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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시한 D-10에 법률자문 내세운 남양유업 홍원식 왜

[Why]매각시한 D-10에 법률자문 내세운 남양유업 홍원식 왜

등록 2021.08.20 16:03

정혜인

  기자

“단순 법률자문” 입장에도 매각가 상향 및 소송 대비설 대두홍원식 가족 모두 경영 참여하며 ‘매각 진정성’ 의문 나와

매각 일방 지연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매각 일방 지연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매각 대금 지급 시한 열흘 여를 앞두고 LKB앤파트너스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다. 홍 회장 측은 매각 마무리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나, 일각에서는 가격 재협상과 소송 및 매각 결렬 가능성이 다시 거론된다. 홍 회장과 그의 아들, 부인까지 모두 아직도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오너일가의 매각 의지에 의문이 제기된 상황이다. 남양유업과 한앤컴퍼니 사이의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홍 회장은 법률 자문을 위해 LKB앤파트너스를 선임했다. LKB앤파트너스는 홍 회장 측 입장을 한앤컴퍼니에 밝히고 계약 이행과 관련한 협상 등 법률 자문을 담당한다. 소송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라는 것이 홍 회장 측 입장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홍 회장이 매각가를 상향 조정하기 위해 로펌을 선임했다는 말이 나온다. 더 나아가 양측 협상이 결렬돼 매각이 무산될 경우 소송을 대비하기 위한 준비로도 보고 있다.

홍 회장은 지난달 30일로 예정돼있던 임시주주총회를 다음달 14일로 6주간 일방적으로 연기했다. 주총이 불말되면서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등 한앤컴퍼니 측 인사들이 남양유업 이사회에 입성하지 못하게 됐다. 이날 주총에 앞서 거래를 마무리하고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넘겨 받기로 한 것 역시 무산됐다. 한앤컴퍼니는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며 현재까지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앤컴퍼니에 따르면 이후 홍 회장 측과의 계약에 진척된 사항이 없다.

홍 회장 측은 불가리스 사태 당시 파문을 진화하기 위해 서둘러 회사를 매각하는 결단을 내리긴 했으나, ‘헐값’ 논란이 이어지면서 마음을 바꿨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홍 회장 측과 한앤컴퍼니가 각각 매수 자문사와 매각 자문사로 김앤장을 선임했는데, 홍 회장 측은 매각가가 너무 낮게 책정됐다는 불만은 품고 법률대리인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관련업계에서는 당장 계약이 결렬되는 단계라기보다는 홍 회장이 원하는 수준으로 매각가를 올리는 것이 목표일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의 거래대금지급 시한은 오는 31일로 열흘 여 남아있다. 양측의 협의에 따라 일정을 변경하는 것이 가능한데, 한앤컴퍼니가 매각가 조정에 어느 정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지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매각 결렬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론된다. 홍 회장이 딜 클로징을 일방적으로 연기했을 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모두 경영에 참여하며 ‘매각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홍 회장은 지난 4월 말 남양유업 발효유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논란이 되면서 지난 5월 4일 대국민 사과를 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당시 그는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저는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같은달 말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에 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남양유업의 경영과 소유에서 모두 손을 뗐다.

그러나 이후 홍 회장은 일가가 여전히 경영 참여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지난달에는 한앤컴퍼니와의 매각 대금 지급 일정까지 일방 연기했다.

홍원식 회장의 장남 홍진석 상무는 한앤컴퍼니와의 매각 계약이 이뤄지기 하루 전인 지난 5월 26일 전략기획담당 상무로 복직했다. 홍진석 상무는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 회사 비용으로 고급 외제차를 빌려 자녀 등교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의혹이 제기돼 지난 4월 보직 해임됐다. 그는 불가리스 사태로 홍원식 회장이 지난 5월 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는 회사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요청에 따라 등기임원직도 내려놓기로 했으나 오히려 임원으로 복귀했다.

홍 회장의 차남인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은 같은날 처음으로 임원(상무보)으로 승진했다. 홍범석 본부장은 남양유업의 신사업인 디저트카페 브랜드 백미당을 이끌고 있다. 홍 회장 본인과 그의 부인 이운경 고문은 여전히 회사로 거의 매일 출근하고 있다. 이 고문은 사내에서 전무 직함을 갖고 있고 현재 외식사업부에서 ‘백미당과 ‘일 치프리아니’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홍 회장 가족들이 여전히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며 남양유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더욱 바닥을 친 상황이다. 남양유업은 이미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로 경쟁사 비방, 과대광고 등으로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오르면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수년째 이어진 도덕성 논란에 타격을 입으며 지난해 매출액이 9489억원까지 주저 앉았고 771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1% 줄어들었고 적자는 350억원으로 확대됐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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