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9일 금요일

  • 서울 10℃

  • 인천 10℃

  • 백령 8℃

  • 춘천 9℃

  • 강릉 13℃

  • 청주 12℃

  • 수원 10℃

  • 안동 15℃

  • 울릉도 14℃

  • 독도 14℃

  • 대전 13℃

  • 전주 13℃

  • 광주 14℃

  • 목포 13℃

  • 여수 15℃

  • 대구 19℃

  • 울산 19℃

  • 창원 17℃

  • 부산 17℃

  • 제주 13℃

금융 “일하는 방식 바꿔 미래 대응”···‘디지털’로 장벽 허무는 금융권

금융 은행

“일하는 방식 바꿔 미래 대응”···‘디지털’로 장벽 허무는 금융권

등록 2021.12.23 08:00

수정 2021.12.23 14:27

차재서

  기자

[NW리포트]금융, 협업의 시대①우리은행, 한화 금융3사와 디지털 부문 맞손삼성생명·교보생명은 토스·카뱅과 사업 제휴 신한금융·하나금융은 글로벌 사업 공동 모색“여러 기업과의 유기적 연결로 경쟁에 대응”

사진=유토이미지사진=유토이미지

디지털금융 시대가 무르익으면서 금융사와 빅테크, 핀테크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한층 진화한 영업 시스템을 확보하고자 연합전선을 구축하려는 주요 기업의 행보에 속도가 붙으면서다.

특히 금융업의 핵심 축인 전통 금융사는 이종산업과 동종업계를 가리지 않고 전 업권에 걸쳐 손길을 뻗는 모양새다. 핀테크와 협업해 상품 판매 채널을 늘리는 한편, 필요하다면 경쟁사와도 제휴함으로써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주축으로 하는 새로운 흐름에 대비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9일 한화생명·한화투자증권·한화자산운용 등 한화 금융계열사와 디지털 사업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실무자로 구성된 공동 협의회를 꾸려 공동 마케팅과 증권 제휴서비스, 상품 개발, 유망 디지털·IT 기업 투자 등 영역에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무엇보다 보험·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그룹과 은행을 거느리지 않은 한화그룹이 힘을 모은다는 점에서 상당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우리은행은 한화투자증권·파인트리증권(베트남) 등 한화금융 계열사와 글로벌 협력을 추진하고 한화생명과 보험상품·서비스에 대한 공동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 한화자산운용과도 연금상품 개발 등에 협력한다.

이들이 내놓을 첫 번째 결과물은 우리은행 모바일 앱 ‘우리원(WON)뱅킹’에 탑재될 주식투자서비스다. 한화투자증권의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외 상장주식 매매서비스를 제공한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행되는 등 급속도로 진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금융사간 연대를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협약을 통해 한화금융 계열사와 금융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국내외 디지털금융을 선도하는 등 지속적인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9일 서울시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에서 한화금융계열 3사와 디지털사업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권광석(가운데) 우리은행장과 여승주(왼쪽) 한화생명 대표,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우리은행은 지난 9일 서울시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에서 한화금융계열 3사와 디지털사업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권광석(가운데) 우리은행장과 여승주(왼쪽) 한화생명 대표,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금융그룹 제공

보험업계는 플랫폼 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확산 속에 자리 잡은 비대면 영업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먼저 업계 1위 삼성생명은 ‘토스’의 비바리퍼블리카와 판매 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회사 서비스를 토스의 인증·알림·페이 등 기능과 연계하고 추후엔 데이터 교류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토스에 전용 페이지도 마련한다. 양사의 동맹은 대형 보험사가 외부 플랫폼에서 보험 가입부터 보험금 청구까지 가능하도록 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교보생명·교보문고·교보증권 등 교보 3사도 카카오뱅크와 함께 사업을 추진한다. 카카오뱅크 플랫폼을 활용해 공동 상품을 출시하고 제휴 프로모션을 시도하는 것은 물론, 교보문고가 보유한 비금융데이터로 대안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디지털 사업과는 무관하지만 동종업계끼리 손을 잡은 곳도 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그 주인공이다. 두 그룹은 지난해 5월 글로벌 부문에서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상호협력하자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전반의 공동 영업기회 발굴 ▲각국 규제 등 공동 대응 ▲신규 해외 시장 진출 등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당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신한과 하나가 선의의 경쟁관계를 극복하고 협력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란 의미를 부여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불확실한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처럼 금융권이 고유의 영역을 ‘파괴’하는 것은 미래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스스로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위기의식으로부터 출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기업의 활동 반경이 넓어지고 젊은층이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만큼 전통 금융사도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종산업간 융합의 상징인 마이데이터가 시행된 것도 금융사를 긴장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소비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시하려면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방대한 정보가 요구될 뿐 아니라 상품을 보다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IT 기반 플랫폼이 필요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업도 비대면 시대로 접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만큼 여러 기업과의 유기적 연결과 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보를 공유하지 않음으로써 고립되기보다 다방면의 노하우를 모아 경쟁력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