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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 열쇠’ 한화에너지 합병법인, 10월1일 출범...정인섭 대표 체제 유지

‘승계 열쇠’ 한화에너지 합병법인, 10월1일 출범...정인섭 대표 체제 유지

등록 2021.09.30 13:13

이세정

  기자

오너3세 소유 에이치솔루션 자회사로 역합병실탄 확보 창구·한화임팩트 상장 포기와 연관배당 실시땐 중간단계 축소 현금유입 극대화8월 그룹 사장단 인사 단행, 정 대표 자리 지켜태양광발전소 사업 강화, 탄소배출권 신사업도

‘승계 열쇠’ 한화에너지 합병법인, 10월1일 출범...정인섭 대표 체제 유지 기사의 사진

한화그룹 오너 3세 개인회사인 에이치솔루션이 자회사 한화에너지으로 흡수합병된다. 경영승계 실탄 마련이라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 ‘한화에너지 합병법인’은 기존 정인섭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면서 신규 사업 발굴과 외형 확대 등에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재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에이치솔루션과 100% 자회사 한화에너지 합병법인이 10월 1일 출범한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달 11일 합병을 결정한 뒤 주주총회 결의 등 절차를 진행해 왔다.

이번 합병은 자회사가 모회사를 흡수하는 방색의 역합병 방식을 따른다. 합병 목적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성 제고다. 중복된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중복된 비용 지출을 줄이고, 경영 투명성도 제고하겠다는 의도다.

두 회사 모두 비상장사인 만큼, 합병 절차는 간소하다. 또 무증자 합병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한화에너지 합병법인 탄생 이후 지분율은 에이치솔루션 주주구성과 동일하다. 에이치솔루션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50%,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과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각각 25%씩 들고 있다.

한화에너지 합병법인은 기존 에이치솔루션의 자산과 부채, 사업 등 모든 지위를 승계받는다. 에이치솔루션은 투자부문을 전담한 만큼 자체 매출이 없지만, 자회사 배당 등으로 수익을 올려온 알짜 회사다.

한화에너지는 일찌감치 주요 계열사로 부각돼 왔다. 비상장사이지만, 이례적으로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 상무가 3년 만에 경영복귀한 계열사이기도 하다.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에너지가 합병을 선택한 결정적 요인은 에이치솔루션 존재 이유와 한화종합화학(현 한화임팩트) 상장 포기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오너 3세들의 승계자금을 마련할 핵심 창구다. 한화에너지로부터 막대한 배당금을 챙기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당초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종화 상장 이후 주식 처분 등으로 자금력을 갖추거나, 향후 실질 지주사 ㈜한화와의 합병 과정에서 유리한 지위 확보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던 당시 한화종화의 시장가치는 4조~5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6월 상장 계획을 최종 철회했다. 한화그룹은 석유화학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고, 상장 대신 삼성 측이 보유한 지분 전량을 약 1조원에 사들였다.

업계에서는 삼성 측 지분이 빠져나간 현 시점에서 한화임팩트가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과의 ‘빅딜’ 이후 자회사 한화토탈로부터 최대 8000억원대의 배당금을 받아왔지만, 투자재원 확보를 이유로 무배당 정책을 고수해 왔다.

기존 지배구조라면, 한화임팩트에서 유입될 현금은 한화에너지를 거쳐 에이치솔루션으로 도달하게 된다. 중간 과정을 거치는 만큼,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에너지 합병으로 현금 활용성이 극대화된다. 또 비상장사의 경우 고액배당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김동관 사장 등 3형제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

한화에너지 합병법인은 정인섭 대표 체제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한화그룹이 지난달 단행한 사장단 내정 인사 대상에서 한화에너지가 빠졌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2019년 9월 한화에너지 대표로 선임됐다. 약 7개월 뒤인 지난해 5월부터는 에이치솔루션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성장성이 두드러지는 태양광 발전소 사업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 태양광 사업 수직계열화에서 다운스트림을 담당하는 한화에너지는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해 전력을 팔거나, 발전소 자체를 매각해 수익을 거둔다.

주력사업인 발전소 매각의 경우 올 상반기 기준 213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100% 넘게 성장한 수치로, 지난해 연간 매출 70%를 이미 달성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임원 2명이 지난 5월 각각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에너지로 이동한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기획담당 출신인 윤영진 전무는 한화에너지 전략담당 임원을 맡고 있다. 윤 전무는 김동관 사장이 이끄는 전략부문에서 전략기획실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신사업 등 투자 전략 수립 등을 수행 중이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GES(발전개발)사업기획팀장으로 근무하던 김창연 상무는 에이치솔루션 투자운용팀장으로 이동했다. 김 상무는 에이치솔루션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하기도 했다. 합병 이후 사내이사 지위는 상실하게 되지만, 한화에너지에서 주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신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3월 사업목적에 ‘온실가스 배출권의 판매, 수출입, 중개업’을 추가했다.

한화에너지는 현재 정부로부터 일정량의 온실가스 배출권을 무상 할당받고 있다. 할당량이 부족하면 외부에서 배출권을 매입해 사용해야 한다. 지난해까지는 부족한 탄소배출권을 외부에서 매입하는 등 지출이 발생했지만, 2분기 탄소배출권 관련 외부사업으로 1억6000억원 가량의 실적을 올렸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가속할수록 온실가스 감축, 흡수, 제거하는 실적을 쌓을 수 있다. 아직은 미비한 수준이지만, 더 많은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어 수익 창출이 기대되는 이유다.

한편, 한화그룹이 조만간 단행하는 임원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한화에너지 태양광 관련 사업을 강화할 수 있는 한화큐셀 출신 인사들의 이동이 부각될 것이란 관측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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