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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홀딩스에 뿔난 소액주주들···셀트리온과 ‘기시감’

LX홀딩스에 뿔난 소액주주들···셀트리온과 ‘기시감’

등록 2021.11.18 15:42

박경보

  기자

스왑딜 앞두고 공매도 급증·외국인 지분율은 급감주가 낮을수록 구 회장에 유리···장남 승계 가능성↑‘공매도 음모론’ 셀트리온도 3사합병·지분승계 이슈불확실성 확대에 꺾인 투심···“신속한 결단 나와야”

LX홀딩스에 뿔난 소액주주들···셀트리온과 ‘기시감’ 기사의 사진

구본준 회장이 이끄는 LX홀딩스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일각에선 최대주주인 구광모 LG 회장과의 스왑딜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주가를 누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3사합병과 경영권 승계를 앞두고 주가가 눌려있는 셀트리온과 묘한 기시감을 형성한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X홀딩스는 지난 17일 전 거래일 대비 1.08% 떨어진 8950원에 마감했다. 이는 재상장 첫날인 지난 5월 27일 종가(1만2000원)와 대비 25.4%나 급락한 수치다. 재상장 기준가인 2만5300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구본준 회장은 지난 5월 1일 구본준 회장은 하우시스·세미콘·인터내셔널 등 5개 계열사를 둔 신설지주회사 ‘LX홀딩스’를 출범시켰다. 구 회장은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고 구본무 전 LG 회장의 동생이다. 2018년 6월 조카인 구광모 회장이 LG그룹의 총수가 된 후 LG그룹에서 떨어져 나와 독립했다.

당초 증권가는 LX홀딩스가 1만2000~1만4000원대에서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X의 계열 분리 당시 “핵심 자회사의 사업성과와 구체화될 성장전략을 고려하면 중기적 관점에서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LX홀딩스는 최 연구원의 예상대로 1만2000원대에서 거래를 시작했지만 8월부터 1만원을 밑돌고 있는 상태다. 급기야 지난달엔 8000원대로 급전직하하면서 소액주주들의 화살은 구 회장에게 집중되는 모양새댜.

LX그룹의 경영 지휘봉은 구본준 회장에게 있지만 LX홀딩스의 최대주주는 15.65%의 지분을 쥔 구광모 LG 회장이다. 현재 2대주주(7.57%)인 구본준 회장은 ㈜LG 지분(7.57%)을 넘겨주는 스왑딜 형식으로 LX홀딩스의 최대주주가 될 전망이다.

통상 지분 스왑은 투자심리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히는데, 구광모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잠재적인 LX홀딩스 매도 규모는 수천억원에 달한다. 특히 스왑딜 특성상 LX홀딩스의 주가가 낮고 ㈜LG의 주가가 높을수록 구본준 회장에게 유리해진다.

문제는 LX홀딩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LG와의 지분가치가 10배 이상 벌어졌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선 스왑딜이 구본준 회장의 지분승계와 맞물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본준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상무가 보유한 LX홀딩스 지분(0.59%) 가치는 구광모 회장이 가진 LX홀딩스 지분가치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소액주주들은 구본준 회장이 지분승계를 위해 LX홀딩스의 주가를 의도적으로 누르고 있다는 의혹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한 근거는 LX홀딩스의 외국인 지분율과 공매도 비중이다. 주가와 함께 쭉쭉 떨어지는 외국인 지분율과 최대 절반에 달하는 공매도 거래비중이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LX홀딩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재상장 당시 34.69%에 달했지만 현재는 9.15%(17일 기준)까지 떨어졌다. ‘큰 손’이 매수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주가의 하방압력을 부추긴 셈이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LX홀딩스의 공매도 거래 비중이다. 재상장 당시 전체 거래의 0.07%에 그쳤던 공매도 비중은 9월 이후 10%를 넘겼고, 10월 22일과 25일에는 각각 48.98%, 45.16%까지 확대됐다. 국내주식의 평균적인 공매도 거래 비중이 4%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같은 LX홀딩스의 상황은 셀트리온과 묘하게 겹친다. 소액주주들은 셀트리온그룹의 합병과 경영권 승계작업이 주가 부진과 연관이 있다고 보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지분 모으기에 돌입한 상태다.

서정진 명예회장 입장에선 합병할 때 보유지분이 적은 셀트리온의 주가가 떨어질수록 유리하다. 이에 일부 소액주주들은 서 명예회장이 셀트리온의 주요 공매도 주체인 JP모건과 손잡은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펼치고 있다. 공매도 잔고금액 1위 종목인 셀트리온은 올해 공매도 비중이 최대 36%에 달할 정도로 공매도에 시달리는 중이다.

셀트리온은 LX홀딩스와 비슷하게 합병과정에서 서 명예회장의 두 아들에 대한 지분승계를 추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셀트리온의 주가가 오를수록 세금과 주식 매수청구권 보상액 규모도 커진다는 게 소액주주들의 주장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LX홀딩스와 셀트리온의 주가 부진은 스왑딜 및 합병이 단행되기 전 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이슈들이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대주주의 신속한 결단과 미래 신사업 구체화 등으로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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