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커지는 ‘빚투’ 경고음···어느 정도길래

빚을 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늘어나는 빚투에 주식 신용거래 반대매도 규모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도 증권사들의 신용공여에 대해 본격적인 관리에 착수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개인투자자의 빚 투자 규모를 의미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5조28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월 말(6조6000억원)대비 약 3.8배 폭증한 수준이다.

신용거래융자란 개인들이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의미한다. 통상 증시가 활황일 때 추가 매수를 위해 신용을 끌어오는 경우가 많다. 잔고가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개미들이 많다는 의미다. 실제 코스피가 사상 첫 3300선을 넘어선 지난 7월 이후 빚투 증가세는 더욱 빨라졌다.

신용거래 사용 시 주가가 오를 경우 투자원금 대비 수익률이 상승하지만, 주가가 하락한다면 손실이 크게 확대된다. 특히 신용거래에 따른 담보유지비율을 지키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보유한 담보를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반대매매 규모도 최고조에 이르렀다. 지난달 중 신용거래 관련 반대매도 금액은 일평균 84억8000만원으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수거래의 일평균 반대매도 규모도 지난 7월 190억8000만원에서 8월 246억4000만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빚투’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한도도 빠르게 소진되면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는 지난달 신규 주식담보대출을 중단하기도 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200% 이내(100%는 중소기업·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로 한정)로 제한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빚투에 대한 금융당국의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권은 물론이고 증권업계도 대출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라며 “앞으로 규정 기준을 초과하거나 근접할 경우에 대출 조이기에 나서는 곳들이 더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27일 주식신용거래에 대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올해 들어 14번째 소비자경보다. 금감원은 “향후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주식신용거래의 위험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민원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감원은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이후 증권사를 대상으로 영상 회의를 소집해 신용공여 한도 관리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의에선 신용공여와 관련한 리스크 관리 강화, 선제적인 한도관리 필요성 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가 급락시 신용거래로 손실이 확대되고 가속화될 수 있다. 담보가 부족하다면 증권사가 추가 담보를 요구하거나 증권사가 담보물을 임의로 처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최근 금융권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추가 담보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반대매매로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해지는 ‘깡통계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