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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모든 책임 다 지겠다”···내년 2월 5일 항소심 선고(종합)

이재용 부회장 “모든 책임 다 지겠다”···내년 2월 5일 항소심 선고(종합)

등록 2017.12.27 20:55

한재희

  기자

특검, 항소심 결심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12년 구형’이 부회장 “대통령에 청탁해 성공 꿈꿀만큼 어리석지 않아”재판부에 최지성, 장충기 등 전 임원들에 대한 선처 부탁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항소심에서도 특검으로부터 12년형을 구형받았다. 내년 2월 선고공판이 예정된 가운데 이 부회장은 억울함을 강조하는가 하면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최지성 전 부회장과, 장충기 전 사장 등에 대한 선처도 호소했다.

27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및 전직 삼성 임원 등 5명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징역 12년을 구형받았다.

박영수 특별검사는 “이번 사건은 정형적인 정경유착의 사례”라면서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전반에 걸쳐 신뢰를 다시 세우겠다는 의지로 수사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제공한 뇌물의 액수, 뇌물의 대가로 취득한 이익, 횡령 피해자인 삼성그룹 계열사들에 끼친 피해 규모, 횡령액 중 상당 금액이 아직 변제되지 않은 점, 국외로 도피시킨 재산의 액수, 피고인들이 수사 및 공판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은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형한다”고 밝혔다.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실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사장에게 징역 10년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겐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과 같은 구형량이다.

특검팀은 항소심에서 재단 지원금(제3자뇌물죄)에 단순뇌물죄를, 정씨 승마지원비(뇌물 공여)엔 제3자뇌물 혐의를 추가하고 2014년 9월12일 청와대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단독면담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공소장을 변경하며 혐의 입증에 공을 들였다.

앞서 지난 8월 1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3차례 단독면담을 통해 경영권 승계라는 포괄적 현안에 대해 부정한 청탁을 건넸다고 판단하고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지원비 73억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명목으로 건너간 16억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다만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지원금 204억원과 정씨 지원비로 약속한 213억원은 뇌물로 인정되지 않았다.

특검의 구형 후 이어진 이재용 부회장의 최후 진술에서는 답답함과 억울함, 자책감이 묻어났다. 1심에서 울먹이기도 했던 이 부회장은 잠깐씩 목이 메이는 듯 했지만 비교적 담담하게 최후 진술을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빚이 많은 사람”이라며며 “좋은 부모 밑에서 최고의 환경 속에 능력 있고, 헌신하는 선후배들과 일하는 행운까지 얻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10개월여 동안의 구치소 생활 동안 전에는 경험하지 못하는 경험과 많은 사람들의 인생 얘기를 들을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나 자신이 얼마나 많은 혜택을 받았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생의 꿈이자 목표는 경영 능력을 검증받아 성공한 기업인으로 남는 것이었다”면서 “비록 재벌 3세로 태어났지만, 더 강하고 가치 있는 초일류 기업의 리더로서 인정받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억울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부정한 청탁을 주장하는 특검에 대해 “너무 억울하다”면서 “대통령이 도와준다고 기업인으로서의 꿈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부에서 진실에 대해 제대로 살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아버지와 같은 삼남도 아닌 외아들로 후계자 경쟁도 하지 않은 제가 왜 대통령에게 승계를 이유로 부정한 청탁을 하겠느냐”며 “(성공한 기업인이 되기 위한)자신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이 모든 일이 자신의 책임이라며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전직 임원들의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모든 게 제 불찰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라며 “모든 것은 저와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시작됐다. 원해서 간 것이 아니고 오라고 해서 간 것뿐 이지만 제가 할 일을 제대로 못 챙겼다”면서 모든 것을 본인의 책임으로 떠안았다.

이 부회장은 “다른 피고인들은 열심히 회사 일을 한 것뿐”이라며 “준엄한 재판을 받는 제가 감히 부탁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몸이 묶인 두 분 최 전 부회장과 장 전 사장께는 최대한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 부회장은 “모든 법적 책임과 도덕적 비난도 제가 다 지겠다”면서 “그래야 복잡하게 엉킨 실타래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 측의 최종 변론과 이 부회장의 최종 진술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방청객은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이 부회장 결심을 방청하기 위해 새벽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영하의 날씨에도 취재진과 삼성 관계자, 일반 방청객들은 방청을 위해 5~6시간 외부에서 대기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광주에서 KTX를 타고 광주에서 올라와 새벽 3시부터 기다린 방청객도 있었다.

지난 9월28일 준비기일을 시작으로 3개월간 진행된 항소심은 이날 마무리 됐다. 재판부는 내년 2월 5일 오후 2시 선고 공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항소심을 진행하면서 방대한 양의 증거와 관련 사건, 관련 법령을 꼼꼼히 살펴보기 위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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