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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엔데믹 오자 또 '新藥 조급증'...지원 중단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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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코로나19 판데믹으로 급부상한 제약·바이오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는 등 엔데믹 전환 가능성이 높아지고 백신·치료제 개발 등 이벤트에 따른 주가 급등락이 거듭되자 '거품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역사는 짧은 데 바이오주 신화로 불리던 신라젠의 횡령·배임, 셀트리온의 분식회계 의혹 등의 부정적인 소식만 잇따르다 보니 신뢰 쌓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는 점도 문제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만 봐도 진행이 더디거나 중단하는 사례가 주를 이룬다. 코로나 백신 개발로 기대감을 키우던 제넥신은 임상시험을 돌연 중단한다고 밝혀 정부 지원금 '먹튀'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는 산업의 특수성을 이해해 코로나19 유행 이후에도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신약개발에 수조원 이상의 비용과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개발 성공률은 '로또' 수준이다.

산업 자체도 아직 미성숙하다. 국내에서 제약·바이오주가 주목을 받고, 신약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한 기간은 불과 5~6년 정도에 불과하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매출 1조원이 넘는 곳은 코로나 수혜 기업과 전통 제약사 일부 정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띄워주고 있긴 하지만 아직 그 정도 역량은 안 된다"며 "신약개발은 10년 이상 장기간 봐야 하고 임상 실패 위험도 큰 분야"라고 지적했다.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인데다가 자본력도 떨어지다 보니 업체들도 기술수출을 택하는 실정이다. 여기서 발생한 수익금으로 자본금을 확충하고 신약개발 등에 투자하는 식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해외 기술수출 건수는 총 33건, 규모는 약 13조372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물론 기술수출이 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그만큼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이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다만 자본력의 한계로 신약개발을 완주하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울 따름이다.

'빨리빨리' 민족에게 신약개발은 매혹적이면서도 답답한 과제일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의 신약개발 지원은 외국에 비해 한참 못 미친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은 '조'단위인데 현재 정부의 정부의 R&D 연간 지원 규모는 30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불과 1~2년 만에 코로나19 백신을 상용화 시킨 데에도 미국 정부의 백신개발 초고속 작전(Project Warp Speed)의 영향이 컸다. 미국은 코로나19백신 개발 및 공급에 20조원을 지원했고 영국도 백신 태스크포스에 10조원을 지원했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AZ)를 시작으로 화이나,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 성과를 거뒀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산 백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만 형성됐을 뿐 정부의 대폭적인 지원은 없었다. 그나마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은 조만간 상용화될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R&D 연간 지원 규모는 3000억원 정도인데 이를 기업들이 나눠 먹어야 한다. 1건당 많아봐야 100억원~300억원 정도"라며 "이마저도 정권이 바뀌면 지원이 끊겨 개발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돈도 돈이지만 단시간에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고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뒷받침해야 한다. 눈에 띄는 성과가 바로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기업을 탓하거나 지원을 중단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윤석열 차기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제약바이오 산업을 국가 먹거리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의 구체적인 정책 수립‧실행으로 제약·바이오 열기가 계속되길 기대해본다.

유수인 기자 su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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