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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거래액 1억원 안 되는 ‘부실한 ETF’ 난립

한 달 거래액 1억원 안 되는 ‘부실한 ETF’ 난립

등록 2021.04.05 09:29

고병훈

  기자

국내 ETF 시장 순자산 규모 57조원···‘사상 최대’ 우후죽순 상품 출시에 ‘거래 無’ 유령 ETF 급증부실상품 지속 퇴출에도 역부족···“사후관리 부실”

한 달 거래액 1억원 안 되는 ‘부실한 ETF’ 난립 기사의 사진

지난해부터 시작된 동학개미들의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도 여느 때보다 뜨거운 투자 열기를 보이고 있다. ETF는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로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가 가능한 상품이다.

특히 분산투자 효과, 매매편의성, 운용의 투명성, 저렴한 운용보수 등의 장점과 다양한 투자전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꾸준히 몰리는 모습이다. 다만, ETF 시장의 팽창으로 인해 ‘소규모 ETF’의 난립과 거래량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유령 ETF’가 급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DB자산운용의 ‘마이티 코스피100 ETF’의 경우 지난달 31일 개인과 외국인, 기관 등을 통틀어 거래대금이 전무했다. 국내를 비롯한 해외 ETF로까지 투자 열기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ETF는 이날 하루 동안 거래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또 해당 ETF는 3월 한 달간 전체 거래금액도 1545만원에 불과했다.

최근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ETF가 급부상하고 있지만 선택받은 소수 종목으로만 돈이 몰리는 이른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ETF 시장 순자산 규모는 56조8535억원으로 지난 2016년(25조1018억원) 대비 2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250개 수준이었던 ETF 종목 수도 463개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하루 평균 거래량이 1000주에도 미치지 못하는 ETF는 전체 463개 상품 가운데 90여개에 달했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ETF의 20%에 달한다. 또 하루 거래대금이 3000억원을 넘는 인기 ETF가 있는가 하면, ‘마이티 코스피100’의 경우처럼 하루에 10만원도 채 거래되지 않는 사실상 ‘유령’ 상태인 ETF도 다수 존재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운용사들이 ETF 열풍을 타고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상품을 우후죽순으로 내놓은 뒤, 사후 관리가 부실해 ‘불량 ETF’를 양산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ETF 상장 문턱을 높이고 기존 ETF와 차별성이 없는 상품은 상장을 제한하는 등 ETF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것을 방지하기로 했다. 이는 국내 ETF 시장 규모에 비해 상장된 ETF가 지나치게 많아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기준지수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거나 설정 규모가 50억원 미만에 머물고 성장하지 못하는 ETF는 상장폐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퇴출절차를 밟고 있지만, 최근 ETF 시장의 성장 속도가 워낙 빠르다보니 부실 상품의 숫자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개별종목은 고수익·고위험 성격이 짙지만, ETF는 전체 시장을 아우르는 지수에 투자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면서도 “다만, ETF라도 거래가 미미한 경우에는 매매시 예상치 못한 비용 때문에 손해를 볼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규모 ETF가 많아지면 유동성 공급이 어려워져 가격형성 기능이 떨어져 투자자들이 적정 가격으로 ETF를 매매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자들이 합리적 가격에서 ETF를 거래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ETF의 난립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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