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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재건축 실거주 백지화 두달···전세 ‘활발’한 강남, 강북은 ‘정체’

부동산 부동산일반

[르포]재건축 실거주 백지화 두달···전세 ‘활발’한 강남, 강북은 ‘정체’

등록 2021.09.17 15:33

수정 2021.11.12 17:21

주현철

  기자

지난 7월 12일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화 법안 폐기재건축 실거주 의무 백지화로 전세 매물 증가세 보여학군‧입지 등 영향으로 강남 전세 매물 빠르게 소진반면 강북지역 전세매물 늘어났지만 소진속도 더뎌“재건축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세 나와야 전세난 해소”

성산 시영아파트 단지. 사진= 주현철성산 시영아파트 단지. 사진= 주현철

“실거주 의무화 폐지 이후 전세물량이 갑자기 늘어났다. 우선 거주의무가 사라지니까 입주를 취소하고 물건을 내논 사람이 많다. 현재 전세 물량은 최대치로 유지되고 있다.”(성산 시영아파트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

“2년 실거주 의무가 사라지면서 최근 매물이 빠르게 급증했다. 그러나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학군 등 입지가 좋다보니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상황이다.”(대치동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

“전세매물이 넉넉한건 아니지만 작년 실거주 의무 발표이후 한달에 한두개씩 나오던 매물과 비교하면 확연히 늘어났다. 일주일에 2-3건씩은 나오는데 거래가 활발하진 않다.”(노원 상계주공단지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

재건축 조합원 실거주 의무화가 백지화된 지 두달 가량 지난 현재 성산 시영아파트, 대치 은마아파트, 노원 상계주공 등 주요 재건축 단지 전세 물건이 늘고 있다.

주요 재건축 단지의 부동산을 방문해 본 결과 실제로 전세 매물이 늘어난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두달 전 2년 의무 실거주 요건을 백지화되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산시영아파트 단지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최근 전세 문의하는 사람도 매도 분위기를 살피는 집주인들도 많은 상황이다. 실거주 의무화 폐지 효과로 보인다”면서 “전세매물이라는게 한번에 풀리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현재 최대치로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 매물이 소폭 늘었다는 수치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세 물건은 2만3194건으로 재건축 실거주 의무 백지화가 발표된 직후인 지난 7월13일 1만9752건과 비교해 14.8%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전세매물이 급증하는 분위기는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 감지되고 있다. 불과 몇달 전만 해도 전세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았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대치 은마아파트. 사진 = 김소윤 기자대치 은마아파트. 사진 = 김소윤 기자

4424가구 규모의 초대형 단지인 은마아파트 역시 두 자릿수에 불과했던 전세 물량이 1주 만에 두 배 수준으로 늘었고, 지난 14일에는 연중 최고치인 278건까지 증가했다. 대치동 인근 공인중개소 대표는 “재건축 아파트다 보니 2년 실거주 의무 백지화 이전에는 매물이 없었다”며 “실거주 의무가 사라지면서 최근 매물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강북권 대표 정비사업 추진지역인 노원구 상계주공아파트 단지의 매물 증가도 뚜렷했다. 노원구 상계동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세매물이 넉넉한건 아니지만 작년 실거주 의무 발표이후 한달에 한두개씩 나오던 매물과 비교하면 확연히 늘어났다”면서 “주인이 굳이 입주하지 않아도 되다보니 매물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늘어나는 전세 물량과 달리 전세 소진 속도는 지역별로 온도차를 보였다. 강남 지역의 경우 우수한 학군 등의 영향으로 나오는 매물만큼 소진속도도 빠른편이다. 대치동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물량 급증으로 전세 호가가 조금 떨어지고 했으나, 최근 다시 회복해 이전과 비슷한 시세”라며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학군 등 입지가 좋다보니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노원 상계주공아파트단지. 사진= 주현철노원 상계주공아파트단지. 사진= 주현철

반면 강북 지역의 전세거래는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노원 주공단지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보통 매물이 많아지면 가격이 훨씬 내려가야 하지만 전세가 나온 것에 비해 호가가 떨어지지 않아서 거래가 활발하진 않다”면서 “다만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결국엔 소진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성산 시영아파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실거주 요건때문에 집주인들이 리모델링을 한 집들이 나오면서 가격대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다”며 “현재 21평 기준으로 3억2000만원까지 가던 매물이 지금 1000만원 가량 떨어진채로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거래량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서울 자체에 전세물량이 많지가 않아서 결국에 전부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전셋값 역시 어느정도 매물이 소진되고 나면 다시 원상복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실거주 의무 백지화 결정이 전세난을 완화시키기엔 턱 없이 부족하다는 시각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시간이 지나면서 전세 물량의 일정부분이 소진이 되고 나면 금방 바닥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재건축에서만 전세수요가 나오다보니 결국 한정적인 수요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전셋값을 결정 짓는 신규 입주 물량이 나와야하는데 현재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3기 신도시 전까지는 재건축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세가 나올수 있도록 해야 전세난이 해결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지역별로 전세 소진 속도가 차이를 보이는 건 학군, 일자리중심으로 이뤄진 강남의 경우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는 반면 다른 곳은 접근성이 좋지 않아 수요가 한정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그래도 추석이 지나면서 이마저도 속도가 붙어 전세물량은 금방 동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재건축 실거주 의무 폐지로 서울 주요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전세 매물이 눈에 띄게 늘었으나, 지금의 전세난을 해결할 정도의 물량 출회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임대차법 시행과 신규 입주 물량 감소 등 주택임대시장의 여러 불안 요인들이 여전하기 때문에 전세난 해소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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