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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에도 차분한 삼성···이재용-김기남, 나흘전 회의 재조명

[현장에서]‘어닝쇼크’에도 차분한 삼성···이재용-김기남, 나흘전 회의 재조명

등록 2019.01.08 10:48

수정 2019.01.08 10:51

임정혁

  기자

지난해 4Q ‘어닝쇼크’에도 내부 분위기는 차분이재용-김기남 부회장 기흥사업장 회의 재조명“고객 재고조정 속 중국 기술력 제한적” 반론도

지난 4일 기흥사업장에서 임직원들과 식사한 이재용 부회장. 사진=인스타그램 화면 캡쳐지난 4일 기흥사업장에서 임직원들과 식사한 이재용 부회장. 사진=인스타그램 화면 캡쳐

삼성전자가 반도체 실적 악화로 ‘어닝쇼크’에 휩싸였지만 내부 분위기는 차분하다. 일찌감치 우려가 쏟아져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체질 개선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나흘 전 이재용 부회장이 현장 방문에서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만나 실질적인 대책을 찾았다는 해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반도체 굴기가 외부에서만큼 위협적이지 않으며 고객사의 구매 속도 조절에 따른 일시적인 조정 국면이라는 장밋빛 반론도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28.71% 감소했다고 8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59조원으로 10.58% 하락했다. 시장에선 애초 예상치보다 대폭 밑돈 ‘어닝 쇼크’란 꼬리표가 달렸다.

하지만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는 차분하다. 시장 예상치의 수치가 어느 정도인가는 중요하지 않고 큰 ‘사이클’을 보고 대응하겠다는 자세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례적으로 실적 설명자료를 공시에 첨부해 “하반기부터는 메모리 업황이 개선되는 가운데 긍정적 실적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메모리 사업은 하반기에 성수기 영향 속 신규 CPU 확산과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영향 등으로 수요가 증가한다”며 “수급이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중장기적으로 봐도 경쟁 업체들의 반도체 기술 향상과 공급 확대가 어려워 전반적으로는 안정적인 수급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판단이다.

◇이재용-김기남 회동서 묘수?···‘반도체’ 힘 실어줘 = 재계에선 나흘 전인 지난 4일 이 부회장의 ‘현장 행보’를 재차 돌아보는 시선도 있다.

이 부회장은 당일 오전 기흥사업장을 찾아 DS부문과 디스플레이 경영진 간담회를 하고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임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는 모습이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라와 화제가 된 날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이 부회장은 김기남 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을 만났다.

이 부회장은 회의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함께 전장용 반도체, 센서,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반도체 시장을 창조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중심은 여전히 반도체라는 인식에 힘을 더해준 것으로 보고 있다. 어닝쇼크에도 삼성전자 내부가 침착한 건 이러한 경영진의 인식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김 부회장이 파운드리 사업 확대안을 큰 그림으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체질 개선과 대책 마련에 이미 착수했다는 점도 긍정 요소다.

◇‘기술력’ 아닌 고객사 재고조정 반영···“중국 위협도 제한적” = 삼성전자의 실적 설명에서 나온 ‘일부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의 재고조정 영향’도 이러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도체 시장 특성상 단순 수요·공급에 많은 영향을 받는데 이러한 시장의 우려가 선반영 됐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순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서버 고객사들의 투자 효율화와 신규 CPU 대기수요 등과 더불어 DRAM 가격 하락 구간에서 구매를 지연하고 있어 수요가 둔화된 모습”이라며 “다만 서버 투자 효율화 한계와 신규 CPU 출시 등으로 하반기 업황 반등을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중국 반도체 굴기’ 등 기술력만으로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 악화까지 예단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 밝은 한 관계자는 “외부에서 보는 것과 달리 중국의 반도체 기술 추격이 생각보다는 위협적이지 않다는 게 내부에서 내오는 중론”이라며 “이는 비단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 모두에게 해당하는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7일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중국 푸젠진화와 D램을 개발해 온 대만 UMC가 관련 개발팀을 해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푸젠진화는 ‘중국제조 2025’ 정책 중 핵심으로 D램 양산을 추진한 곳이다.

이런 곳의 개발 인력 해체는 D램 개발 사업을 포기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그 배경으로는 UMC가 미국 정부로부터 기술 유출 혐의를 받으면서 양사의 협력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꼽힌다.

시장에선 여전히 중국 반도체 자급률은 20%가 채 안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0조원을 투입해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 전쟁 등 양국의 경제 전쟁이 악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미국이 바라만 보고는 있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제기된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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