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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시대’ 선포한 현대차그룹···수혜주 다시 꿈틀

‘수소 시대’ 선포한 현대차그룹···수혜주 다시 꿈틀

등록 2021.09.08 14:32

박경보

  기자

“2040년까지 수소 사회 실현”···효율 높지만 경제성 확보가 과제기술 개발 통한 비용 절감 기대···현대차·두산·효성 등 선두주자 기후변화 속 투자기회···“생태계 이해하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수소 시대’ 선포한 현대차그룹···수혜주 다시 꿈틀 기사의 사진

현대자동차그룹이 2040년까지 ‘수소 사회’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수소 인프라 관련 수혜주들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수소는 가장 효율적인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생산과 유통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후 위기에 따른 글로벌 환경규제가 강화될수록 수소 경쟁력을 갖춘 우리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7일 ‘하이드로젠 웨이브’ 글로벌 온라인 행사를 열고 “수소에너지를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 쓸 수 있는 사회를 204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수소에너지를 앞세워 산업과 사회 전반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8일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김동관 한화 사장, 허세홍 GS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박정원 두산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 재계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수소기업협의체’를 발족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2월에 세계 최초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수소법)을 제정했다. 또 5개월 뒤에는 수소에너지가 포함된 '그린뉴딜 청사진'을 발표해 약 73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수소에너지는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파리협정 이후 가장 주목받는 친환경 에너지 중 하나다. 기존의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는 효율이 낮은 반면 수소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저장과 운송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현재 수소에너지는 경제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소산업은 생산과 운송, 저장 등을 위한 인프라가 거의 없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이 수소사회의 원년을 20년 뒤인 2040년으로 본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의 수소에너지는 생산가격이 판매가격보다 높고 수요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증권가는 산업 생태계가 자리잡는 2030년부터 수소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증권은 향후 수소 충전소 가동률 상승과 정부의 수소 보조금 정책, 효율적인 유통 관리가 이어지면 수소 판매가격이 현재 대비 약 85%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수소 사회 구축 과정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다수의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수소발전과 다양한 모빌리티 등 수소의 활용처가 확대되면 수소의 생산과 운송, 저장과 관련된 국내 기업들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란 평가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화석연료의 중심의 에너지 시스템에서 벗어나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친환경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 수소 인프라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로템은 그룹의 수소 인프라 핵심기업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수소추출기, 수소 충전기, 부생수소 출하설비 구축 사업 등을 진행 중인 현대로템은 본업인 전동차 부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로템이 올해 3월 선보인 수소연료전지트램은 1시간 운행시 107.6kg의 청정 공기를 생산하며, 별도 전력이 필요없어 건설비용도 줄일 수 있다.

부생수소를 생산하는 효성화학도 주목받는 수소 인프라 기업이다. 부생수소는 정유화학 공정 내에서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에너지원이지만 생산비용이 저렴한 장점이 있다. 효성그룹은 수소탱크의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를 만드는 효성첨단소재와 부생수소를 만드는 효성화학을 기반으로 국내 수소 인프라의 핵심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두산그룹의 두산퓨얼셀은 기존 발전용 인산염 연료전지 모델을 활용해 수소를 만드는 기업이다. 천연가스 투입 후 내부 개질을 통해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은 우리나라 여건을 감안했을 때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들도 수소 생태계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지난 1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일진하이솔루스는 미세먼지, 수소 등 친환경 관련주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은 기업이다. 회사는 이미 수소저장용기를 수소전기차 업체에 납품 중이며, 새로운 튜브트레일러의 상용화도 앞두고 있다. 새로 개발한 튜브트레일러는 기존보다 많은 양의 수소를 운송할 수 있어 비용 절감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엠코리아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소충전 인프라 전문기업이다.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국내 수소충전소 점유율은 대기업과의 경쟁에도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회사가 보유한 알칼리형 수전해 수소제조장치의 효율성(약 75%) 역시 국내 최고 수준이다.

한편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기후 위기가 심각해질수록 수소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것에 대부분 이견이 없지만 당위성만 안다고 해서 투자 성과를 내긴 어렵다”며 “뉴스나 이벤트보다 산업 환경과 생태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준비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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