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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어디로]‘딜레마에 빠진’ 공공임대, 부채 주범이냐 직원 배불리기용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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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와 실’보니, 1채당 1억 빚·전체 부채 55% 차지
공공임대주택 더 확대하라는 정부...부채 더 늘 듯
부채비율 감소 과제에 분양가로 수익 만들 수 밖에
말로는 ‘서민 위해’···속으로는 회사·직원 배채우기?
5년 조기분양 시행령 개정 전 직원들 무더기 입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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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에게 공공임대주택이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존재다. LH를 ‘부채공룡’ 타이틀을 거머쥐게 한 장본인이자 동시에 직원들 수익 챙기기용으로 활용된 정황이 짙기 때문. 더욱이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공공임대사업으로 LH부채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공공임대 분양전환가격 산정 논란 등으로 국민들의 호응은 받지 못하고 있는 사업이기도 해서다.

15일 LH가 작성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서에는 전체 부채(131억원, 2020년 말 기준) 중에 임대주택 부문에서 차지하는 부채가 70조1000억원으로 총 부채의 55%나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작년 공공임대주택의 운용손실부문도 총 1조8000억원이나 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앞으로 부채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부동산 정책 중 하나가 공공주택 확대 등인데(임기 동안 연간 13만호씩 65만호 목표), 이대로 간다면 2021년에는 159조원, 2022년 163조원, 2023년에는 170조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H도 이를 의식해 오는 2023년까지 부채비율 목표를 263% 수준 이하로 잡았지만, 시장에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LH도 인지한 듯 보인다. 통상 공공임대주택 1채마다 1억원이 넘는 빚을 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즉 공공임대주택은 지으면 지을수록 LH로서는 빚만 늘어나는 셈이다.

어찌됐던 LH로서는 공공임대주택 확대와 부채비율 감소라는 두 개의 과제가 주어진 만큼, 기존의 공공임대주택 사업에서 수익을 최대한 늘릴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기존의 임대주택 주민들과 분양가 산정 논란 과정에서 송사에 휘말리는 일 역시 계속되고 있다. LH가 현재 난항에 부딪힌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경기 성남시 판교, 광교, 동탄, 위례 등 수도권 요지에 건설돼 있는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이다.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은 임차인이 LH에 임대료를 납부하다 10년 뒤 분양하는 주택이다. LH는 여기서 나온 분양가를 챙겨 수익을 만든다.

문제는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분양가 산정 자체가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임차인들은 10년간 상승률이 어느 정도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임대아파트에 들어오는데 최근의 부동산 시장은 그런 예측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당시(10년 전) 표준임대차계약서에서는 “분양가는 분양 당시의 감정평가액으로 한다”고 계약이 돼 있기 때문에 사실 서류상으로 보면 LH에 유리한 조건인 셈이다.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폐지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LH가 분양을 전제로 한 임대주택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대규모 임대주택을 짓고 분양하지 않으면 세입자의 보증금 등이 LH의 금융부채로 잡혀 빚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심각한 문제는 또 있었다. 지난 2009년에는 10년 장기 공공임대아파트를 5년 만에 조기 분양 전환이 가능하도록 한 법이 개정되기도 했는데, LH 직원들이 이러한 내부 정보를 미리 알고 해당 공공임대아파트를 무더기로 입주했다는 정황이 나온 것이다. 해당 아파트는 성남 판교 백현마을 2‧8단지와 산운마을 13단지, 판교원마을 12단지 등 4개 단지 2068가구에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다. 안 그래도 최근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전국민이 분노하는 와중에 서민들을 위한다는 공공임대주택까지 노렸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그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혁 의원실이 LH로부터 제출받은 ‘LH 임직원 10년 공공임대주택 거주현황’ 자료를 보면 당시 55명의 LH 임직원들이 (판교 일대에) 대거 입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H 직원들이 노린 ‘먹잇감’은 85㎡ 초과 중대형 공공임대아파트였는데, 입주 기준부터가 까다롭지 않았다. 84㎡ 이하 공공임대아파트는 세대주 모두가 무주택자여야 입주가 가능한 반면, 85㎡ 초과는 소득 기준도 없을 뿐더러 다른 주택을 보유하고 있어도 가능하다. 더욱이 중대형 임대는 월 70만원 이상의 비싼 임대료 때문에 미달되는 경우가 많아 가산점이 가장 낮은 3순위 청약자까지도 당첨됐다. 게다가 이들은 (10년→5년) 분양전환까지 받을 수 있도록 돼 있었다. 한 마디로 10년을 살아야 분양전환이 가능했던 공공임대아파트가 5년만 지나면 팔 수 있는 이른바 ‘로또’ 아파트가 돼버린 셈이다.

게다가 이번에 시흥시 땅 투기 의혹에 연루된 LH직원 두명마저 조기분양전환 법 개정 직전에 판교 일대의 공공임대아파트인 산운마을, 백현마을 등을 계약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민 주거 안정을 추구해야 할 LH 직원들이 조기 분양 전환에 따른 시세차익을 챙기기 위해 서민들을 위한 공공임대아파트까지 이용했다는 비난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라며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대수술도 필요해 보인다”라고 질타했다.

전문가들은 진정 LH가 서민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지을려면 우선 분양 원가 공개부터 앞장서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변창흠 국토굥통부 장관이 작년 인사청문회 답변자료에서 “LH에서 근무하면서 분양 원가 공개는 적정성 논란 등 소모적 문제가 크다는 것을 이해했다”라고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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