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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목표주가와 괴리율 커지는데 상장사 눈치 보는 여의도

오피니언 기자수첩

[임주희의슬주생]목표주가와 괴리율 커지는데 상장사 눈치 보는 여의도

등록 2021.11.11 10:24

임주희

  기자

reporter
“매도 의견을 내시냐”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 하던 중 옆자리 증권사 연구원(애널리스트)에게 이같은 질문을 했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매도 리포트가 드물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 후보는 “우리나라는 좋다는 얘기만 하고 나쁜 얘기는 안 하는 이상한 시장”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최근 국내 주식 시장은 3000선이 붕괴되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1일 코스피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0.64% 하락한 2911.41에 거래를 시작했다.

하지만 증권사 리포트를 보면 국내 주식 시장은 ‘올라갈 일만 남은’ 시장으로 보인다. 연구원들은 조정장에서도 ‘매수’, 목표가 ‘상향’ 의견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매도’ 의견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건수’만 있으면 목표주가를 대폭 상향한다.

증권사가 ‘매도’ 리포트를 꺼려하는 것은 증권사와 기업의 특수한 관계 때문이다. 특정 기업에 대한 매도 의견을 제시할 경우 연구원은 해당 기업 탐방과 자료 수집 등 기업 분석 과정에 제약이 따른다. 결국 원활한 기업 분석을 위해 기업 입맛에 맞는 자료를 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자 금융감독원까지 나서 ‘목표 주가-실제 주가 괴리율 공시’ 제도를 시행했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다.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괴리율’이 크다는 것은 해당 기업의 가치가 현재 그만큼 저평가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보면 기업이 증권사들로부터 시장가치 대비 그만큼 고평가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다.

국내 상장 종목 중 SK디앤디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 씨젠, SK렌터카, 한국철강의 목표주가 괴리율은 70% 이상 수준이다. 현 주가가 향후 70%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나 역으로 생각하면 과도한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투자의 책임은 개인에게 있다고 하지만 ‘뜬 구름 잡는 분석’은 연구원들의 직무유기다.

그나마 연구원들은 목표가 ‘하향’, ‘유지’ 등의 리포트를 통해 ‘매도’ 사인을 보낸다. ‘매도’를 ‘매도’라 부르지 못하는 아이러니다.

국내 증시는 ‘동학개미’(국내 개인투자자)가 연일 증가하고 20~30대 투자자 유입도 확대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마저 정확한 자료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투자자는 기업에 대한 정보 불균형으로 결국 ‘묻지마 투자’에 빠질 수 있다. 소신있는 리포트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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