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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 결국 매각까지··· 벼랑끝 ‘미스터피자’ 품을 매수자 나타날까

오너리스크 결국 매각까지··· 벼랑끝 ‘미스터피자’ 품을 매수자 나타날까

등록 2020.06.16 14:28

수정 2020.06.16 16:31

김민지

  기자

정우현 전 회장 사태 이후 경영난 MP그룹 휘청상장폐지 가능성 높아 매각 쉽지 않을 듯

오너리스크 결국 매각까지··· 벼랑끝 ‘미스터피자’ 품을 매수자 나타날까 기사의 사진

오너 갑질 횡포에 휘말려 추락한 토종 피자업체 미스터피자가 결국 매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미스터 피자는 국내 피자업계 빅3에 꼽힌다. 잘나가던 미스터피자는 3년 전 정우현 전 회장의 갑질 사건 이후 소비자 신뢰도가 뚝 떨어지며 매출에 악영향을 미쳐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악화된 재무구조 탓에 상장폐지 위기에도 놓여있다. 벼랑끝에 몰린 미스터피자를 품을 매수자가 나타날지 이목이 쏠린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P그룹은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매각 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해 유동성 확보·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M&A를 추진하기로 했다. 매각 절차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MP그룹이 상장폐지 위기인 만큼 매각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실적 부진에 오너리스크까지 겹쳐 있어 매각 과정은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MP그룹은 대주주인 정우현 전 회장의 횡령·배임, 5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 등 2가지의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상황이다. 지난 2017년 7월 정 전 회장은 가맹점에 피자 핵심 재료인 치즈를 공급하면서 정 전 회장의 친인척이 관여한 업체를 중간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가맹점들에 ‘치즈 통행세’를 부당하게 챙기고 가맹점주들에 갑질을 하는 등 총 150억원 대의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됐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MP그룹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했고 주권매매 거래 역시 2017년 7월 이후 3년째 정지된 상태다. 거래소는 이후 2차례나 MP그룹의 주권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했으나 회사 측의 이의신청 끝에 개선 기간을 부여했고 올해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만큼 MP그룹은 조속히 새로운 투자자금을 유치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지배구조를 안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실적도 수렁에 빠졌다. 정 전 회장은 경비원 폭행과 가맹점 갑질로 인한 횡령·배임 혐의가 불거진 이후 사퇴했지만, 소비자들은 대대적인 불매 운동을 전개했다. 이후 MP그룹 실적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MP그룹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16년 1512억원 ▲2017년 1452억원 ▲2018년 1198억원 ▲2019년 1099억원으로 지속 내림세다. 영업손실도 2016년 10억원에서 2019년 19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1분기도 매출액 227억원, 영업손실 28억원을 기록하는 등 손실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개별 기준으로 봐도 MP그룹은 올해 1분기만 1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계열사인 MP한강은 지난해 17억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MP한강은 개별 기준 2016년 100억원, 2017년 10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미스터피자의 부진을 만회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2018년 53억원으로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나더니 급기야 지난해에는 1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MP한강이 ‘캔메이크’, ‘키스미’ 등 일본 화장품을 수입·판매하는 만큼 지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만약 MP그룹이 경영권 매각에 성공해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상장폐지 압력도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프랜차이즈는 주인이 바뀌면 기업 이미지도 따라서 바뀌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배달 수요가 늘면서 2분기 실적 개선이 이뤄졌는지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성장 동력을 잃은 미스터피자가 매물로서의 매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MP그룹은 미스터피자로 시작해 2008년 수제머핀카페 ‘마노핀’, 2016년에는 글로벌 다이닝 ‘식탁’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확대했다. 하지만 내수침체 속 피자 브랜드 성장세 둔화에 2015년 이후 매장 수는 지속 감소했다. 올해 1분기 기준 미스터피자, 마노핀은 각각 252개, 29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국내 피자 프랜차이즈 시장이 축소하고 있으나, 미스터피자의 매출이 여전히 MP그룹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해 주력 사업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도 부진 탈출이 쉽지 않은 요인 중 하나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2018년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 규모는 약 1조8000억원으로 전년(2조원) 대비 10% 감소했다.

여기에 아웃백스테이크, 할리스커피 등 최근 프랜차이즈 M&A 시장에 매력적인 매물이 다수 풀려 있는 것도 MP그룹 매각의 흥행 여부를 판가름하는 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아웃백 경영권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에서는 6곳 이상의 국내외 기업과 사모펀드(PEF)가 참여하며 인수 의향을 내비쳐 흥행에 성공했다. 할리스커피도 복수의 원매자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고, IMM프라이빗에쿼티는 조만간 원매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스터피자는 아직 도미노피자, 피자헛 등과 함께 소비자들에게 각인 돼 있는 피자 브랜드 중 하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 MP그룹을 노리는 사모펀드들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프랜차이즈 업황이 아주 밝지는 않는 데다가 시장에 좋은 매물이 많이 나와 있어 아직 흥행 여부는 판가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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