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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빼고 다 오르는 물가···대형마트 PB 제품 “너마저”

월급빼고 다 오르는 물가···대형마트 PB 제품 “너마저”

등록 2022.01.14 16:00

신지훈

  기자

소비자 부담 덜던 PB 제품 인상 조짐우유·라면 중심으로 최대 16% 올라원재료 등 각종 제반 비용 증가 이유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신지훈 기자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신지훈 기자

#서울에 사는 주부 A씨는 최근 한 대형마트를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평소 마시던 한 브랜드의 우유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에 A씨는 한 푼이라도 싸게 살 요량으로 대형마트 자체 브랜드(PB) 우유를 구매하기로 했지만 또 다시 놀랐다. PB 우유 조차도 4.8% 인상됐기 때문이다. A씨는 “치솟는 물가에 지갑을 열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안 오른 제품 찾기가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간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소비자 부담을 덜어줬던 유통업체 PB 상품 마저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방위적인 생활 물가 인상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이 저가 전략 일환으로 내놓은 PB 제품 일부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자사 PB 브랜드인 ‘피코크’의 유제품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이에 피코크 플레인 요거트 900g 제품은 4880원에서 4980원으로 2% 인상됐다. 피코크 에이 클래스 우유 900ml 가격은 2480원에서 2600원으로 4.8% 올랐다.

롯데마트는 PB 브랜드 ‘온리프라이스’의 우유 가격을 인상했다. 온리프라이스 1등급 우유 930ml 2개입 가격은 3000원에서 3500원으로 16% 가량 올랐다.

홈플러스도 최근 삼양식품과 기획한 MPB(Merchandise+PB) 제품 ‘국민라면’ 시리즈의 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라 5개입 2000원이었던 국민라면(라면·짜장·짬뽕·비빔면)은 2100원으로, 6개입에 3000원이었던 국민컵라면은 3150원으로 각각 5% 올랐다.

유통업체가 직접 상품을 기획해 제조업체에 생산을 맡기는 PB 상품은 물류비와 마케팅비를 최소화해 일반 제품 대비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그럼에도 일반 제품과 비슷한 수준의 품질을 제공해 판매량이 높은 편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물가가 계속 오르며 몇 백원이라도 저렴한 제품을 사고자 하는 수요가 몰려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의 지난해 PB 브랜드 두부 매출은 전년 대비 94% 늘었다. 이는 지난해 초 CJ제일제당과 풀무원 등이 두부 가격을 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마트 PB 두부 가격은 일반 제품 대비 35% 가량 저렴하다. 지난해 롯데마트 PB 라면 매출도 100% 이상 늘었고, 일부 제품의 경우 300% 넘게 신장했다.

대형마트들은 원재료 가격을 비롯해 각종 제반 비용 증가에 따른 압박으로 부득이 PB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한다. 실제 우유의 경우 지난해 8월 원유(原乳·우유 원재료) 값이 리터 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 올랐다. 이에 서울우유, 남양우유, 빙그레 등도 원유 인상분을 반영해 연달아 가격을 올린 바 있다.

라면 또한 지난해 국제 밀 가격이 크게 오르며 이에 대한 인상 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제 밀 가격은 2017년 5월 1톤당 158달러에서 지난해 6월 260달러로 65% 올랐다. 이에 최근 농심과 오뚜기 모두 라면값을 조정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PB 제품은 원재료비, 인건비, 물류비 등을 감안해 제조사와 협의 후 상황에 따라 가격 조정을 하고 있다”며 “유제품은 원유 가격 인상으로 가격이 올랐으며, 현재 다른 상품에 대한 인상 계획은 없다. 향후 다양한 상품 개발과 프로모션으로 물가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물가 상승세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것이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를 기록하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식물가 또한 전년 동월 대비 4.8% 오르며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39개 외식 물가 품목 중 38개 품목 가격이 올랐다.

전방위적인 물가 인상이 상반기 중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가 2%대 중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최근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 가격의 높은 오름세 지속, 석유류제외 공업제품 및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3%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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