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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위기인가 기회인가]지주사 전환 끝낸 LG·SK···남은 건 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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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선 무풍지대···경영 갈등도 없어
정규직 전환 등 정부와 박자 맞추는 여유도
경영권 승계·지분 증여 과정서 잡음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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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구본무 LG그룹 회장, 우)최태원 SK그룹 회장

‘초비상’이 걸린 기업들과 달리 LG와 SK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이다. LG는 2003년 국내 대기업 가운데 최초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마쳤고, SK는 2007년 지주회사 체제로 탈바꿈 했다. 이들은 한 발 빠르게 지주회사 체제를 확립하면서 정부발(發) 지배구조 개편 압박의 무풍지대에 서게 됐다.

지주사 체제는 지주회사가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일정 지분을 소유하되 사업자회사들 간에는 상호 주식 보유를 하지 않는 단순한 지배구조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경영권 유지나 승계를 이유로 무리하거나 그에 따른 혼란을 겪지 않아도 된다.

LG는 2001년부터 지주사 전환 작업을 시작해 몇 차례 분할과 합병을 거쳐 2003년 LG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했다. 이후 지주회사체제에 편입되어 있지 않던 LG전선 관련 4개사와 분리했는데, 이 과정에서 LS그룹과 GS그룹이 별도의 그룹으로 공식 출범했다.

SK는 2007년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옥상옥 구조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시 SK㈜를 SK C&C가 지배하면서 지주사 위에 또 다른 지배회사가 있는 특이한 형태로 무늬만 지주회사라는 논란에 시달렸다. 최태원 회장은 2015년 SK C&C㈜와 SK㈜를 전격 합병하며 이같은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LG그룹과 SK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그룹의 오너의 소유와 경영권이 전환 전보다 더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투자자금 마련, 신사업 발굴 등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실제로 LG 전자, 화학, 통신·서비스 등 핵심 사업으로 육성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올해 70주년을 맞은 LG는 ‘혁신과 변화를 통해 영속하는 기업’이라는 비전 아래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수익성을 높이고, 자동차 부품과 에너지 솔루션 등 신성장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정부의 정책 박자에 맞추기에도 한결 여유롭다. 최근 SK그룹 계열사인 SK브로드밴드가 5200 여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SK브로드밴드는 정규직 전환을 위해 자회사를 신설해 간접고용 인력인 하청 대리점 직원을 모두 직접 고용에 나선다. 구성원의 사기와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앞으로 SK그룹 내 홈 서비스 제공을 위한 허브로 자회사를 육성할 방침이다.

이러한 움직임에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도 짐작 해 볼 수 있다. 회사 측은 새 정부와의 연관성보다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내세웠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민간 대기업 차원에서 처음으로 나온 대규모 정규직 전환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

이들에게는 경영권 승계가 과제로 남아 있다. LG의 경우 경영권 승계는 지주회사인 ㈜LG의 지분이동만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LG 최대주주에 올라서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데 ㈜LG가 상장사이기 때문에 승계과정은 주식시장에서 투명하게 이뤄지게 된다. 다만 막대한 상속세 납부(50%)가 부담이다.

㈜LG의 개인 대주주들을 보면 구본무 LG 회장이 11.6%로 가장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구본준 부회장이 7.57%, 구본무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상무가 6.12%를 보유하고 있다. 구 상무는 임원 승진 후 ㈜LG 지분을 서서히 늘려왔다. 2014년 12월 14일 친부인 구본능 회장에게 ㈜LG 지분 190만 주를 수증(受贈)했고 2015년에는 ㈜LG 주식 16만 주를 각각 장내매수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구 상무는 ㈜LG 3대주주 지위를 공고히 했다.

LG가 그동안 장자 (長子)승계 원칙을 고수해온만큼 경영권 분쟁 없이 구광모 상무가 4세 경영을 이어 받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상이다. 때문에 구 상무가 범 LG가에 분산된 ㈜LG 지분을 매입하거나 증여받는 방법 등을 통해 지분확대 작업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회장의 지배권이 확고한 가운데 아직까지 최 회장의 자녀들의 경영참여가 없다. 최 회장의 자녀들 모두 경영 수업을 받고 있지 않은데다가 지분 승계도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경영권 승계 과정이나 방법도 오리무중이다. 최 회장은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SK그룹은 계열 분리와 기업 구조 개편을 진행할 가능성도 거론돼 왔지만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SK는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를 ㈜SK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고민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기조에 따라 올스톱인 상황이다.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만들기 위해서는 SK하이닉스를 보유한 SK텔레콤 중간 지주회사를 인적분할한 후 SK와 합병하는 방안이 거론돼 왔다. 2조4000억원에 달하는 SK텔레콤 자사주(12.55%)의 의결권이 살아나 지주회사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인데, 새 정부가 ‘자사주의 마법’을 막겠다고 나선터라 더 이상의 논의가 무의미해졌다. SK그룹은 “SK텔레콤 분할은 검토한 적 없는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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