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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검찰 수사, 중국 사드 보복, 면세점 실적 부진에…."

무려 7년간 기약없이 미뤄졌던 호텔롯데 상장 계획이 그룹 신사업 구축을 계기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호텔롯데의 캐시카우인 면세점 사업이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자 바이오와 헬스케어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 본격적인 육성에 나섰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발현 기대감도 높아지면서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작업이 한층 탄력 받을 것이란 시각이다.

롯데지주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 인수를 결정했다. 인수 금액은 1억6000만달러(약 2000억원)다. 앞으로 3년 동안 최소 2억2000만 달러(약 2822억원) 규모로 바이오 의약품을 위탁 생산하는 계약도 포함됐다.

롯데는 현재 3만5000L의 항체 의약품 원액 생산이 가능한 시러큐스 공장에 1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완제의약품과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 시설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이달 말 롯데지주 산하 바이오 자회사인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신설한다. 이 회사는 시러큐스 공장 운영을 시작으로 앞으로 10년간 2조5000억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세계 10위 안에 드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의 바이오 사업 진출은 미래 신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그룹의 체질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작년 초 신 회장은 "바이오와 헬스케어를 미래 먹거리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번 인수·합병은 신사업 진출 선언 후 첫 사례다.

시니어(노년층)를 중심으로 한 실버시장 선점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롯데호텔은 시니어 주거단지 브랜드인 '브이엘(VL, Vitality & Liberty)'을 공식 론칭했다.

브이엘 1호인 'VL 오시리아'는 부산 기장군 일대에 들어선다. 지하 4층, 지상 18층 규모에 대지면적 6만1031㎡(약 1만8400평), 연면적 19만8670㎡(약 6만평)으로 국내 시니어 복합단지 중 최대 규모다. 주거시설 외에도 양로시설인 헬스케어 하우스 408세대, 한방병원, 종합 메디컬센터, 상업시설 등이 들어선다.

이 같은 신사업 행보는 그룹 숙원 사업인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초석 다지기란 해석이 우세하다. 기존 사업영역에서 확장하는 전략적 계획을 세워, 시너지 발현을 통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작년 8월 롯데렌탈 증시 데뷔에 이어 기업공개(IPO) 후속주자로 호텔롯데가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수년간 지속된 롯데그룹 '형제의 난'은 지배구조 변화의 시발점이 됐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신동빈 회장 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과다한 순환출자, 계열사들의 복잡한 지분구조, 일본 롯데 계열사의 불투명한 지분구성 등 롯데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에 신 회장은 2015년 8월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순환출자 해소, 호텔롯데의 기업공개 추진 등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선 계획을 내놨다. 그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롯데의 실질적 지주 회사인 롯데호텔을 내년(2016년) 상반기 중 한국 증시에 상장시킨 뒤 일본 롯데 상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호텔롯데는 2016년 1월 28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 5월 18일 이사회에서 상장방안을 확정해 6월 3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었다. 상장주식의 25%를 신주로 발행하고, 10%는 구주를 매출해 5조원 내외를 공모하는 구체안까지 공개됐다.

그러나 6월 10일 검찰의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에 대한 수사 본격화로 6월 13일 상장을 철회했다. 같은 해 9월 롯데그룹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로 성주골프장을 제공한 것도 후폭풍이 이어졌다. 중국의 보복 조치에 따라 면세점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2017년에 재추진하려던 호텔롯데 상장은 재차 연기됐다.

2017년 10월 1일부로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지배구조는 단순화됐다. 롯데쇼핑, 제과, 칠성, 푸드가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하고 롯데제과 투자부문을 존속법인으로 나머지 3개사 투자부문이 합병되는 분할합병을 통해 출범했다. 이후에도 롯데케미칼과 푸드 지분 취득, 정보통신과 리츠의 상장, 제과와 푸드의 합병, 자회사 롯데헬스케어 신설 등 지분구조 변화 작업이 계속됐다.

복잡했던 그룹 지분구조 대부분 정리된 가운데 올 1월 말 한국미니스톱 인수를 발표하면서 기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발판도 마련했다. 롯데지주가 지분 100%를 인수한 한국미니스톱은 코리아세븐과 실질적으로 통합 운영해 매입 단가를 개선하고, 그룹 물류계열사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물류센터 활용을 통한 위탁수수료 증가 및 식품 계열사들의 제품 납품 등을 통한 수익 확대를 도모할 계획이다.

나아가 신사업 확장도 속도감 있게 추진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자회사들의 기업가치 증대로 호텔롯데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상장 추진에도 긍정적이다. 하반기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면세점 실적까지 회복될 경우 호텔롯데의 몸값을 끌어올리는 데 직접적인 역할을 해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위기 상황 속에서 신 회장은 직접 바이오 사업을 챙기며 미래 성장동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경영 정상화에 주력해 호텔롯데 상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전했다.

천진영 기자 c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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