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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철회 2년 만에 결국 다시 매물 나온 미니스톱

매각 철회 2년 만에 결국 다시 매물 나온 미니스톱

등록 2021.08.23 15:46

김민지

  기자

2년 전 4000억 넘게 베팅 롯데에 매각 철회 통보 이후 日 불매운동·시장포화·코로나19 악재 쏟아져매각 철회 기점 실적 내리막 적자 전환 최악 상황‘세븐일레븐’ 롯데·‘이마트24 ’신세계 인수 후보 거론

매각 철회 2년 만에 결국 다시 매물 나온 미니스톱 기사의 사진

국내 편의점 업계 5위인 미니스톱이 매물로 나왔다. 지난 2018년 말 매각을 추진하다 롯데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이듬해 이를 철회한 이후 2년 만이다.

매각 불발 이후 미니스톱은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써왔다. 그러나 매각철회를 기점으로 온갖 악재들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메가톤급 악재에 실적은 내리막길로 접어들어 급기야 100억원대 적자를 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일본 본사 측은 다시 매각으로 가닥을 잡고 한국 사업을 정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니스톱은 최근 편의점 업계 경쟁사를 대상으로 한국미니스톱 인수에 대한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일본 이온그룹은 미즈호증권을 매각자문사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후보로는 3년 전 매각 당시 관심을 보였던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또다시 거론되고 있다.

한국미니스톱은 1990년 서울 목동에 1호점을 내면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편의점 내에 별도 조리공간을 설치하고 조각 치킨, 소프트아이스크림 등을 내세워 판매해 인기를 끌었다.

2014년부터 편의점 시장이 커지며 미니스톱도 함께 성장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2013년 증가한 편의점 수는 300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4년에는 1161개나 늘었고 2015년에는 2974개가 급증하며 전체 편의점 수는 2만8994개로 늘었다.

미니스톱의 전성기도 바로 이때다. 미니스톱은 2015년 처음으로 매출액 1조683억원을 기록해 1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도 132억원을 실현했다. 그러나 이 기간은 길지 않았다. 편의점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익은 급속도로 악화했다. 2016~2017년 2년 동안 새로 생겨난 편의점은 무려 8000여개에 달했다. 이 기간 경쟁사들은 공격적으로 출점하며 빠르게 몸집을 불렸지만, 미니스톱은 신규 점포 확보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니스톱은 2016년 매출액 1조1721억원을 기록하고도 영업이익은 34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2017년에도 1조1852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26억원에 불과했다.

편의점 업계의 치열한 경쟁을 버티지 못한 나머지 결국 2018년 일본 이온그룹은 한국미니스톱을 매물로 내놨다. 매각 희망가는 3000억원이었다. 당시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와 이마트24를 운영하는 신세계그룹이 미니스톱 인수를 위해 치열한 수 싸움을 벌였다. 롯데가 희망가를 훌쩍 웃도는 4000억원 중반대를 써내면서 인수전은 대흥행했다.

그러나 본입찰 이후 편의점 근접출점 자율규약이 통과하면서 기존 편의점 업체들의 신규 출점이 어렵게 됐다. 이온그룹은 상황이 바뀌었으니 가격을 조정해야겠다는 의사를 전했고 롯데와 신세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후지모토 아키히로 일본 미니스톱 사장 등 이온그룹 관계자들이 한국으로 들어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회동까지 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매각은 불발됐다.

일본미니스톱이 한국미니스톱을 다시 매물로 내놓게 된 이유는 매각이 엎어진 이후 한국미니스톱의 상황이 더욱 악화했기 때문이다.

매각 불발 후 한국미니스톱은 강점인 먹거리 상품 차별화를 내세워 생존 경쟁력 강화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았다. 편의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상황에서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 당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한국미니스톱의 지분은 지난해 2월 말 기준 일본 최대 유통기업 이온그룹의 일본미니스톱이 96.1%, 미쓰비시가 3.9%를 보유 중이었다. 일본미니스톱이 같은해 6월 미쓰비시의 보유지분 전량을 매입하며 현재는 일본미니스톱이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에는 코로나19가 확산으로 내수 경기가 침체하면서 편의점 업계도 위기를 맞았다. 이에 미니스톱의 실적은 더욱 악화했다. 최근 회계연도(2020년 3월~2021년 2월) 기준 매출액은 1조7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감소했고 14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현재 미니스톱은 후발주자인 이마트24에까지 밀리면서 업계에서 입지가 대폭 좁아진 상황이다. 게다가 경쟁사들도 즉석·가공식품부터 신선식품까지 PB 상품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퀵커머스(Quick Commerce) 성장세에 배달 서비스까지 뛰어드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미니스톱의 수익성 개선 작업이 성과로 이어질지조차 묘연해졌다.

업계에서는 인수 후보로 롯데와 신세계그룹을 꼽고 있다. 두 기업은 2018년에도 미니스톱 인수전에 나서 맞붙은 전례가 있다. 이들 중 한 군데가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기존 점포와 미니스톱 점포를 합쳐 규모를 키우면서 업계 판도를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CU와 GS25의 점포는 각각 1만5000여개로 집계됐고 세븐일레븐은 1만501개, 이마트24는 5165개, 미니스톱은 2630개였다. 3위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하면 CU와 GS25와의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고, 이마트24가 인수하면 단번에 수천 개의 매장을 확보해 몸집을 키울 수 있게 된다.

한국미니스톱 관계자는 “일본 측에 확인한 결과 이온그룹이나 일본미니스톱이 한국미니스톱 매각을 추진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무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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