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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여행플랫폼 배만 불리는 문체부의 ‘대한민국 숙박대전’

오피니언 기자수첩

[김다이의 DIY유통]여행플랫폼 배만 불리는 문체부의 ‘대한민국 숙박대전’

등록 2021.11.11 06:03

김다이

  기자

숙박할인권, 온라인 여행 플랫폼 50곳 통해 배포·사용중소 여행사와 소규모 숙박업체 혜택 ‘사각지대’ 놓여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용하지 못한 예산을 이러한 숙박할인권 배포를 통해 여행업계 지원에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영세한 여행사들이나 숙박업주들은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결과적으로 혜택은 엉뚱하게 대형 여행 플랫폼이 받게 되면서 본질이 흐려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문체부는 여행장려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달부터 숙박할인권을 지급하는 ‘대한민국 숙박대전’을 시작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할인권을 배포해 지역관광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대상은 193만명이며, 국내 온라인여행사(OTA) 50곳을 통해 호텔, 콘도, 리조트, 펜션, 농어촌민박, 모텔 등 국내 숙박시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권을 제공한다. 할인 금액은 숙박비 7만원 이하 2만원, 숙박비 7만원 초과시 3만원이다.

그러나 사각지대를 고려하지 않은 지원제도에 업계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숙박할인권은 여행객들이 온라인여행사를 통해서만 쿠폰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을 운영하지 않는 중소 여행사나 숙박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은 소규모 숙박업주들은 혜택에서 제외된다.

어려운 여행업계를 돕고자 하는 취지와 달리 할인권을 통한 혜택은 여기어때와 야놀자, 마이리얼트립, 데일리호텔 등 대형 숙박 플랫폼이 누리게 됐다. 숙박 플랫폼들은 정부의 할인권을 앞세워 자연스럽게 신규 소비자의 가입을 유도할 수 있어 정부 지원 정책으로 몸집을 키우는 일거양득 효과를 누리게 되는 셈이다.

앞서 문체부는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 숙박할인권을 배포했는데, 당시 코로나19 확산에 일주일도 못 채우고 중단했고 그마저도 대형 숙박플랫폼에만 혜택이 돌아가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올해는 대형 플랫폼에 주는 할인권 몫을 20%로 제한했지만, 얼마나 홍보가 됐을지는 의문이다. 결국, 정부가 수백억원의 예산을 쏟아 대형 플랫폼 배만 불려주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부추기는 꼴이 된 것이다.

게다가 온라인에서만 사용 가능한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예약이 익숙하지 않은 국민들에게는 할인권 사용이 그저 ‘그림의 떡’으로 느껴진다는 입장이다. 주민센터 등 일부 오프라인을 통해서도 숙박할인권을 배포했다면 더 많은 국민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9일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여행사 수는 2만 1231개로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9월 말보다 1378개(6.1%) 줄었다. 실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2월 한국여행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여행업으로 등록한 업체 중 4155곳이 사실상 폐업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행업계는 정부의 집합 금지와 여행 자제 요청으로 고사 상태에 봉착했지만, 여행업이 피해업종으로 지정되지 않아 정부의 지원조차 받지 못했다.

정부가 정말 고사 직전인 여행사와 숙박업체를 지원하려 했다면 사각지대를 없애는 다른 방법도 간구했어야 한다. 50여개의 OTA와 제휴를 맺고 온라인을 통해 할인권을 배포만 하면 끝나는 방식은 운영 주체인 문체부가 편리하게 처리하기 위해 택한 것으로 비춰진다.

문체부의 대한민국 숙박대전 전국편 1부가 시행된 지 이틀째가 됐다. 내년 예정된 대한민국 숙박대전 전국편 2부에서는 숙박·여행업계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야심 찬 지원이 일부 기업들의 배만 불려주는 행태가 아닌, 모든 국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정한 지원책이 되길 바란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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