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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 목줄 죄는 메트리카···"이익 2.7조원 날린 경영진 교체"

[단독]SK케미칼 목줄 죄는 메트리카···"이익 2.7조원 날린 경영진 교체"

등록 2022.03.03 09:44

수정 2022.03.03 11:20

박경보

  기자

SK바사 블록딜 요구 무시로 대규모 평가손실···"이사회 책임져라"잇따른 물적분할에 주가 반토막···특별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 촉구 소액주주들, 안다자산운용에 주식 위임···주주제안‧임시주총 계획

SK케미칼 목줄 죄는 메트리카···"이익 2.7조원 날린 경영진 교체" 기사의 사진

싱가포르 헤지펀드 메트리카가 SK케미칼의 경영진을 교체하겠다며 재차 경고장을 날렸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일부를 블록딜하라는 주주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2조7000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안다자산운용도 배당확대와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SK케미칼은 여전히 복지부동인 상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트리카는 전날 소액주주들에게 서한을 발송해 "SK케미칼의 주인인 우리가 권리를 행사하자"고 독려했다.

메트리카는 서한에서 "2개월 전 SK케미칼 이사회에 공개 서한을 보내 극단적인 주가 할인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전혀 발표하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당초 지난해 9월 SK케미칼이 SK바이오사이언스 지분 매각 요구에 응했다면 4조7000억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가 계속 떨어지면서 현재 평가이익은 많아야 2조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사회가 블록딜 요구를 무시한 탓에 주주들에게 돌아가야 할 2조7000억원이 증발했다는 이야기다.

메트리카는 "SK케미칼 이사회가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지는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이사진 누구라도 교체를 요구할 것"이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메트리카는 앞서 지난해 9월 8일 SK케미칼에 주주제안서를 보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18.3%를 매각하라고 요구했다.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금액으로 특별 배당을 실시해 주주가치를 제고해달라는 게 핵심 내용이다.

하지만 SK케미칼은 블록딜 대신 물적분할을 통한 'SK멀티유틸리티' 설립을 결정하며 주주들의 불만을 키웠다. SK케미칼은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잇따른 물적분할로 기업가치가 크게 훼손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케미칼의 주가는 지난해 2월 3일 장중 한 때 31만원(수정주가 기준)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현재는 12만5000원(2일 종가)까지 떨어졌다. 14만원대인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지난해 8월 고점(33만5500원) 대비 56.6%나 쪼그라든 상태다.

안다자산운용도 SK케미칼을 상대로 주주명부 열람과 등사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하는 등 본격적인 주주행동에 나서고 있다. 가처분 신청문에는 배당 정책 등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지배구조 개선, 집중투표제 도입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안다자산운용은 안다ESG일반사모투자신탁제1호와 역외일임펀드, 소액주주들이 위임한 지분을 합해 약 27만3693주(지분율 1.55%)의 의결권을 확보했다. 다만 주주제안 자격 요건인 '6개월 이상 지분 보유'를 충족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케미칼 소액주주 A씨는 "SK바이오사이언스 블록딜을 제때 하지 않아 평가손실을 입힌 무능한 경영진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며 "앞서 꺼낸 무상증자 카드 이후 주가는 되레 떨어진 상황인 만큼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 근본적인 주가상승 방안"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사내 유보금을 1조원 이상 쌓아놓은 SK케미칼의 시가총액은 2조원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라며 "이는 주주가치 제고를 외면하고 물적분할에만 몰두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안다자산운용에 주식을 위임하긴 했지만 메트리카와도 이메일로 소통하고 있다"며 "아직 주주제안과 임시주총 개최에 필요한 주식 수를 모으진 못했으나 주주권리를 적극 행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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