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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흑역사] ‘토종 신화’ 미스터피자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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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해외 브랜드 제치고 피자 프랜차이즈 1위
폭언·강매·횡령 등 오너 리스크에 휘청 4위로↓
상장폐지 위기 간신히 모면 결국 경영권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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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은 국내 외식시장에서 입지전적의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해외 브랜드를 제치고 미스터피자를 국내 피자업계 1위에 올려 놨고 이후 이탈리안 레스토랑, 커피 전문점 등으로 사세를 확장하며 외식 시장에서 성공 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2016년 ‘경비원 폭행’ 사건을 시작으로 정 전 회장의 전횡이 세간에 드러나면서 정 전 회장과 미스터피자의 신화도 끝나고 말았다.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정 전 회장은 이후 수년간 이어진 실적 부진을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지난해 회사를 ‘헐값’에 매각했다.

◇‘창업주’ 정우현 폭행 사건에 성공가도 뒤 ‘갑질’ 드러나 = 정 전 회장은 1990년 MP그룹의 전신인 한국미스터피자를 설립했다. 그는 당시 재일교포 2세가 운영하던 일본 피자 브랜드 미스터피자를 한국으로 들여와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열며 본격적인 국내 피자 시장 개척을 시작했다.

정 전 회장은 사업 시작 6년만인 1996년 일본 미스터피자로부터 일본을 제외한 전 세계 상표권을 사들여 미스터피자를 ‘한국 브랜드’로 재탄생 시켰다. 미스터피자는 같은해 시작한 가맹사업을 통해 3년 만에 100호점을 오픈하는 등 빠르게 성장했고, 설립 18년만인 2008년에는 마침내 피자헛 등 해외 유명 브랜드를 제치고 국내 피자업계 1위에 올랐다. 이듬해인 2009년에는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역사를 썼고, 2010년 회사 설립 20년만에 일본 미스터피자 상표권까지 사들이며 미스터피자의 글로벌 본사가 됐다.

이후 정 전 회장은 중국, 동남아 등으로 미스터피자 사업을 크게 확대했고 이탈리안 레스토랑 ‘제시카키친’, 수제머핀·커피 전문점 ‘마노핀’ 등의 브랜드를 선보이며 회사를 외식 전문기업으로 발돋움 시켰다. 2017년에는 화장품 기업 한강인터트레이드까지 품으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방면으로 다각화 했다. 사업 확대에 따라 회사 이름도 2012년 MPK그룹으로, 2017년에는 MP그룹으로 바꿨다.

그러나 MP그룹의 화려한 성장세의 이면에 가려졌던 각종 ‘갑질’ 논란이 2014년 말부터 조금씩 터져나왔다. 일부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이 광고비 분담과 관련해 공정거래조정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는 등 본사의 불공정행위를 공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본사와 가맹점주간의 갈등은 이 당시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으나 2016년 정 전 회장이 술에 취해 경비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지며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사건은 2016년 4월 3일 서울의 한 상가 건물에서 발생했다. 당시 정 전 회장은 상가 내 식당에서 술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마친 후 오후 10시께 건물에서 나가고자 했으나 문이 잠겨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10여분 후 소식을 듣고 도착한 경비원과 정 전 회장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는데, 경비원은 정 전 회장에게 갑자기 주먹으로 맞았다고 주장한 반면 정 전 회장은 서로 밀치고 잡아당기는 정도의 마찰만 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폭행 행위가 확인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시작했다. 정 전 회장은 사건 발생 이틀 후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고 나흘 후 피해 경비원 자택으로 직접 찾아가 사과했다.

◇잇딴 파문에 정우현 회장직 자진 사퇴 = 정 전 회장의 폭행사건을 계기로 그의 ‘갑질’도 세간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폭행사건 발생 이틀 후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가 정 전 회장의 ‘갑질’을 추가 폭로하면서 언론의 주목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가맹점주협의회가 공개한 내용에는 정 전 회장이 한 가맹점주에게 폭언을 했다는 증언, 정 전 회장이 자신의 자서전을 가맹점주들에게 수백여권씩 강매했다는 증언 등이 포함됐다. 또 미스터피자가 반복적으로 할인행사를 하면서 비용 분담을 점차 축소해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정 전 회장이 ‘통행세’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논란까지 불거졌다. 정 전 회장이 가맹점에 치즈를 유통하는 과정에서 동생 회사를 끼워넣고 가맹점주들에게 비싼 치즈를 매입할 것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150억원 가량의 통행세를 거뒀다는 논란이었다.

정 전 회장의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가맹점을 탈퇴한 점주의 매장 옆에 직영점을 열고 가격 할인 공세를 하며 이른바 ‘보복 출점’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가맹점주 일부가 2016년 협동조합형 ‘피자연합’을 창업하자 미스터피자가 이들의 매장 인근에 직영점을 내는 방식으로 영업을 방해했다는 논란이었다. 이어 미스터피자가 피자연합과 치즈, 소스 등을 거래하는 회사들에 압박을 가해 피자연합의 영업을 방해했다는 논란도 나왔다. 이듬해인 2017년 피자연합을 주도했던 한 대표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미스터피자는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잇따른 파문에 정 회장은 2017년 6월 다시 한 번 대국민 사과를 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미스터피자를 창업한지 27년만이었다. 정 전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2018년 1심, 2019년 2심에서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대적 불매운동에 시장 둔화 겹치며 실적 ‘반토막’ = 여러 논란 끝에 정 전 회장이 사퇴했으나 MP그룹의 몰락은 끝나지 않았다. MP그룹에 대한 소비자들의 대대적인 불매운동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MP그룹은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2017년 2조원에 달했으나 이를 정점으로 계속 축소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시장 규모가 약 1조원 초반대까지 축소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로 MP그룹의 실적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16년 1513억원에 달했던 MP그룹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771억원까지 반토막 났다. 특히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467억원까지 쪼그라들면서 피자 프랜차이즈업계 4위까지 추락했다.

이 때문에 MP그룹은 2017년부터 최근까지 4년간 상장폐지 위기에 놓여있었다. 옛 대주주인 정 전 회장이 횡령·배임 유죄 판결을 받았고 2015년부터 별도 기준 6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경영난에 시달리던 정 전 회장은 결국 지난해 MP그룹의 지분과 경영권을 시장에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새 주인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페리카나가 참여한 사모펀드(PEF) 얼머스-TRI 리스트럭처링 투자조합 1호로, 150억원을 들여 MP그룹을 품에 안게 됐다. 한 때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1위였던 기업의 몸값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한 가격이다.

MP그룹은 지난해까지 여전히 적자 상태를 유지 중이다.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최대주주가 바뀐 점 등을 고려해 지난달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서 MP그룹을 제외하기로 결정해 이달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새 주인을 맞은 MP그룹은 올해 치킨 사업, 육류 가공 및 유통업 등 신사업을 추진하며 회사를 정상화 한다는 구상이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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