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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故 김정주의 바람대로···넥슨이 변했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故 김정주의 바람대로···넥슨이 변했다

등록 2022.04.08 15:06

김수민

  기자


지난해 '확률형 아이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넥슨이 변하고 있다. 게임 본연의 재미와 유저의 소통에 노력하는 모습이다.

넥슨은 지난달 24일 자사의 간판 IP(지식재산권) 던전앤파이터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출시했다.

던파 모바일에 대한 흥행 기대감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최근 게임사가 출시하는 대부분의 게임이 플레이에서 비슷한 문법을 갖고 있으며, BM(과금 모델) 또한 대폭 개선했다는 주장만 있을 뿐 실상 플레이에선 다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넥슨은 지난해 초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사실 확률형 아이템 문제는 국내 게임사의 고질적인 문제였지만 유독 메이플스토리가 뭇매를 맞았다. 당시 반응도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었다.

던파 모바일도 비슷한 신작일 거라 생각했다. 넥슨의 장수 간판 IP라는 점, 테스트에서의 호평 등 긍정적인 신호가 있었지만, 그간 넥슨의 게임이 유저에게 줬던 실망감은 이를 상쇄시키기에 충분했다. 넥슨에게 '돈슨'이라는 오명이 붙은 것이 괜한 이유는 아닐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던파 모바일에 대한 평가는 달라졌다. 아직 출시된 지 불과 2주일밖에 안 됐지만 꽤 성공적인 모바일 게임이라는 평가다.

합리적인 BM에 대한 호평이 주효했다. 레어 아바타(레압), 봉인된 자물쇠(봉자) 등 일부 과금적 요소가 있었지만, 유저들이 우려할 만한 과도한 형태로 나타나지는 않았다. 여타 MMORPG처럼 수천만, 수억원을 결제하는 시스템과 달랐으며 강해지기 위해 필수적인, 즉 Pay to Win은 아니라는 평가다.

자연스레 1인당 결제금액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출시 1주일 만에 구글과 애플 양대마켓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신작 출시 효과를 고려해도 의미 있는 성과다. 과도한 BM에 의존하지 않아도 게임사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넥슨의 변화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신작 '블루아카이브'의 운영에서도 나타났다.

블루아카이브는 최근 불법 계정 1000만개를 정지했다고 밝혔다. 블루아카이브는 수집형RPG 게임으로 초기 계정을 생성할 때 무료 뽑기를 준다. 여기서 좋은 카드가 나올 때까지 무작위로 계정을 생성하는 리세마라(리셋 마라톤)이라는 방식이 성행하고 있다. 이러한 계정들은 작업장에 의해 만들어지고 일부 불법 현금 거래로도 이어지기도 한다.

블루아카이브는 서브컬쳐 장르로 대중적인 게임은 아니다. 게임사 입장에서 어떤 형태로든 신규 계정이 많아지면 MAU(활성이용자수)가 높아지고, 그만큼 홍보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그러나 기존 유저들과 보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이례적으로 강경 대처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넥슨은 지난해 숨 고르기를 거쳐 올해 10종 이상의 신작을 선보일 계획이다. 넥슨은 올해 게임 개발 기조로 '완성도 높은 게임, 게임 본연의 재미' 등을 강조했다. 최근에는 게임 개발 과정에서 유저들과의 소통에도 앞장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고(故) 김정주 창업주를 회고하며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아프지 않기를 바랐고, 행복한 시간과 추억을 경험하며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는 것에 진심이었다"며 "이 사회에서 사랑받는 회사를 만들어 나가자는 것도 그분의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오웬 마호니 일본법인 대표도 "회사에도 인격이 있다고 가정하면, 넥슨의 인격은 곧 김정주 창업주님 그 자체일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의 기로에 선 넥슨. 앞으로 더 많은 게임에서 '본연의 재미'에 집중해 보다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회사로 거듭나길 바란다. 달라진 넥슨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뉴스웨이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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