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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임플란트’ 불똥에 난감해진 ‘동명이사’ 오스템

오피니언 기자수첩

[허지은의 주식잡담]‘임플란트’ 불똥에 난감해진 ‘동명이사’ 오스템

등록 2022.01.05 16:09

수정 2022.01.05 16:45

허지은

  기자

‘車 부품사’ 오스템, 오스템임플란트와 무관‘임플란트’ 관계사 40곳 중 겹치는 기업 전무SK바이오·신풍 등 ‘동명이사’···투자 주의보



“여기가 1880억원 털렸다는 그 회사인가요?” “오스템임플란트 지주사에 문상(問喪)왔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터진 오스템임플란트 직원의 역대급 횡령 사건이 알려진 지난 3일. 또다른 상장사의 종목토론방도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바로 자동차 장비회사 오스템인데요. 그간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주가가 요동친 기업들의 전례가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해보입니다.

횡령 사건에 휘말린 오스템임플란트와 오스템은 이름이 비슷하다는 것을 빼면 전혀 다른 회사입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1997년 설립된 국내 1위 임플란트 제조기업입니다. 지난 200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죠. 반면 오스템은 1990년 설립된 자동차 부품사 윤영을 전신으로 합니다. 1997년 코스닥에 입성했고 2005년 지금의 상호로 변경했습니다.

통상 지주사 이름이 자회사 이름보다 간결한 탓에 오스템이 오스템임플란트의 지주사가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지만 이 역시 사실과는 다릅니다. 회사의 영문 공식 명칭도 오스템임플란트는 ‘Osstem’, 오스템은 ‘Austem’을 사용합니다. 양 사의 계열사도 전혀 겹치지 않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총 40곳, 오스템은 총 12곳의 계열사를 두고 있지만 모두 다른 회사입니다.

두 기업의 규모도 다릅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정지 직전 시가총액은 2조386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20위권 기업이었습니다. 오스템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657억원으로 코스닥 1247위 수준입니다. 오스템의 경우 수년간 적자를 지속하다 지난 2020년 바디프랜드가 2대 주주에 오른 뒤 가까스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전혀 다른 두 기업이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묶인 셈입니다.

자동차 부품사 오스템 종목뉴스방에 올라간 오스템임플란트 관련 뉴스들/사진=네이버 증권 종목뉴스자동차 부품사 오스템 종목뉴스방에 올라간 오스템임플란트 관련 뉴스들/사진=네이버 증권 종목뉴스

전혀 다른 두 기업을 혼동한 건 투자자들 뿐만이 아닙니다. 일부 언론들도 오스템임플란트 뉴스를 오스템으로 기입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투자자 혼란이 가중되면서 종토방에선 “여기 아니라 오스템임플란트임”, “여기 아니라고”, “여긴 아무 상관 없나?”, “헷갈려서 와봤다” 등의 게시글이 쏟아지기도 했죠.

그간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주가가 요동친 전례는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지난 2020년 7월 SK바이오팜 상장을 앞두고 SK바이오랜드(현 현대바이오랜드) 주가도 2배 가까이 폭등했습니다. SK바이오팜이 수요예측과 청약 모두 대박을 내면서 SK바이오랜드도 수혜주로 엮인 탓인데요. 사실 SK바이오랜드는 ‘바이오주’가 아니라 ‘화장품주’였습니다. SK바이오팜 상장 직후인 2020년 8월 SK바이오랜드는 현대백화점그룹에 매각됐습니다.

코로나19 수혜주로 꼽히던 신풍제약과 ‘신풍’을 공유한 신풍제지 역시 비슷한 처지를 겪었습니다. 신풍제약 주가는 지난 2020년 1월 7230원에서 9월 19만8000원까지 무려 30배 가까이 치솟았는데요. 이 기간 신풍제지 주가도 1505원에서 5090원으로 3배 이상 뛰긴했지만 두 회사는 이름이 비슷할 뿐 아무 공통점이 없는 회사였습니다.

억만장자 투자자로 알려진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은 “사업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과 동시에 시장 심리에 휩쓸리지 않을 때 투자에 성공할 것이다”라는 격언을 남겼습니다. 내가 매수하는 기업을 정확히 알고 이유없이 오르는 ‘테마주’ 따위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성공 투자로 이어진다는 뜻인데요. 우리 모두 ‘잘 보고 사는’ 투자자가 됐으면 합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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