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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인수 후보자들의 복잡해진 셈법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보자들의 복잡해진 셈법

등록 2021.03.17 17:27

수정 2021.03.17 18:16

김민지

,  

이지영

  기자

“카뱅 지분 인수 여부 제안하라” 투자서 명시보유 계획했던 카뱅 지분 ‘링’에 올려 저울질매각가 5조안팎 예상했던 인수 후보자 당혹예비입찰 불참 카카오 본입찰 ‘깜짝 등장’ 가능성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에 롯데 신세계 SK텔레콤 등 국내 굴지 기업이 대거 참여하면서 인수전이 후끈 달아올랐다. 하지만 인수전에 참여한 후보자들은 바짝 긴장하며 눈치를 살피고 있다. 이베이 본사 측에서 카카오뱅크 지분 인수 여부를 제안하도록 안내하면서 셈법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인수전이 본격화 되기 직전까지 시장에서는 본사 측이 이베이코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제외하고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장을 앞둔 '카뱅'의 기분가치가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어 보유하는 쪽이 이득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베이 측은 두 가지 경우를 모두 저울질 할 수 있게 후보자들이 인수의향 여부를 판단해 입찰에 참여하도록 했다. ‘카뱅’ 지분을 얼마나 높게 평가해 입찰하느냐가 이번 인수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이베이코리아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은 약 3.74%(4000억원) 이다. 이베이코리아는 2016년 카카오뱅크 설립 당시 120억원을 출자해 4%의 지분을 취득했으며 이후 두 차례 유상증자에 200억원씩 추가 출자했다. 현재 투자 원금 대비 8배에 달하는 평가수익을 올린 셈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IPO를 진행 중인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최대 20조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장외시장에서는 기업가치가 40조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후보자들은 서로 어떤 식으로 인수전에 참여할 지 눈치 작전을 펼치고 있다. 후보자 모두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안을 경우 기존 사업과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SK텔레콤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네이버를 뛰어넘는 업계 1위에 오를 수 있다.

이커머스업계에서는 네이버쇼핑, 쿠팡과 함께 ‘3강 체제’를 이루고 있다. SK텔레콤이 운영 중인 11번가의 지난해 거래액은 10조원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거래액 30조원의 거대 이커머스 기업으로 도약한다.

SK텔레콤은 최근 이동통신사 역할에서 벗어나 플랫폼 비즈니스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탈( 脫)통신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커머스 부문을 끌어올리기 위해 아마존과의 협업, 라이브커머스 신설, 근거리 물류 플랫폼 스타트업에 투자 등 다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는 이커머스 업계 후발주자인 만큼 이베이 인수로 이커머스 사업을 더욱 키워 시장 판도를 완전히 뒤집을 수 있다.

사모펀드 MBK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할 경우 전국에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홈플러스와의 시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카카오뱅크 지분 가치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지금까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돼왔던 카카오가 예비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업계에서는 다양한 시각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가 카뱅 지분 매각 변수에 가격 부담을 느끼고 독자적으로 플랫폼을 완성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가격 부담이 훨씬 낮은 다른 매물로 눈을 돌렸다” 등이다.

당초 금융투자업계에선 카카오가 플랫폼 사업자로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플랫폼 맞수 네이버와의 격차를 단숨에 좁히기 위한 지름길이기 때문.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을 건너 뛰고 본입찰에 깜짝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독자적으로 쇼핑을 키워 플랫폼 맞수인 네이버에 대항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서 이미 자리를 잡은 이커머스 업체를 인수해 쇼핑 부문을 키우는 것이 가장 빠르게 플랫폼을 완성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 의지가 확고한 후보자의 경우 분위기를 살피다가 본입찰에 바로 뛰어드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2년 전 렌털업체 코웨이 인수전에서 넷마블도 본입찰 전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다크호스로 참여하면서 판을 흔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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