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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우려에 무용지물 된 연료비 연동제

인플레 우려에 무용지물 된 연료비 연동제

등록 2021.06.21 10:53

주혜린

  기자

올해부터 연료비 연동제 도입....생산원가 반영한 요금 책정3월~5월 두바이유 작년 12월~올 2월 평균보다 16% 올라연료비 고려시 3원 올라야···물가상승 우려에 3Q 연속 동결연료비 연동제 유명무실 비판... 한전 2분기 실적 전망 암울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제공><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정부와 한국전력이 높은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3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연료비 상승에도 정부가 2개 분기 연속 전기요금을 인위적으로 묶어놓음에 따라 연료비 연동제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에 따르면 7∼9월분 최종 연료비 조정단가는 2분기와 동일한 kWh당 -3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요금은 2분기와 같다.

올해 도입된 연료비 연동제는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유류 등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 변동분을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것이다. 직전 3개월간 평균 연료비인 실적연료비에서 직전 1년간 평균 연료비인 기준 연료비를 뺀 연료비 변동분이 반영된다. 다만 정부는 급격하고 잦은 전기요금 조정에 따른 소비자들의 피해와 혼란을 막기 위해 분기별 조정 범위를 직전 분기 대비 kWh당 최대 3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직전 3개월간(3∼5월) 유연탄 가격은 세후 기준으로 kg당 평균 133.65원, LNG 가격은 490.85원, BC유는 521.37원으로 유가 등을 중심으로 실적연료비가 2분기 때보다 크게 올랐다. 3∼5월 두바이유 평균가격은 배럴당 64달러로 직전 3개월보다 16%가 올랐다.

이를 고려하면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2분기 조정단가(-3.0원)보다 3.0원 올려 kWh당 0.0원이다. 그러나 정부가 유보 권한을 발동하면서 전분기와 같은 수준으로 묶어놨다. 유보 권한은 한전이 연료비 조정요금 변동분을 반영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면 정부가 이를 그대로 반영할지, 일부만 반영할지, 아예 반영을 안 할지 등을 결정하는 것이다.

정부는 한전의 연료비 조정요금 운영지침을 근거로 전기요금 동결을 통보할 수 있다. 이 지침에는 ‘국민 생활 안정과 국민 경제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조정 단가 적용을 일시 유보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기요금을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동결한 데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는 2.6% 오르며 9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물가 불안심리를 조기 차단하기 위해 선제적인 물가관리 대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은 전반적인 물가 상황을 보면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산업부도 “지난해 말부터 국제 연료 가격이 급격히 상승해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요인이 발생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와 2분기 이후 높은 물가상승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생활안전을 도모할 필요성이 있다”고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2분기에도 요금 인상을 유보했다. 연료비 상승분을 반영하면 ㎾h당 2.8원 올렸어야 했으나 공공물가 인상을 자극하고 서민 가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요금을 1분기 수준으로 묶었다.

정부가 이번에도 인상을 유보하면서 연료비 연동제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연료비 연동제는 김종갑 전 사장이 공을 들여 도입한 제도임에도 현재까지는 제대로 적용된 적이 없다. '전기요금 합리화'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연료비 연동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폐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2011년에도 연동제를 도입했다가 유가 상승기와 맞물려 시행을 미루다 2014년 폐지한 바 있다.

올해 연동제가 다시 도입될 때도 일각에선 연료비 연동으로 인한 상승분을 과연 전기요금에 반영할지 의문을 표시했다. 요금 조정폭에 대한 상한과 유보 조항으로 인해 연료비 연동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요금은 지난 2013년 11월 이후 단 한 차례도 인상되지 않았다.

연료 가격 상승분을 제때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한전은 적자 부담을 지게됐다. 한전의 2분기 실적 전망은 암울한 편이다. 증권업계의 2분기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증권사가 한전이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적자 폭은 최대 2조861억원부터 3609억원까지 다양했다. 한전은 1분기에는 571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한편 산업부는 이날 이례적으로 4분기 요금 적용 계획 방향을 밝혔다. 하반기에도 현재와 같은 높은 연료비 수준이 유지되거나 연료비 상승추세가 지속되면 4분기에는 연료비 변동분이 조정단가에 반영되도록 검토하겠다고 고지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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