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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공동경영 택한 ‘정지선·정교선’

[지배구조 4.0|현대백화점]형제 공동경영 택한 ‘정지선·정교선’

등록 2019.11.26 07:39

이지영

  기자

유통-비유통 형제간 분리경영 예상 깨고 동생 정교선 백화점 사내이사 경영 참여

형제 공동경영 택한 ‘정지선·정교선’ 기사의 사진

현대백화점그룹의 장남 정지선 회장과 차남 정교선 부회장의 ‘형제경영’이 재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 형제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삼남인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2007년 12월 아버지 정몽근 명예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퇴진하면서 형이 35세에 회장직에 올랐다. 동생은 자연스럽게 부회장의 자리를 물려받았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계열 분리 수순을 밟으며 신세계그룹 정용진 정유경 남매처럼 분리 경영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앞세워 계열 분리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유력했다. 정 회장이 백화점을 중심으로 유통 부문을, 정 부회장이 현대그린푸드를 중심으로 현대홈쇼핑 등 기타 유통 부문을 맡을 것으로 봤다.

지난해 4월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긴 했지만, 향후 승계작업을 위해서라도 오너일가의 지분 변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정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올라 백화점 경영에 참여하게 되면서 계열분리보다 형제간 공동경영으로 전선이 이동했다.

현재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 지분 17.09%, 현대그린푸드 지분 12.67%를 확보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 지분 23.35%를 보유중이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 지분 12.05%를 들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전에는 정 부회장이 등기임원이 아닌 상태에서 보수를 받아가는데 따른 논란이 있었다”며 “이를 투명하게 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해석하면 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경영투명성 제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한섬이 제정한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상장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했다. 지난 8월 한섬, 에버다임, 현대그린푸드, 현대백화점, 현대리바트, 현대에이치씨엔, 현대홈쇼핑 등 주요 계열사들은 현대백화점그룹이 발표한 기업지배구조헌장에 동참했다.

재계에서는 이 방침이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구체적인 실천사항을 마련하겠다는 총수의 의지가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기업지배구조헌장에는 주주의 권리와 함께 이사회·감사위원회의 권한과 책임 등 기업지배구조 정보가 명문화돼 일반 주주들도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복잡한 지배구조 현황을 알기 어려운 소액주주들은 기업지배구조헌장으로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주주친화 정책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올해부터 공개하기 시작한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을 살펴보면 주주 배려 정책 4개 항목 중 준수한 사항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현황 가운데 주주에 관한 항목은 ▲주총 4주전 소집공고 실시 ▲전자투표 실시 ▲주총 집중일 이외 개최 ▲배당정책 및 배당실시 계획을 연 1회 이상 주주에게 통지 등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중 현대그린푸드와 현대홈쇼핑은 스튜어드십코드 확대에 따른 기관투자사의 ‘표적’으로 거론돼 왔다. 올해 현대그린푸드는 국민연금공단의 압박에서 자유로웠지만, 현대홈쇼핑은 기관투자사로부터 지배구조개선과 배당 확대를 요구받기도 했다. 스튜어드십코드 확대에 따라 투자자들의 직접적인 요구가 늘어나자 자발적으로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작년엔 현대백화점 소속 상장회사 8곳 중 에버다임을 제외한 7곳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관련 정관을 마련했다. 특히 한섬의 경우 당시 감사위원회 설치 의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으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 설치 규정을 신설했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적받았던 계열사간 순환출자 고리도 해소하고 지배구조도 단순화시켰다. 현대그린푸드와 현대백화점이 현대쇼핑을 중심으로 순환출자 형태를 띄고 있었던 것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뒀다.

당시 이들 형제는 사재를 털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데 필요한 계열사의 지분을 모두 1500여억원을 들여 사들였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일감몰아주기 해소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지배구조개편으로 현대그린푸드의 오너일가 지분은 기존 정지선 회장 12.67%, 정몽근 명예회장 1.97%를 포함해 총 37.67%가 됐다. 현대그린푸드 내부거래율은 18% 가량이다. 상장회사는 일가 지분이 30%(비상장 20%)를 넘으면 일감몰아주기 규제(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된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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