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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위기인가 기회인가]지주사 전환 일단 포기···삼성물산 중심 지배구조 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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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일가 최대주주 경영권승계 핵심
이재용 복귀 후 재시도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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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으로 삼성물산이 지목된다. 2년 전 이재용 부회장 등 총수일가가 최대주주로 있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면서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섰다.

하지만 합병 이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사실상 멈춰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와 맞물려 삼성물산 합병의 부당성이 제기되면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그럼에도 향후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될 경우 삼성물산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총수일가의 지분이 집중돼 있고 삼성물산 역시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에 대한 총수일가 등의 지분은 39.1%에 달하고 이 가운데 이 부회장이 17.1%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주요 주주로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삼성물산은 삼성전자(4.2%), 삼성엔지니어링(7.0%), 삼성SDS(17.1%), 삼성바이오로직스(43.4%), 삼성생명(19.3%)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7.55%)를 비롯해 삼성카드·삼성화재·삼성증권 등 삼성 금융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었던 제일모직과의 합병은 지배구조 개편의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이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제조 부문 계열사와 금융 부문 계열사를 두 축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삼성물산의 합병은 경영권 승계보다는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합병이 결국 이 부회장이 구속까지 되는 단초가 됐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미래전략실이 사라지면서 금융지주체제를 추진하던 금융일류화 추진팀도 해체된 상황이다. 삼성전자도 지주사 전환을 포기한다고 발표하면서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표면적으로 모두 중단됐다.

따라서 당분간 삼성은 지배구조 개편 없이 각 계열사들의 자율경영 체제를 이어갈 전망이다. 최소한 이 부회장의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향후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때까지 삼성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이는 삼성물산의 합병이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목적이라는 삼성 측의 입장을 증명하는 길이다. 또한 이 부회장의 지분 가치를 끌어올리는 방법이기도 하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재벌개혁 공약과 관련해 순환출자·지주회사·금산분리 규제 강화를 내세웠던 만큼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새 정부의 금산분리 정책은 기업집단 내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간 출자·피출자 관계 규제를 기존 은행에서 제2금융권까지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이럴 경우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의 지배주주인 상황에서 금용지주회사법에 따라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지분을 소유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또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 활용도 어려워진다. 새 정부는 재벌개혁 작업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삼성으로서는 제조 부문과 금융 부분을 분리하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서두르게 될 전망이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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