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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임상모집 어렵고 수익성 떨어져···기로에 선 'K백신'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NW리포트

임상모집 어렵고 수익성 떨어져···기로에 선 'K백신'

등록 2022.03.21 08:18

수정 2022.03.21 10:51

유수인

  기자

오미크론 정점, 접종률 증가로 후발주자들 고심기대높았던 제넥신도 임상 중단, 전략 변경도민-관협력 'SK바이오사이언스'···상용화 코앞

임상모집 어렵고 수익성 떨어져···기로에 선 'K백신' 기사의 사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가운데 백신 개발에 뛰어든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이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이미 화이자, 모더나 등 글로벌 빅파마들의 백신으로 접종이 상당히 이뤄졌고 새로운 백신에 대한 수요도 급격히 떨어져 수익성이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피험자 모집조차 어려워지면서 개발을 포기하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다행히 아직은 끝장을 보겠다는 업체가 더 많은 상황이어서 이를 뒷받침해줄 정부 지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임상모집 어렵고 수익성 떨어져···기로에 선 'K백신' 기사의 사진

◇ 기대 높았던 제넥신도 임상 중단···전략 변경도

1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먼저 임상 2상에 진입해 기대를 모았던 제넥신은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DNA 플랫폼 기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X-19N'의 인도네시아 임상 2·3상을 자진 철회하기로 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진행 예정이던 부스터샷 접종용 백신 임상시험도 철회를 신청한 상황이다.

제넥신은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1차 백신 및 부스터 접종이 전 국민 대상으로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임상시험의 환경이 변화됐다"면서 "위약군을 포함하는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과 운영이 어렵고 윤리적 이슈가 제기될 수 있어 2·3상 임상시험의 자진 철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몇몇 업체들은 개발 전략을 틀었다.

진원생명과학은 기본 접종용이던 자사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부스터샷 용도로 전환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20년 12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DNA 백신 후보물질 'GLS-5310'의 임상 1·2a상을 허가받았다. 이어 지난 1월에는 미국 FDA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GLS-5310을 부스터샷으로 접종하는 임상연구의 승인을 받았다.

셀리드는 지난 1월 아데노바이러스 벡터(전달체) 백신 'AdCLD-CoV19-1'의 2b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으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백신 개발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이진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백신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아이진은 기존 코로나19 백신 'EG-COVID'의 임상1/2a상이 추진되는 호주 및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백신 임상과 관련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 "개발 지속·중단 모두 어려운 선택···민-관 협력 필요"

업계는 급변하는 임상 환경에서 기업들이 어려운 선택을 이어가고 있다며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체 입장에서는 임상을 계속 진행하는 것과 중단하는 것 모두 어려운 선택"이라면서 "확진자는 늘지만 대부분 경증이고 백신 효용성에 대한 퀘스천도 달리하는 시점이다. 시장은 점점 줄고 피험자 모집도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에게 경제성은 최우선 고려사항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제약사들이 과감한 선택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기업들이 개발을 지속하는 이유는 하나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 2, 3의 코로나 사태가 왔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본다. 우리도 미국처럼 정부 지원이 강화된다면 가시적인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불과 1~2년 만에 코로나19 백신을 상용화 시킨 데에는 미국 정부의 백신개발 초고속 작전(Project Warp Speed)의 영향이 크다. 미국은 코로나19백신 개발 및 공급에 20조원을 지원했고 영국도 백신 태스크포스에 10조원을 지원했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AZ)를 시작으로 화이나,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백신 개발 성과를 거뒀다.

우리나라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BP510'은 지난달 말 임상 3상 투약이 마무리 돼 분석 절차를 앞두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중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GBP510'는 지난해 8월 식약처로부터 국내 개발 물질 최초로 3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이에 정부는 집중 지원체계를 가동하고 참여자 모집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의 비교임상을 적극 추진·도입하며 임상시험의 어려움을 완화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시장성이 커서 개발을 지속하는 것은 아니다. 이 플랫폼을 적용해 다른 백신을 개발하게 된다면 우리만의 모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임상시험을 멈출 이유가 없는 것"이라며 "현재 영국에 조건부 허가를 목표로 신속 승인을 위한 순차심사 서류를 제출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국산 백신의 성공적인 세계화를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민-관협력의 좋은 사례"라며 "시의적절할 때 정부가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뒷받침해 조만간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유행으로 국산 백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작년까지만 보더라도 정부의 대폭적인 지원은 없었다. 올해부터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거라고 하니 기대된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기업들의 위험 부담 완화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백신 수요가 없는 상황을 대비해 정부 차원에서 일정량을 선구매하는 등의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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