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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아름다운 마무리’ 준비하는 LS 구자열

오피니언 기자수첩

[김정훈의 인더스트리]‘아름다운 마무리’ 준비하는 LS 구자열

등록 2021.06.01 09:19

김정훈

  기자

reporter
“올해가 그룹 회장님으로써 임기는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구자열(68) LS 회장이 올해를 끝으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최근 만난 LS그룹 관계자는 무역협회를 이끌고 있는 구자열 회장 얘기가 나오자 이같이 말했다. 놀랄 것은 없었다. 올 연말엔 회장 자리를 내려놓을 거란 재계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구 회장이 물러나면 차기 총수 자리는 사촌 동생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이어받게 된다. 이미 사촌 간에 합의가 된 터라 재계에서도 승계 작업은 순탄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2월 24일부터 국내 5대 경제단체로 꼽히는 무역협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룹 회장 마지막 임기 땐 경제단체장, 특히 그중에서도 무역협회장을 한 번은 해보고 싶었다는 게 개인적 소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주 전임 회장에 이어 무역협회 31대 회장에 오른 구 회장은 취임사에서 “저는 종합상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우리 무역의 눈부신 성장을 직접 현장에서 체험했다”고 술회했다. 그러면서 “무역업계와 한국경제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항상 고민하고 경청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사실 구 회장의 무역협회장 선출은 다소 늦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무역협회와는 인연이 남다르다.

구 회장은 구인회 LG 창업주의 동생인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1978년 럭키금성상사(현 LG상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1995년 LG증권(현 NH투자증권) 임원으로 승진하기까지 전세계 무역현장을 두루 누비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LS전선, LS니꼬동제련, LS엠트론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현장 경영을 중시했다. 그래서 수출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무역협회 수장으로 적임자란 평가를 받았다.

2012년 작고한 부친도 22~23대(1994~1999년) 무역협회장을 지낸 바 있다. 대를 이어 협회장을 맡게 된 것은 LS 일가가 처음이다.

무역협회장은 2006년 이후 그동안 퇴직 관료들이 맡았다. 15년 만에 민간 기업에서 회장이 선출되면서 구 회장에 올 초부터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함께 나란히 주목받았다.

무역협회장 임기는 3년이다. 구 회장이 올해를 끝으로 LS 회장 타이틀을 반납하면 무역협회를 이끄는 경제단체장으로써 남은 2년을 마무리하게 된다.

1953년생으로 60대 나이에 회장직 은퇴 예고는 한국의 재벌 그룹치고는 다소 빠른 결정이다. 이같은 구 회장의 결정엔 ‘범LG가문’으로 분류되는 LS 일가의 ‘사촌 승계’ 전통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구 회장은 2013년부터 구자홍 현 LS니꼬동제련 회장으로부터 그룹 회장직을 이어받았다. 사촌 형인 구자홍 전 LS 회장은 2003년 11월 LS가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하면서 초대 회장에 올라 실질적으로 9년간 그룹 총수 임기를 지냈다. 구자열 회장도 올해가 만 9년째다.

승계를 놓고 그동안 다툼이 없었던 것은 ‘범LG가’의 가풍이 반영됐다는 게 재계 평가다. 구자열 회장은 쉰아홉 때 그룹 총수에 올랐다. 1964년생인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내년에 회장직을 이어받는 나이도 59세로 같다.

최고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가뜩이나 늙고 병들지 않은, 건강할 때 회장 타이틀을 반납하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구 회장 이력의 마지막이 될 무역협회장으로써 소임을 다해주길 응원해 본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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