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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W리포트]“소비자 보호냐 리스크 관리냐”···불 붙은 중도상환수수료 존폐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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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 중도상환수수료 인하 예고에 장외설전
국회 “수수료 폐지해 실수요자에 자금 조달해야”
은행 “빚투 등 무분별한 대출에 손실 늘어날 것”
당국 “자금 미스매치, 소비자 부담 등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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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보완대책 발표를 앞두고 돌연 중도상환수수료 폐지 논쟁에 불이 붙었다. 통상 차주가 만기 전에 대출을 상환하면 그에 대한 ‘벌칙성 수수료’를 부과하는 게 세계적인 관례이나, 지금처럼 대출 수요가 넘쳐나는 시기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면서다.

그러나 시중은행은 지금도 일부 비대면 상품엔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데다, 가계부채 관리 정책이나 자금운용상 리스크를 고려했을 때 이를 없애긴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중도상환수수료 폐지해 조기 상환 유도해야”=고승범 금융위원장 등 금융기관장이 참석한 지난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중도상환수수료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주문이 잇따랐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차주의 조기 상환을 유도함으로써 정책 부담을 덜고 실수요자로 자금을 공급하자는 취지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 수요가 적을 때 은행에서 손실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된 장치인데, 수요가 크게 늘어난 지금은 이를 받지 않아도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본다”면서 “소비자 보호를 위해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이용우 의원도 “중도상환수수료가 생긴 것은 자금운용과 관련해 만기 미스매치에 따른 리스크 때문”이라면서도 “지금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 비율이 평균 15%인데, 미스매치에 의한 리스크 총액은 그 중 0.01% 정도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행이 상당한 이익을 남기고 있는 만큼 소비자를 생각해 수수료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5대 은행, 4년간 중도상환수수료 수익 1조=정치권의 이러한 지적은 급증한 대출 수요로 실수요자로의 자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은행권이 중도상환수수료로 상당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5월 공개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17~2020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중도상환수수료로 얻은 수입은 누적 1조48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법인 대출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270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 2260억원 ▲우리은행 1886억원 ▲신한은행 1874억원 ▲NH농협은행 1766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중도상환수수료는 정해진 기일보다 대출을 일찍 대출을 갚으려는 사람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다. 통상 잔존기간과 잔액 등을 따져 산출한다. 수수료율은 상품에 따라 0.5~1.5% 수준이다.

이는 일차적으로 은행이 입는 경제적 손실을 보전하고자 마련됐다. 가령 은행은 소비자로부터 받은 예금을 대출 등으로 운용하고 여기서 받은 이자로 예금 이자를 충당하는데, 소비자가 대출금을 계획보다 빨리 갚으면 금융기관이 손해를 볼 수 있어서다.

대출신청서 검토와 승인, 차주신용조사 등 서비스 수수료를 받는 차원이기도 하다. 최성현 금융연수원 교수는 2014년 보고서에서 “은행이 대출계약 시 수수료를 징구하지 않은 경우 이를 대출 기간의 전 기간에 걸쳐 상각해 회수한다”면서 “그러나 대출금이 중도상환되면 은행은 대출실행비용을 회수할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도상환수수료가 소비자의 금융생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 상황이나 개인적 사정에 따라 대출금을 중도에 상환할 이유가 생겼음에도 수수료 부담에 주저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서다. 정부와 국회에선 이 부분 역시 가계부채 문제를 키우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다.

윤두현 의원은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이 대출금 상환을 일정 부분 제약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소비자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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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은행권 “수수료 폐지 시 대응 어려워”=다만 은행권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도상환수수료를 폐지할 경우 무분별한 대출이 늘어나면서 은행의 손실이 커지고 관리도 어려워질 것이란 이유다.

실제 은행권은 올 들어 공모주 청약 등으로 신용대출 상품에 대한 신규·해지가 빈번해지면서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어려움을 빚은 바 있다. 1년 만기 신용대출을 받은 뒤 한 두달만 쓰고 바로 갚는 케이스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비대면 대출 상품에 대해선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지 않던 시중은행은 차츰 정책을 바꾸고 있다. 우리은행이 7월28일부터 ‘우리 원(WON)하는 직장인대출’과 ‘우리 주거래직장인대출’에 중도상환수수료 조건을 붙인 데 이어 신한은행도 직장인대출 등 12종의 비대면 상품에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토스뱅크를 제외한 1금융권 은행 중 모든 대출 상품에 대해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지 않는 곳은 카카오뱅크가 유일하다.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용대출 플러스 등 모든 신용대출 상품에 대해서만 수수료를 폐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도상환수수료가 사라지면 앞선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 때처럼 불필요한 대출 신청이 늘어날 것”이라며 “대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은행으로서는 정치권의 이번 제안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귀띔했다.

◇금융당국 “일단 정책 모기지부터…나머지는 추후 검토”=금융당국은 우선 정책 모기지 상품에 대한 수수료를 낮춰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낸 뒤 후속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승범 위원장은 지난 6일 국정감사에서 “정책 모기지의 월별 상환액이 크게 감소하면서 잔액이 빠르게 늘어나는 모양새라 정책 금융기관 중도상환 수수료를 내릴 필요가 있다”면서 “최대 1.2%인 수수료를 절반인 0.6%로 낮추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업계에선 금융당국이 다음주 공개할 가계부채 보완대책엔 관련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주택금융공사는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디딤돌대출 등에 최대 1.2%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올 6월까지 이를 통해 거둬들인 수익은 2000억원을 웃돈다.

단, 고 위원장은 시중은행 상품의 중도상환수수료 폐지를 놓고는 “시중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지면 단기적으로 대출이 늘어나거나 자금 미스매치가 생길 수 있다”면서 “소비자 부담 등 여러가지를 살펴보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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