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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와의 약속 깬 삼성화재···공매도 폭격에 주가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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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와의 약속 깬 삼성화재···공매도 폭격에 주가 '휘청'

등록 2022.02.24 14:05

박경보

  기자

"배당성향 50%로 높인다" 3년 전 약속과 정반대 행보신뢰 잃은 정책 탓에 투심 위축···공매도과열종목 지정10월 고점 이후 21% 급락···증권가 목표가 잇따라 하향여전히 높은 자본여력은 강점···"IFRS17 대응 여력 충분"

주주와의 약속 깬 삼성화재···공매도 폭격에 주가 '휘청' 기사의 사진

일관성을 상실한 배당 정책 때문에 주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삼성화재가 역대급 공매도 폭격을 맞으며 휘청거리고 있다. 증권가는 약속했던 배당성향을 지키지 않은 삼성화재의 목표가를 일제히 하향하는 등 실망감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가뜩이나 이익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일관성 없는 배당정책으로 투자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삼성화재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거래소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배율이 6.80배에 달하면서 공매도 과열종목에 지정됐다. 22.36%에 이르는 공매도 거래비중 역시 코스피 종목 중 최고치였다.

공매도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미리 내는 투자기법을 뜻한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로 거래하는 공매도는 빌린 주식을 갚는 시점에 주가가 떨어지면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의 정보력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삼성화재의 주가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올해 들어 삼성화재의 주가는 이미 하락 전환한 상태다. 지난해 4월 20만원대에 진입한 후 10월엔 25만1500원(종가기준)까지 찍었지만 이달 들어 다시 10만원대로 내려왔다. 현재주가(19만7500원‧23일 기준)는 10월 고점 대비 21.3%나 급감한 수준이다.

삼성화재의 공매도 거래 급증은 증권가가 잇따라 발표한 혹평 보고서가 배경인 것으로 추측된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도 '배당성향 50% 달성'이라는 약속을 깨면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결산배당액은 보통주 1주당 1만2000원, 우선주 1주당 1만2005원이다. 배당금 총액은 510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360억원 증가했으나 배당성향은 45.4%에 머물렀다.

삼성화재 배당성향 자체는 업계 최고 수준이지만 2019년 56.2% 2020년 49.6%로 꾸준히 떨어지는 추세다. 지난 2019년 "3년간 배당성향을 5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정반대의 흐름이다.

삼성화재의 배당정책에 실망한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기존보다 1만원 내린 25만원을 제시했고, 30만1000원이었던 NH투자증권의 목표주가는 25만9000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28만원에서 24만원으로 내린 뒤 투자의견까지 '보류'로 하향 조정했다. 이 밖에도 하나금융투자(28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27만원) 등도 삼성화재의 목표가를 내렸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손해율 악화의 흐름에서 주주환원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자본여력은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지지하지 못하므로 목표주가를 하향한다"며 "업종 내 압도적인 자본여력의 우위가 삼성화재의 강점인 만큼, 중기적인 배당성향 확대를 공시한 후 배당성향이 우하향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기대치를 밑돈 지난해 4분기 실적보다 방향성이 뒤바뀐 배당성향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화재는 손익 변동성 확대, IFRS17 도입 대응, 투자재원 확보 등을 배당성향 축소의 근거로 제시했다"면서도 "그러나 삼성화재의 손익 변동성은 2019년부터 이미 확대됐고, 자본 적정성 우려도 제한적이고 투자재원 또한 부족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안정적인 주당 배당금(DPS)이 투자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경영진의 시각과 시장 참여자들의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기대치의 괴리가 매우 커졌다"며 "주가 정상화 이전에 주주친화정책 철학에 대한 신뢰회복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유안타증권은 30만원이 넘는 목표주가를 제시하며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압도적 배당성향은 기대하기 어려워졌지만 가장 높은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LAT) 잉여금액을 보유하고 있어 IFRS17 전환 시 가장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31만원을 유지한다"며 "주가는 배당 발표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자동차보험료 인하 폭이 우려보다는 양호하고 올해 실적 전망치도 기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보험업계는 내년부터 새로운 국제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되면서 자본금 확충에 대한 부담이 커진 상태다. IFRS17 적용 시 부채가 급격히 늘어날 우려가 있고, 이는 지급여력(RBC)비율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손보사 중 LAT 잉여금이 압도적으로 큰 만큼 IFR17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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