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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 하림 회장의 빗나간 자식사랑 ‘도마위’

김홍국 하림 회장의 빗나간 자식사랑 ‘도마위’

등록 2017.06.12 09:31

차재서

  기자

25세 장남이 사실상 그룹 ‘최대주주’ 논란개인회사로 승계 발판··· 증여세 대납도 “재벌가 편법승계 방식 답습” 비난 여론에공정위 등 정부 당국도 엄중한 수사 예고

김홍국 하림 회장, 사진=NS홈쇼핑 제공김홍국 하림 회장, 사진=NS홈쇼핑 제공

재계 서열 30위 하림그룹을 일궈낸 김홍국 회장이 편법 승계 의혹에 휩싸였다. 아들의 개인회사를 앞세워 우회적으로 ‘2세 경영’의 기반을 다진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정부 당국에서도 예의주시하는 만큼 그룹 전반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김홍국 하림 회장의 장남 김준영 씨는 그룹 지주사 제일홀딩스의 지분 44.6%를 통해 10조원 규모의 하림그룹을 사실상 손에 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김홍국 회장(지분율 41.78%)이다. 다만 김준영 씨의 개인회사인 한국썸벧과 올품이 총 44.60%의 지분을 보유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김 씨가 아버지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졌다고 봐야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2012년 김준영 씨는 20세의 나이에 김홍국 회장으로부터 올품(당시 한국썸벧판매)의 지분 전량을 물려받아 올품→한국썸벧→제일홀딩스→하림으로 이어지는 지배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를 보는 외부의 시각은 곱지 않다. 김홍국 회장이 20대인 아들 김준영 씨에게 하림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올품을 넘김으로써 경영 승계의 발판을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품은 하림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성장한 회사로 평가받는다. 2012년까지 900억원을 밑돌던 이 회사의 연매출은 김 씨가 지분을 받은 이후부터 3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41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오너가의 개인회사를 육성해 승계의 밑거름으로 삼는 재벌가의 전형적인 행태를 답습했다는 비난이 나온다.

더군다나 올해 25세인 김준영 씨는 올품의 지분을 보유하고는 있지만 아직 학생 신분이라 경영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김준영 씨가 올품의 지분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납부한 증여세 100억원의 출처에 대해서도 논란이 분분하다. 올품이 지난해 김 씨의 지분 6만2500만주에 대한 유상감자를 실시함으로써 100억원을 몰아준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100%의 지분율을 유지하면서도 증여세까지 마련할 수 있었다.

회사 측은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오너일가가 승계를 목적으로 회사에 부담을 안겼다는 도덕적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상감자를 시행한 날은 공교롭게도 올품이 대구은행으로부터 NS쇼핑 주식을 담보로 100억원을 빌린 날과 같다.

향후 하림그룹이 지배구조 개선을 목표로 각종 절차를 추진하면 김준영 씨의 그룹 내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림은 지주사 제일홀딩스의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중간지주사인 하림홀딩스와의 합병도 추진한다. 제일홀딩스의 상장으로 김 씨에게 상당한 이익이 돌아가는 것은 물론이다.

이와 관련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8일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하림의 편법 증여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이 회사의 승계지원과 사익편취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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