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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테크엠, 분할 7년만에 청산···한화그룹, 지배구조 단순화 가속

한화테크엠, 분할 7년만에 청산···한화그룹, 지배구조 단순화 가속

등록 2021.10.28 13:29

이세정

  기자

2014년 사업부문 떼내, 존속부문 영업활동 無 금융계열사 주식 정리 지연에 ‘개점휴업’ 연명최근 한화저축은행 지분 처분, 존속명분 사라져오너3세 3형제, 제조·금융·레저업으로 영역 구분향후 승계 대비 계열사간 지분관계 해소에 탄력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화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등 오너 3세가 경영권 승계를 준비 중인 만큼, 계열사간 무분별하게 얽혀있는 지분관계를 정리하는데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 100% 자회사 한화테크엠은 지난 22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해산을 결정하고, 청산인 선임 등의 절차를 진행했다.

공작기계, 플랜트, 항공부문 사업을 맡던 한화테크엠은 2014년 10월 제조부문과 투자부문으로 분할했다. ㈜한화는 제조부문을 받아 기계부문과 흡수합병시켰고, 존속법인 한화테크엠은 소규모 투자사업만 영위해 왔다.

하지만 한화테크엠은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매출은 0원이었고, 오히려 6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화테크엠은 사업분할이 결정되면서 청산이 예고된 회사였다. 세금과 주식 등의 과제가 해소되는 즉시 문을 닫을 계획이었지만, 7년 동안이나 생존했다.

한화테크엠이 ‘개점휴업’ 상태로 지낸 배경에는 그룹 지배구조 정리 작업이 맞물려있다. 한화테크엠은 분할 직후 금융 계열사인 한화손해보험과 한화저축은행 지분을 각각 1.72%, 9.65% 보유하고 있었다. 한화그룹의 3세 승계 밑그림이 구체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섣불리 계열사간 연결고리를 잘라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화테크엠은 2016년 6월 한화손해보험 주식 전량을 125억원에 매도했다. 거래 상대방은 한화생명보험이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차남인 김동원 부사장이 이보다 2달 앞서 한화생명에서 임원 반열에 오른 만큼, 3세 승계 방향의 대략적인 틀이 잡힌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화큐셀에서 근무하던 김 회장 장남인 김동관 사장이 제조 계열사를, 김동원 부사장이 금융 계열사를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는 한화건설에서 근무하며 면세점 태스크포스(TF)팀을 맡았다. 한화테크엠이 한화생명으로 지분을 넘긴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한화테크엠은 이후 약 5년간 별다른 행보 없이 연명해왔다. 한화그룹은 2015년 삼성그룹과의 빅딜이 대부분 마무리되자 화학·방산 사업구조 재편에 몰두했고, 한화테크엠 청산도 후순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이 시기 한화그룹은 한화디펜스(두산DST) 인수와 한화S&C와 한화시스템 합병 등의 작업도 전개했다.

한화테크엠의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최근 한화저축은행 주식을 처분하면서다. 한화테크엠은 이달 1일 한화저축은행 지분 전량을 한화글로벌에셋으로 매각했다. 거래대금은 177억원 가량이다.

2019년 9월 설립된 한화글로벌에셋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모회사 한화케미칼과의 합병을 앞두고 인적분할한 회사다. 통합법인인 한화솔루션 100% 자회사인 한화글로벌에셋은 합성수지와 기타 플라스틱 물질을 제조하고 있다.

한화글로벌에셋은 한화건설과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갖고 있던 한화저축은행 주식도 모두 사들이며 단일주주가 됐다. 이번 지분 매입에만 총 1175억원이 투입됐다. 지배구조는 ‘한화솔루션→한화글로벌에셋→한화저축은행’으로 간소화됐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지분 정리를 두고 3세 승계를 위한 그룹 재정비 일환이라고 풀이한다. 한화그룹은 유력 후계자인 김동관 사장으로의 총수 이양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3형제 모두 각각 지휘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그룹을 제조·금융·레저업으로 나누고 있다. 복잡한 계열사간 지분 관계도 여기에 맞춰 끊어내고 있다는 얘기다.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은 김동관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지난해부터 속도가 붙었다. 한화솔루션은 한화갤러리아와 한화도시개발을 흡수합병했고, 오너 3세 개인회사이던 에이치솔루션은 자회사 한화에너지로 역합병됐다. 특히 한화에너지는 지배구조 최상단에 오르기 위해 실질 지주사 ㈜한화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이 올해 8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글로벌에셋,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로부터 한화투자증권 주식을 전부 인수한 것은 한화저축은행 건과 결이 유사하다.

다만 풀어야 할 과제는 아직 산적해 있다. 한화시스템의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에너지를 1, 2대 주주로 두고 있고, 한화임팩트 역시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을 대주주로 한다. 금융업의 한화저축은행이 화학사인 한화솔루션 지배력 아래 놓인 이유도 아직 불분명하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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