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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ON의 파격 인사 실험···그룹으로 확대될까

롯데ON의 파격 인사 실험···그룹으로 확대될까

등록 2022.01.12 16:08

수정 2022.01.12 16:23

이지영

  기자

‘커리어 레벨제’ 순혈주의 중시 롯데의 파격 시도“유연한 조직문화로 변화 업무 성과로 이어질 것”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중국 선양 롯데타운 개발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았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중국 선양 롯데타운 개발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았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롯데그룹의 이커머스 사업부 '롯데ON'이 파격적인 인사 실험에 나선다. 스타트업처럼 직급을 없애고 수평 체제로 전환한다.

12일 롯데에 따르면 롯데ON은 ‘커리어 레벨제’를 도입한다. 담당-대리-책임-수석 등 기존의 직급은 사라지는 대신 팀장, 팀원 같은 직책만 남는다. 직급 중심의 수직 체계가 업무 중심의 수평체제로 전환된다.

‘커리어 레벨제’에서는 직급 대신 8단계의 ‘레벨’ 생긴다. 구성원들은 성과에 따라 한 단계씩 올라가게 된다. 능력이 뛰어난 신입사원은 최고 레벨인 8단계까지 올라서는데 7년 밖에 걸리지 않는다. 기존의 제도에서 신입사원이 수석 직급까지 가는데 13년 이상이 걸린 데 비하면, 초고속 승진으로 임원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이번 롯데의 인사실험은 지난해부터 예고됐다. ‘순혈주의’ 중시로 유명한 롯데지만, 지난해 이베이 출신 나영호 대표를 롯데ON의 수장으로 영입했다. 이를 두고 그룹 안팎에서는 ‘전통의 유통기업에 머물다 위기에 처한 롯데의 체질을, 온라인 중심으로 바꾸라는 의미’라는 해석이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처럼 조직을 바꾼 이번 인사 실험은 ‘나영호 호’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내외부에 명확히 보내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실제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해 처참하게 실패의 쓴 맛을 본 롯데ON과 암울한 실적을 기록한 롯데쇼핑을 향해 “변화와 혁신만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거듭 강조해왔다.

‘나영호 호’는 인사실험과 함께 일하는 방식 혁신에도 나섰다. 롯데ON의 최근 사내 업무용 SNS에‘슬랙(Slack)’을 도입했다. 기업용 메시징 플랫폼 슬랙은 한 채널에서 인원 제한 없이 필요한 모든 부서 사람이 협업할 수 있다. 일의 성격에 따라 수시로 채널을 형성할 수 있고, 채널 안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업무가 완료되면 아카이브에 저장할 수도 있다. 현재 배달의민족, 야놀자 등 IT업계에서 주로 사용된다. 롯데ON의 슬랙에는 벌써 6000개의 채널에 250만여개의 포스트가 생성된 것을 알려졌다. 대표적 채널은 ‘롯데온에서 사고 싶어요’, ‘이런 아이디어 어때요’다. 사원부터 대표까지 전 직원이 슬랙에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의사결정 시간도 짧아졌다. 통상 4개월이 걸렸던 행사 준비 기간이 3주로 줄었다. 그동안 롯데가 하고 싶었지만 못 했던 것들을 이런 실험을 통해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커머스 부문의 인사 실험이 향후 롯데그룹 전체로 확산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미 롯데그룹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엔 ‘인커리어’제도를 도입했다. 롯데 임직원의 계열사 이동이 본인 의사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 개편 내용이다. 그동안 롯데는 임직원 계열사 이동을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소속 회사가 결정해 왔다. 이 역시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간직해온 롯데로서는 파격 변화로 해석된다.

롯데 한 관계자는 “최근 경영 환경이 변하는 속도가 빠르고 이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하느냐가 경영에 있어서도 상당히 중요한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조직문화의 변화를 통해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고 이 습관을 토대로 업무성과를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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