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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황’이 쏘아올린 공...“서학개미 선호 기술주에 빨간 불”

‘빌 황’이 쏘아올린 공...“서학개미 선호 기술주에 빨간 불”

등록 2021.03.30 16:05

수정 2021.03.30 16:06

박경보

  기자

글로벌 IB들, 마진콜에 대응 못 하자 반대매매기술주 투자 서학개미도 사태 주시, 영향없나?“일시적 수급 보다 펀더멘털·정책변화 주목해야”

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한국계 펀드매니저 빌 황(황성국)이 운영하는 ‘아케고스캐피털 매니지먼트’ 사태로 서학개미들이 술렁이고 있다. 아케고스의 마진콜 여파로 뉴욕증시가 휘청이면서 서학개미들이 선호하는 기술주에 대규모 블록딜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규제 이슈로 번질 경우 일부 기술주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앞서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개장 전 아케고스가 보유한 중국 기술주(바이두, 텐센트뮤직, 웨이핀후이, 파페치, 아이치이 등)의 대규모 블록딜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개장 전은 물론 장중에도 진행된 이번 블록딜 매도물량은 총 300억달러(약 34조원)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딜 여파에 글로벌 IB 수십억달러 손실...“빌황리스크 간과했다”
뉴욕증시에서 대규모 블록딜 사태가 터진 이유는 아케고스의 포지션 강제 청산 때문이다. 글로벌 IB(투자은행)들은 기술주 급락으로 마진콜을 요구했으나 아케고스가 이에 대응하지 못하자 반대매매에 나섰다. 아케고스는 일본 노무라를 비롯해 CS,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다양한 글로벌 IB와 거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CS의 손실은 최대 40억달러에 달하고, 일본 노무라도 미국 현지에서 20억달러 가량의 손실을 떠안은 것으로 알려졌다. 빌 황은 헤지펀드 타이거아시아매니지먼트를 운영하던 지난 2012년에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중국 은행주를 거래한 것이 적발돼 벌금형을 받았던 전력이 있다. 글로벌 IB들은 눈앞의 수수료 이익만 바라보다 ‘빌 황 리스크’를 간과한 셈이다.

◇서학개미가 사랑하는 기술주...규제 이슈 터지면 변동성 확대
중국 기술주에 대한 대규모 블록딜 사태가 터지면서 서학개미들의 근심이 늘어난 모양새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기술주에 자금을 집중하고 있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의 테슬라(1위) 투자액은 81억902만달러에 달하고, 애플(2위)에도 35억달러 가량의 자금이 몰렸다. 미국에 상장된 중국 바이두(41위)에도 2억1000만달러 가량이 투자됐다.

이번 사태 자체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렸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증권가의 일관된 분석이다. 다만 아케고스 사태가 향후 기술주 규제이슈로 확대 재생산될 경우 적극적인 대응은 피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케고스 사태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문제를 일으키진 않겠지만 대형 기술주에 대한 규제 강화 이슈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펀더멘털이 좋은 회사들은 괜찮겠지만 상승 폭과 하락 폭이 큰 변동성 장세로 진입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마진콜 여파는 단순히 일부 종목의 급락과 금융주 하락에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다”며 “과도한 레버리지를 이용한 운용은 언제든 이 같은 사태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규제 강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지난주 후반 아케고스 사태 발생 이후 과도한 레버리지에 대한 의원들의 언급이 늘어나고 있다”며 “기술주 관련 규제에 이어 금융주 규제 강화 이슈를 자극할 수 있어 2분기 주식시장도 여전히 변동성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유동성·펀더멘털·경기회복 기대감 충분...“수급보다 정책변화 주목”
또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연속적으로 나오면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긍정적인 시장 추세가 바뀌진 않을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심리적인 수급 변수가 생겼는데, 유동성과 실적 모멘텀을 무시하고 시장을 망가뜨릴 변수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투자자 입장에선 앞으로 경기가 얼마나 좋아질 것이냐를 눈 여겨봐야 한다”며 “(펀더멘털 장세에도) 주가가 흔들린다면 비중확대의 기회로 봐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기본적인 정책방향이 대형 기술주에 대한 규제 강화로 가고 있는 만큼. 수급 변수보다 정책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31일 3조달러(340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아케고스 사태와 같은 변수들이 펀더멘털을 이길 수 없다”면서도 “오히려 미국 바이든 정부의 기술주 규제가 잠재적 위험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곧 발표될 인프라 관련 정책에는 대형 기술주에 대한 법인세 인상안 등이 담길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빅테크 규제로 비춰질 수 있다”며 “아케고스 사태 자체만 놓고 보면 그렇게까지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규모 블록딜 사태를 일으킨 빌 황은 2000년대 초반 ‘타이거 아시아 펀드’를 통해 월가의 스타로 떠올랐던 큰손이다. 하지만 2012년 내부정보를 이용한 중국주식 거래로 벌금 4400만달러를 냈고 펀드도 청산했다. 현재는 아케고스를 통해 바이두·텐센트뮤직 등 미국 상장 중국주식에 많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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