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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 외인·기관 '단타 매도'에 급전직하···222억원 사들인 개미 어쩌나

안랩, 외인·기관 '단타 매도'에 급전직하···222억원 사들인 개미 어쩌나

등록 2022.03.25 17:54

박경보

  기자

안철수 국무총리 후보설에 투기성 거래 급증5거래일간 두 배 치솟더니 17%대 폭락 반전재무구조·업황·실적 좋은데 여전히 '테마주'최대주주 꼬리표는 '숙명'···장투 접근에 한계

안랩, 외인·기관 '단타 매도'에 급전직하···222억원 사들인 개미 어쩌나 기사의 사진

안랩의 주가가 기업가치와 무관하게 요동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최대주주인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겸 국민의당 대표의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설에 두 배나 치솟았던 안랩은 JP모건의 단타 매도로 급전직하한 상태다. 투기적 거래 수요가 집중되는 가운데 '안철수 꼬리표'를 떼기 힘든 안랩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안랩은 지난 24일 전 거래일 대비 17.52% 내린 14만5000원에 마감했다. 25일도 6.41% 내린 13만5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3일 상한가를 포함해 최근 5거래일 간 100.9% 상승했던 안랩은 대규모 매도세에 발목이 잡히며 하락 전환했다.

최근 안랩은 최대주주(지분율 18.57%)이자 창업주인 안철수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내정될 것이라는 소문이 호재로 작용하며 큰 폭으로 뛰었다. 안랩은 안 위원장이 각종 선거에 출마할 때마다 출렁이면서 전형적인 정치 테마주로 분류돼 왔다.

지난 22일 가파른 상승세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던 안랩은 다음날에도 개장 직후 18% 가까이 급등하며 전날 기록을 넘어섰다. 상한가를 달성한 23일 종가(17만5800원)는 2012년 1월 3일(장중‧16만7200원) 이후 10년 만의 최고치다.

고공행진하던 안랩이 갑자기 떨어진 건 3대주주였던 JP모건이 차익실현을 위해 보유지분을 대거 내다팔았기 때문이다. JP모건 시큐리티즈는 지난 21일 안랩 주식 53만8878주나 사들이며 5.38%의 지분율을 확보했지만 주가가 급등하자 사흘 만에 46만주를 처분했다.

JP모건은 안랩에 대한 단타 투자로 약 108억원 가량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지분율을 단숨에 0.79%까지 낮추면서 공시의무 대상에서도 빠지게 됐다.

반면 그간 잠잠했던 개인투자자들은 JP모건의 매도물량을 모두 받아내면서 사실상 고점에 물린 상태다. 주가 급등기인 지난 18일부터 5거래일간 528억원을 팔아치운 개인투자자는 JP모건이 빠져나간 24일엔 222억원이나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안랩의 공매도 잔고가 급증하면서 주가의 하방압력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지난 2일 136억원에 그쳤던 공매도 잔고는 22일 580억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공매도는 빌린 주식을 갚는 시점에 주가가 떨어져야 차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안랩의 '하락'에 베팅한 셈이다.

일단 안랩의 지배구조 및 재무구조, 실적, 펀더멘털 등은 일반적인 정치 테마주에 비해 우수한 편이다. 국내 최장수 소프트웨어 브랜드이자 악성코드 분석 솔루션의 대명사인 'V3'를 보유한 안랩은 기업들의 정보보안 강화에 힘입어 매년 실적을 키우는 중이다.

현재 안철수 위원장, 동그라미재단 등 특수관계자와 자사주를 합한 안랩의 지분율은 41.83%로 비교적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연결기준) 2073억원, 영업이익 229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보인 안랩은 부채비율도 32.79%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00억원이 넘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감안하면 현금창출능력 역시 우수하다는 평가다.

기업들에 대한 보안 위협이 높아지면서 기술력을 갖춘 통합보안 전문업체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도 안랩에 호재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시스템을 보호해 줄 보안솔루션 도입 수요도 지속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안철수'라는 태생적 꼬리표 때문에 주가가 기업가치에 연동되지 못하는 점은 리스크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안랩에 대한 장기투자가 어려운 만큼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안랩의 주가는 경영에서 손을 뗀 안철수 위원장의 정치적 행보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실적이 나쁘지 않은데도 여전히 정치 테마주로 분류돼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테마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바람직한 주식은 아니다"라며 "특히 안 위원장의 국무총리 임명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안 위원장이 국가정책에 관여하는 위치에 있다면 안랩을 둘러싼 논란과 기대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안 위원장이 안랩의 보유지분을 해소한다면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겠지만 공직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지분을 처분하는 것도 간단치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랩은 최대주주인 안 위원장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정치 테마주의 성격을 갖고 있다"며 "실적과 무관하게 움직이는 주가를 전망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판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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