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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코로나19 4차 유행 악재보다 경기회복에 베팅···금융불균형·인플레 우려도 감안

[초저금리시대 종료]기준금리 인상, 코로나19 4차 유행 악재보다 경기회복에 베팅···금융불균형·인플레 우려도 감안

등록 2021.08.26 13:58

임정혁

  기자

15개월간 이어진 초저금리 시대에 마침표 찍어‘테이퍼링 유보’ 내비친 미국과 다른 ‘선제 대응’‘역성장’ 경험한 경제 기초체력 “올라왔다” 판단대출·집값·물가 상승···금융불균형 우려에 노란불

한국은행이 26일 2년 9개월 만에 금리인상을 꺼내 든 것은 15개월간 이어진 초저금리 시대와 결별하는 동시에 가계대출과 물가상승이 촉발한 금융불균형 해소에 시동을 걸겠다는 선제조치로 풀이된다.

기준금리 인상, 코로나19 4차 유행 악재보다 경기회복에 베팅···금융불균형·인플레 우려도 감안 기사의 사진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역성장까지 경험한 거시 경제 기초체력도 이제는 반등 기미가 보여 초저금리 지원보다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자산 시장 거품 붕괴 완충에 방점을 찍을 때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한은은 서울 중구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현재 0.5%인 기준금리를 0.75%로 인상했다. 지난달까지 9차례 연속 이행한 금리동결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이주열 총재가 지난 5월부터 예고한 ‘8월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가 현실화됐다.

한은이 가계대출, 집값, 물가 상승이라는 거시경제 3종 ‘금융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예열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저금리에 익숙한 투자자들의 ‘빚투’ ‘영끌’ 같은 레버리지 투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부동산을 비롯한 특정 부분에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자산 가격 거품으로 곪아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던 터라 여기에 노란불을 켠 셈이다.

이미 지난 5월 금통위 이후 이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들은 연내 금리 인상이 가능성을 예고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현재 경제 주체들의 수익 추구 행위와 레버리지가 과도하게 진전돼 언젠가 조정을 거치고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컨트롤해야 한다”며 “많은 사람이 지나치게 낮은 금리가 오래 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은 통계를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 신용 잔액(1805조9000억원)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77조9000억원이 늘어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증가 원인으로 꼽히는 집값 급등세도 지난달 기준 수도권 주택 매매 가격이 전달보다 1.17% 올라 2008년 6월(1.80%) 이후 1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은이 최우선으로 들여다봐야 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지난 4월(2.3%)부터 지난달(2.6%)까지 4개월 연속 2%를 웃돌면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만 문제였을 뿐 사실상 연내 인상 가능성은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던 터였다.

여기에 1개월 이상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자물가도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여 한은으로선 금리인상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이 금리인상을 여러 차례 예고했다는 점에서 그 시점이 왜 하필 지금인가라는 질문에는 이날 제시된 각종 지표에 따른 ‘경제회복 자신감’이 거론된다.

나아가 한은은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당분간 2%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 전개 상황,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간을 따져보면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열어둔 셈이다.

이와 관련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 인상 이후 추가 인상에 대한 여지를 남긴 것”이라며 “금융안정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1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인상이란 분위기의 환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미국 통화 당국 기조와 유사하면서도 한은이 선제적인 금리인상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경제 회복 자신감으로 연결된다.

이날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연준 기준금리(0.00∼0.25%)와 격차는 0.5∼0.75%포인트(p)로 커졌다. 게다가 최근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서 물가가 예상보다 급등하고 있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작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은의 기초체력 자신감은 각종 지표로 확인된다.

실제로 지난해 0.9% 떨어진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이미 지난 1분기에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게다가 한은은 이날 함께 발표한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 내놓은 4.0%로 유지하며 고심 끝에 내린 경제 회복 가능성이 최근 3개월간 변동 없음을 확신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카드 국내 승인액이 전년보다 7.9% 늘어 최근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같은 기간 백화점 매출도 6.5% 증가해 6개월 연속 늘어나는 등 국내 소비 지표도 최근의 코로나19 재확산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판단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0일까지 이달 수출금액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9%나 상승하고 7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54만 명 이상 증가한 점도 고려됐다. 이달 중순 집행이 예상되는 34조9000억원의 2차 추경도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는 분위기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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