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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어디로] 다시 쪼개질 운명에 처한 180조 공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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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해체 수준의 혁신하겠다” 천명에 변화 불가피
과거처럼 토지·주택 분리, 혹은 사업별로 분리할 듯
감시 기능 작동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정비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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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다시 쪼개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 2009년 10월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라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 통합된 지 11년 만이다.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로 여론이 악화되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해체 수준의 혁신’ 을 강조한데 이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강력한 혁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미 통합 목적이 퇴색했기 때문에 지금 당장 대수술을 해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LH는 11년 통합하면서 부채 감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조직 슬림화를 통하 효율성 제고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11년이 지난 지금 의도와는 정 반대로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조직은 비대해졌다. 이렇다보니LH는 혁신도시, 수도권 신도시, 보금자리주택, 행복주택 등을 관장하는 거대 공룡 기업이면서 ‘대한민국 최대 빚쟁이 시한폭탄 공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출범 당시에 이미 100조원이 넘는 빚을 떠안고 있었는데 지난해에는 131조원까지 증가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LH의 부채 규모는 지난 2015년 134조원, 2016년 133조원, 2017년 130조원, 2018년 128조원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는 듯 하더니 작년에는 다시 131조원으로 빚이 늘어났다. LH 전 박상우 사장( (2016~2019년)이 임기 3년 동안 부채 감축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지만, 후임인 변 전 사장의 임기 동안 부채가 또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서게 된 것이다. LH의 부채는 국내 공공부문(국가+지자체+공기업 등 공공기관) 부채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다.

문제는 앞으로 부채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주거복지로드맵과 수도권 공공주택 공급확대 등으로 2021년 159조원, 2022년 163조원, 2023년에는 170조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 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앞으로 2~3년간 LH의 재무 건전성이 2019년보다 다소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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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에 부채가 많은 이유는 정부 정책인 공공임대아파트를 ‘마구잡이식’으로 지은 탓이 크다. 국민들을 위한 사업을 한다는 명분 아래 빚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공공임대 분양전환가격 산정 논란 등으로 국민들의 호응은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 LH의 공공임대주택사업과 국민행복주택사업 부문의 수익성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줄적자가 이어지고 있었다. 공공임대주택은 지으면 지을수록 LH로서는 빚만 늘어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LH가 공급하는 임대주택의 품질마저 형편없다는 지적도 매해마다 꾸준히 나왔다.

아울러, LH로 통합한 명분이 효율성 제고였던 만큼 내부 구조조정 또한 피할 수 없는 과제였다. 2009년 당시 인력(7367명)의 24%(1767명)를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줄여 ‘조직 슬림화’를 꾀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반대로 조직은 점점 비대해졌다. 작년 말 기준 직원수는 9449명으로 1만명 가까이 된다. 지난 2015년 6418명과 비교해 보면 5년새 50% 가량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직을 슬림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왔다. 부정부패를 막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려면 조직 슬림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조직이 점점 비대화되면서 효율적인 관리가 어렵게 됐다는 것은 전임 사장인 변창흠 국토부 장관도 인정한 바 있다. 지난 10일 변 장관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서 LH 해체와 기능 분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나라 공공주택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등 LH의 독점적 지위 때문에 여러 가지 부작용도 많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LH가 개발에서 생긴 것을 가지고 교차 보조하는 과정에서 이익이 생겼고 그 부분을 근본적으로 개편할 구상을 하고 있다”며 “LH의 역할도 재정립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들 역시 비대해진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 이들은 앞으로 인구 감소가 계속되면 신도시 개발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LH가 이와 관련한 불필요한 부서를 없애고 도심 재개발 등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LH 조직을 과거처럼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로 분리하는 방안이나 주거복지나 토지개발 등 사업 분야별로 분리하는 방안 등을 거론하고 있다. 현재 LH가 수행하는 주요 사업은 도시조성사업, 도시재생사업, 공공주택사업 등으로 공공주택 공급부터 국토 개발까지 광범위하다. 일각에서는 아예 해체시키거나 민영화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직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지만 견제와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독점적 정보와 다양한 업무가 집중돼 있는데 감시 가능이 작동하지 않다보니 지금과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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