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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인수 무산된 한국조선해양, 삼호重 연내 상장에 올인

대우조선 인수 무산된 한국조선해양, 삼호重 연내 상장에 올인

등록 2022.01.20 16:03

수정 2022.01.20 16:05

이세정

  기자

올해 안으로 삼호중공업 기업공개 나서2017년 기업가치 2.5조, 현재 더 높을듯현중과 차별점·지주사 역할 재정립 필요대우 인수대금 1조5000억원은 신사업에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글로벌 메가 조선사 ‘빅 픽쳐’가 무너진 한국조선해양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최우선 과제로 삼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이 불발된 한국조선해양은 우선 올해 안으로 현대삼호중공업 기업공개(IPO)를 성공시킨다는 계획이다. 인수대금으로 쓰려던 1조5000억원의 여웃돈은 기존대로 신사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20일 증권업계와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18일 국내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CEO 간담회를 개최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사로, 대우조선 인수주체였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중공업 3사와 함께 대우조선을 자회사로 둘 계획이었지만, 결국 무산됐다.

가 대표는 이번 간담회에서 현대삼호중공업의 연내 상장 계획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현대삼호중공업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그룹은 2022년까지 현대삼호중공업을 상장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장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일종의 패널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이와 무관하게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은 프리 IPO에 참여한 투자자와의 약속을 이행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앞서 2017년 IMM PE로부터 2017년 상장 전 지분투자로 4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비상장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컨테이너선,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등 대형선박 건조를 전문으로 한다. 글로벌 조선업계가 최악의 불황기를 맞으며 자금난이 가중됐고,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프리 IPO로 자본을 수혈했다.

한국조선해양은 프리 IPO 계약 당시 5년 이내에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을 마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원금에 연 9.5%의 이자를 얹어 보상하는 조항을 달았다. 단순 계산으로 2000억원 상당이다.

IMM은 현대삼호중공업 주식 일부를 한국조선해양 주식으로 교환받았다. 하지만 약 2600억원의 투자금을 현대삼호중공업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는 만큼, IPO 거래는 여전히 유효하다.

IMM이 한국조선해양 주식을 확보하게 된 배경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전환 체제이 맞물려있다. 당시 그룹은 현대삼호중공업의 지주부문(현대미포조선)을 분리해 한국조선해양(당시 현대중공업)으로 흡수합병시켰다.

한국조선해양과 IMM은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 기한을 2024년까지로 2년 유예한 바 있다. 하지만 굳이 높은 금융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상장 시기를 늦출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삼호중공업이 프리 IPO를 진행할 당시 시장에서 추산한 기업가치는 최소 2조5000억원이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가 2017년 말보다 50% 넘게 증가한 만큼, 기업가치는 더욱 향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한국조선해양이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3개 자회사 중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9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는데, 한국조선해양에 대한 투자 비중 축소로 주식 수급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가 대표는 “현재 한국조선해양의 역할에 대해 여러가지 대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삼호중공업 상장 과정에서도 유사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에 대해 시장이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현대삼호중공업을 현대중공업 대비 어떤 차별점을 부각시킬지 명확하지 않고, 그룹 내 한국조선해양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 대표는 대우조선 인수금으로 마련해 둔 1조5000억원을 R&D 중심의 친환경, 탈탄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투자에 활용한다는 입장도 그대로 유지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3분기 말 별도기준 현금및현금성 자산은 1조2686억원이고, 현금화가 가능한 단기금융자산이 2505억원이다. 총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의 활용도가 넓어졌다는 의미다.

다만 가 대표는 유럽연합(EU)가 대우조선 기업결합 반대를 결정한 것이 얼마 되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자금 활용 계획을 시장과 소통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이 중간부문 지주사라는 정체성을 고려할 때, 신사업에 투자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사업 투자는 곧 한국조선해양의 자체사업이 생긴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경우 현대삼호중공업 상장 이슈와 맞물린 한국조선해양의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일부 해소된다는 점에서 일명 ‘지주사 할인’ 폭이 상당히 완화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선박 시장 확대 기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M&A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수소나 암모니아 운반선과 관련된 특허를 보유했거나, 스마트 선박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업체 등이 거론된다.

엄경아 연구원은 “그룹의 해외조달 기자재 수급의 주체가 되거나, 라이선스 기술 수수료를 받는 회사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가 대표는 올해 전세계 신조발주량이 지난해보다 25%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한국조선해양의 수주 목표도 전년 수주액 대비 21.8% 감소한 수준을 제시했다.

하지만 선가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수주 목표금액은 지난해 149억달러보다 오히려 17% 늘어난 174억4000만달러(약 20조7000억원)으로 잡았다.

올해 조선3사의 총 매출은 2021년 대비 18%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 신장세가 오는 2025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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