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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피’ 김대일 의장, 제2의 엔씨 꿈꾼다

[게임업체 지배구조-펄어비스]‘젊은피’ 김대일 의장, 제2의 엔씨 꿈꾼다

등록 2018.07.18 07:32

정재훈

  기자

자본금 3억으로 창업···시총 3조 기업으로 ‘우뚝’4년 걸려 개발 ‘검은사막’···온라인·모바일 대박자체 개발·퍼블리싱 역량 바탕 글로벌기업 도약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펄어비스는 지난 2010년 9월 설립된 ‘젊은’ 게임사다. 창업주인 김대일 펄어비스 이사회 의장 역시 1980년생 ‘젊은피’다. 60년대 후반~70년생인 김택진(엔씨소프트), 방준혁(넷마블), 김정주(넥슨) 등 자수성가한 벤처 1세대의 계보를 잇고 있다.

◇스타 개발자 김대일, 오피스텔 한 칸 빌려 창업···시총 3조 기업 일궈=펄어비스는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내는 중이다. 사명처럼 깊은 어둠(Abyss) 속에서 영롱하게 빛나는 진주(Pearl)로 거듭난 셈이다. 배경에는 스타 개발자 출신인 김대일 의장의 뚝심이 있다. 김 의장은 어린 시절 게임을 무척 좋아해 ‘게임광’으로 불렸다고 전해진다. 한양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했지만 직접 게임을 만들고자 학교를 중퇴할 정도로 게임 개발에 열정이 크다.

김대일 의장은 지난 2000년 가마소프트에서 3D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릴 온라인 프로젝트’에 참여해 개발을 주도했다. 이후에는 NHN게임스(現 웹젠)에서 R2, C9 등의 인기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잘나가는’ 게임 개발자 타이틀을 버리고,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고 싶어 펄어비스를 창업했다.

시작은 미미했다. 김대일 의장은 경기도 안양의 한 오피스텔에 펄어비스 간판을 내걸고 게임 개발에 몰두했다. 그렇게 4년여만에 탄생한 게임이 바로 PC온라인 MMORPG ‘검은사막’이다. 2014년 12월 다음게임(現 카카오게임즈)과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듬해 5월과 10월에는 일본과 러시아에도 진출했다. 2016년 3월에는 글로벌 빅마켓인 북미와 유럽시장에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검은사막은 전 세계 150여 국가에 서비스 중이다. PC온라인 게임 가운데 국내 게임사가 이렇게 많은 지역에 서비스하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증시 상장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5월 코스닥 예비 심사를 마치고 같은 해 9월 코스닥에 당당히 입성했다. 13일 현재 시가총액은 2조9796억원으로 코스닥 9위를 기록 중이며, 코스닥에 상장한 전체 게임사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이다. 또 중견 게임사로 꼽히는 컴투스(2조3417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검은사막, 온라인이어 모바일도 ‘흥행’···글로벌 기업으로 비상=펄어비스는 지난 2월 검은사막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MMORPG ‘검은사막 모바일’을 선보였다. 출시 직후부터 현재까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트어 등 양대 앱 마켓에서 매출순위 1~2위를 다툴 정도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주목할 점은 게임 개발사로 출발한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모바일을 출시하면서 직접 퍼블리싱을 했다는 것이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내달 대만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단순 개발사를 넘어 자체 개발과 서비스를 동시에 하는 종합 게임기업으로 거듭난 셈이다.

펄어비스의 지배구조를 살펴봐도 게임 개발과 서비스를 위한 최적의 구조임을 알 수 있다. 김대일 의장이 펄어비스 지분 39.04%(2018년 3월31일 기준)보유해 탄탄한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또 NHN게임스 시절 동고동락했던 서용수 아트디렉터 총괄이사와 지희환 기술 총괄이사가 각 56만2439주, 32만6000주를 보유해 책임 경영에 나서고 있다.

넷텐션은 펄어비스가 현재까지 인수한 유일한 자회사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게임 서버 엔진 프로그램을 만드는 업체다. 넷텐션이 개발한 게임 서버 엔진 프로그램 ‘프라우드넷’은 ‘마비노기영웅전’와 ‘몬스터길들이기’, ‘세븐나이츠’ 등 250여개에 달하는 PC온라인 및 모바일게임 프로젝트에 사용됐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7월 넷텐션을 인수하며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에 필수적인 네트워크 관련 기술력을 보강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게임 개발뿐 아니라 서비스에 있어서도 글로벌 역량을 갖추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근 펄어비스 이사회는 약 200억원을 출자해 100% 자회사 펄어비스캐피탈을 설립키로 의결했다. 이는 개발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 창출에도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펄어비스는 자회사 캐피탈을 통해 게임산업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에도 4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2016년 11월 대만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지난해 8~9월에는 홍콩, 유럽(네덜란드), 싱가포르에 각각 법인을 설립했다. 모두 모기업인 펄어비스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각 지역의 해외법인을 통해 검은사막과 검은사막 모바일뿐 아니라 향후 개발되는 게임들을 직접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뉴스웨이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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