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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홍원식 변심에 '삐걱' vs 매일유업, 리스크 무풍에 ‘쑥’

[스탁워즈]남양유업, 홍원식 변심에 '삐걱' vs 매일유업, 리스크 무풍에 ‘쑥’

등록 2021.08.03 14:15

수정 2021.08.03 14:27

고병훈

  기자

남양유업, 매각 주총 돌연 연기에 주가 내리막길대리점 갑질·불가리스 사태 등 끊임없는 구설수최대 경쟁사 매일유업, 실적·시가총액 모두 역전“기업 이미지·제품 혁신 등 월등···격차 더 벌어져”

남양유업, 홍원식 변심에 '삐걱' vs  매일유업, 리스크 무풍에  ‘쑥’ 기사의 사진

경영권 매각을 앞두고 있던 남양유업이 또다시 ‘오너 리스크’에 휘청이고 있다.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하기로 했던 기존 대주주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경영권 매각 시점을 일방적으로 연기하면서다. 홍 회장 일가의 남양유업 지분을 인수하기로 한앤컴퍼니는 법적 조치를 포함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분 매각을 위한 임시주주총회가 돌연 연기되자 이 여파로 남양유업의 주가도 이내 급락세를 기록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달 30일로 예정된 경영권 이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9월 14일로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남양유업은 그 사유로 “쌍방 당사자 간 주식매매계약의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앤컴퍼니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경영권 이전 안건을 상정조차 하지 않고 현 대주주인 매도인(홍원식 전 회장)의 일방적인 의지에 의해 6주간 연기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주식매매계약의 명백한 위반”이라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에 대한 검토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이른바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갖가지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오너 리스크’ 대표 기업이라는 불명예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남양유업은 2013년 1월 본사가 대리점에 물건을 강매한다는 대리점 갑질 논란 발생 이후 불매운동이 시작됐고 이후에도 제품 품질이나 광고 진실성 등과 관련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홍원식 회장 등이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글을 올리도록 한 것으로 드러나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되는 등 잊을만하면 사건·사고가 터져 나왔다.

특히 지난 4월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파문을 일으켰고, 결국 홍 전 회장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5월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모든 지분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홍 회장의 사퇴와 경영권 매각 소식이 전해진 직후 남양유업 주가는 급등세에 들어갔고 지난달 1일에는 종가 기준 52주 신고가인 76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주가가 50% 이상 오른 것이다. 하지만 경영권 매각과 관련해 홍 회장의 갑작스런 변심으로 인해 남양유업 주가는 지난달 30일 7%대 급락을 비롯해 이날 현재 50만원 후반대로 주저앉은 상태다.

이처럼 남양유업이 ‘오너리스크’로 휘청이는 사이 최대 경쟁사인 매일유업은 조용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남양유업의 대리점 갑질 파문이 터진 이후 지난 8년여간 매일유업 시가총액은 2012년 말 4188억원에서 이날 현재 6016억원으로 43.6% 늘었다. 2017년 매일유업과 분할된 지주회사 매일홀딩스 시가총액까지 더하면 매일유업은 시총이 1.75배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남양유업은 2012년 말 7209억원에서 4162억원으로 42.3% 줄었다. 이 기간 남양유업 보통주 주가는 94만2000원(2012년 12월 28일 종가)에서 59만2000원(2일 종가)으로 37.2% 하락했다.

실적 역시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매출은 2012년 1조3650억원에서 지난해 9489억원으로 3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7억원에서 771억원 적자로, 순이익은 610억원에서 535억원 적자로 전락했다.

반면, 매일유업은 작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1조6461억원, 865억원, 577억원으로 2012년과 비교해 각각 36.44%, 225.56%, 179.72% 성장했다. 2012년에는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남양유업에 뒤처졌으나, 지난해에는 모두 남양유업을 크게 앞섰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강타한 작년에도 남양유업은 매출이 7.95% 줄었지만, 매일유업은 매출을 5.01% 늘리면서 격차를 한층 벌렸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남양유업의 대주주 변경에 따른 기업 쇄신과 이로 인한 매일유업의 수익성 타격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면서도 “그러나 남양유업은 내부 구조조정에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기업 이미지 및 제품 혁신에 있어서 현재까지는 매일유업이 월등히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일유업의 경우 가장 비중이 높은 편의점향 매출이 지난 3월 이후 외부 활동의 회복 및 기저효과가 부각되며 성장률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동사 브랜드의 긍정적 이미지와 선제적인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해 외부 환경이 회복되는 시점에 실적 개선 모멘텀도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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