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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투자 야심···'뉴롯데' 청사진 그린다

NW리포트

신동빈의 투자 야심···'뉴롯데' 청사진 그린다

등록 2022.04.04 16:56

수정 2022.04.05 07:16

신지훈

  기자

최근 1년 새 투자 금액 1조, 올해만 7000억 육박신 회장, 환경 변화 대응 주문···"과감한 투자" 강조현금성 자산 1조4000억, 향후 투자 확대 가능성↑

신동빈의 투자 야심···'뉴롯데' 청사진 그린다 기사의 사진

"1위가 되기 위해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투자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1년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굵직한 거래를 연이어 성사시키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변한 경영 환경에서 신사업을 제때 발굴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을 것이란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룹 체질 개선을 이루고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서겠단 전략이다.

◇한 달에 하나 꼴로 투자=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최근 1년간 추진한 100억원 이상의 M&A 및 지분 투자 건수는 12건에 이른다. 한 달에 하나꼴로 거래를 성사시킨 셈이다. 금액으론 1조원을 넘겼다.

롯데그룹이 최근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유통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는 과정에서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단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그룹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지난 2017년 이후 연이은 실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156억원으로 2017년 대비 73% 감소했다. 2019년 1조원을 넘겼던 투자액도 2020년엔 2900억원 대로 쪼그라들었다.

심상치 않은 경영 환경에 내몰리자 신 회장도 변화를 주문했다. 올해 초 열린 사장단회의(VCM)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미래 먹거리 발굴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역량 있는 회사,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를 만드는 데에는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핵심"이라며 "신규 고객과 시장을 창출하고 각자의 업에서 1위가 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과감히 진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롯데는 올해 1월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하는데 3134억원을 투자했다. 편의점이 근거리 쇼핑 채널로 떠오르고 있는데에 따라 롯데 세븐일레븐과의 시너지를 모색해 점유율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점포 수가 매출로 직결되는 편의점 업계 특성상 업계 1, 2위인 CU, GS25와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체급을 맞출 수 있게 된 셈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가구업체 한샘에 2995억원을 투자해 공동 인수했다. 백화점 경쟁사인 신세계와 현대가 각각 까사미아와 리바트 등 가구회사를 운영하며 리빙 카테고리에서 고성장을 이루자 한샘 인수를 결정했다. 롯데백화점의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더불어 롯데쇼핑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1조8000억원 가량을 신규 투자에 집행할 계획이다. 올해 백화점 부문에 5480억원, 할인점 부문에 1700억원을 투자해 점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리뉴얼을 단행할 방침이다.

◇미래 먹거리 확보 사활=롯데는 신사업을 향한 투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는 700억원을 투자해 자회사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했다.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에 신성장2팀(바이오)과 3팀(헬스케어)을 마련하고 신사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과학적 진단과 처방 등 건강관리 전 영역에서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시하겠단 계획이다.

헬스케어 사업은 향후 메디컬 영역까지 확장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도 구상 중이다. 식품 사업군과 협업해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지향식 제품을 개발하고, 실버타운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바이오 사업도 외부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다.

롯데는 국내 1위 차량공유 업체 쏘카에도 대규모 지분투자를 단행해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에도 나섰다. 차량 공유 생태계 확장을 통해 강력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단 전략이다. 지난해 자율주행 기술 기업인 포티투닷(42dot)과 업무협약 및 지분투자 계약을 맺은 롯데렌탈과 롯데정보통신을 주축으로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관련 플랫폼을 만들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버스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들어내겠단 각오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7월 메타버스 콘텐츠 전문기업 칼리버스를 120억원에 인수, 초실감형 실사 기반의 메타버스 사업을 준비 중이다. 롯데는 향후 메타버스 관련 추가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신 회장의 투자 시계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들어 3개월 새 7000억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집행했으나 이를 더욱 확대해 그룹의 체질 개선을 이뤄내겠단 방침이다. 투자 여력도 충분한 상황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지주의 지난해 말 유동자산은 4조7724억원이다. 이 가운데 현금성 자산만 1조3945억원에 이른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의 자금력이 충분해 빅딜 여력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롯데의 경쟁력 확보가 어느 때보다 시급한데다, 신 회장 또한 과감한 투자를 주문한 만큼 계열사별 투자 행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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