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김인철 자진 사퇴에 "상세 검증 현실적 제약 있어···국민께 송구"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3일 자진 사퇴한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의혹 백화점'이라 비판받는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제청권을 행사한 것과 관련해 "상세한 검증에 현실적인 제약이 있어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 후보자는 전날에 이어 이틀 동안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강병원 민주당 의원이 "김인철 후보가 자진 사퇴했는데 최초로 임명 제청권을 행사했다고 직접 사인한 문서를 들고 자랑하셨는데 소감이 어떤가"라고 묻자 "상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강 의원이 "그 정도가 다인가. 국민에 죄송하지 않으냐"며 "방석집에서 제자 논문 심사하는 교수를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제청하고 자랑했던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지 않으냐. 국무총리 후보자로서 제청권을 제대로 행사하신 거 맞느냐"고 쏘아붙였다.

또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대통령 40년 지기라는 말에 속아서 잘못 제청했구나. 내가 사인한 걸 내가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드시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상세한 검증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조금은 있다"며 "그런 점에서는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논란이 있는 정호영 후보자에 대한 한 후보자의 소극적인 태도도 책임총리 자격과 연관되며 질타의 대상이 됐다.

앞서 한 후보자는 남인순 민주당 의원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윤석열 당선인에게 지명철회를 요청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오늘 청문회가 끝나면 그 결과와 종합적인 상황을 검토해 어떻게 할 것인지 검토하는 계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를 지적하며 "초록은 동색이라고, 후보자에게 비리가 많아서 정호영 후보자도 감싸는 건가. 적어도 책임총리를 이야기하고, 소신 있는 총리 후보자라면 당당하게 말씀하셔야 되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하자, 한 후보자는 "앞으로 의원님들의 동의를 받아서 총리가 되면, 책임총리로서 확고한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의 김앤장 법률사무소 근무 이력과 관련해 전관예우와 이해충돌 지적에 대해선 전날과 마찬가지로 관련 의혹들을 전면 부인했다.

한 후보자는 최강욱 민주당 의원이 '후배 공직자에게 자신처럼 퇴임하면 로펌으로 갔다가 기회가 되면 공직으로 돌아와 일하라고 권하겠는가'라고 묻자 "입법부가 정한 규제 내에서 자기가 가진 것을 활용하겠다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또 이해식 민주당 의원이 "한 후보자가 몸담았던 김앤장이 일본 전범 기업을 대리하고,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외국기업을 대리하고,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 BMW의 화재 사건을 대리한 것을 모르셨나"고 묻자, 한 후보자는 "잘 몰랐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갖고 비탄과 충격에 싸이게 만든 사건들이다. 몰랐다는 부분에 당당하시냐. 당시 김앤장과 옥시가 서로 짬짜미해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고 했다고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제기했다. 그때 발칵 뒤집혔다. 2만명이 죽고 95만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소리치자, 한 후보자는 "저는 그 기사를 본 적이 없다. 죄송하다"고만 답했다.

한 후보자는 "대한민국 정부에 대해서 지금 6조원을 ISDS를 통해nt id='ul_6' color='blue' class='ul' onclick='fShowHelp(6)'>국제투자분쟁)를 통해 내놓으라고 하는 소송을 미국의 변호사도 하고 있고, 초기에는 미국 변호사의 요청을 받아 우리나라의 모 로펌에서 아마 도와준 적이 있을 것"이라며 "(론스타 측 미국 변호사를 도운) 한국의 로펌은 비난받고 그런 일을 하지 말아야 할까요"라고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이어 "누군가 그런 기능을 하는 사람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몸담은 김앤장이 국내 가습기살균제 사건에서 해외 가해 기업에 법률 자문한 것이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의원이 "론스타가 외환은행 불법매각 당시 후보자는 김앤장에 계셨다. 그때 김앤장이 법률 대리한 것을 아셨나"라고 거듭 책임을 추궁했지만, 한 후보자는 "모른다. 로펌이 (어디 대리를 하는지) 모든 구성원이 다 알도록 하는 시스템은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