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이끄는 대한상의, 회장단 세대교체로 혁신기업 키운다

최종수정 2021-02-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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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상의 회장 첫발 뗀 최태원 “막중한 책임감” 밝혀
정부-경제계 소통 확대·대중소 협력 기대감
‘젊은피’ 김범수·김택진·장병규 등 7인 부회장에 합류
상의 측 “미래산업 책임질 혁신 기업 목소리도 반영”

대한상의 회장을 겸직하는 서울상의 회장에 최태원 SK 회장이 23일 선출됐다.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의 회장단에는 IT업계 및 금융권 CEO 등 7명이 합류하면서 국내 대표 경제단체로서 위상을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국내 대표 경제단계로 올라서면서 경제계에 어떤 역할을 해낼지 관심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23일 서울상의 정기의원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출되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겸하는 관례에 맞춰 최 회장은 다음달 24일 대한상의 의원총회를 거쳐 대한상의 수장에 오르게 된다.
최 회장은 상의 회장 선출 직후 “어려운 시기에 이런 일을 맡는 거에 대해서 상당히 망설임과 여러 가지 생각과 고초가 있었지만 나름 무거운 중책이라 생각한다”며 “서울상의를 잘 이끌어나가며 견마지로를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전임 회장은 임기를 마치면서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의는 앞으로 대기업 목소리를 더 반영할 것”이라고 밝히며 대한상의 역할론이 더욱 커질 것을 기대했다.

◇4대 그룹 첫 수장 맡은 최태원의 책임감=최태원 회장은 지난해부터 대한상의 차기 회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면서 한껏 주목받아왔다. 최 회장을 대한상의 새 수장으로 추대 움직임에 앞장선 인물은 박용만 회장이다. 박 회장은 최 회장을 적극 추천한 이유로 평소 그가 ‘사회적 가치’를 설파하며 경제계 소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온 점을 높이 평가한 때문으로 전해졌다.
재계를 대표하는 4대 그룹에서 대한상의 수장이 나왔다는 점도 앞으로 대한상의 위상이 높아질 거란 기대감을 준다.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탈퇴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에서는 처음으로 최 회장이 상의 회장을 맡게 되면서 경제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결국 4대 그룹 총수가 이끄는 대한상의는 대외적으로 대기업의 목소리를 더 내면서도, 정부와 소통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재계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도사’로 꼽힌다. 기업이 다양한 사회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게 최 회장의 경영 철학이어서 임기 중에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상생 및 협력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18만 상공인을 대변하는 대한상의가 산업재해가 유독 많은 중소기업의 근로 환경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9988’이란 용어가 있듯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전체 근로자의 88%가 중소기업이어서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많이 챙겨야 한다”며 “한국은 OECD 국가 중 연간 근로자 사망자 수가 가장 높은데, 앞으로 대한상의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137년 역사·14명 회장 맡아=1884년 창립된 대한상의는 법정 경제단체로 올해 설립 137주년을 맞았다. 전국 18만 상공인을 대변하는 경제단체이자, 전세계 130여 개국 상공회의소와 네트워크가 구축된 범세계적인 기구다. 전국 73개 상공회의소를 두고 있다.


대한상의는 이중재 경선전기 회장이 1954년 6월 초대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이세현(조양견직, 초대·2대) 송대순(대한증권, 3~5대) 전용순(금강제약소, 3대) 전택보(천우사, 4대) 박두병(동양맥주, 6~8대) 김성곤(쌍용양회공업, 8대) 태완선(대한중석광업, 9대) 김영선(대한재보험, 10대) 정수창(동양맥주, 10~12대) 김상하(삼양사, 13~16대) 박용성(두산중공업, 17~18대) 손경식(CJ 18~21대) 박용만(두산인프라코어, 21~23대) 등 총 14명이 회장직을 맡아왔다. 최태원 회장은 다음달 15번째 인물로 대한상의 24대 회장으로 취임한다.

박용만 회장은 지난 7년간 대한상의 회장을 역임하는 동안 최고 성과로 청년 창업가들 지원을 돕는 ‘규제 샌드박스’(스타트업 규제 면제) 사업을 꼽았다. 박 회장은 후임자인 최 회장에게도 샌드박스 사업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열정을 쏟아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IT업계 전문가들 대거 합류=최태원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 모임을 정례화하는 등 ‘재계 맏형’으로 리더십이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대한상의 회장직을 수락한 이후엔 여러 젊은 기업인들을 상의로 불러모으며 ‘최태원 효과’를 확인시켰다.

이번에 상의 회장단을 구성하는 부회장에 합류하는 인물은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박지원 두산 부회장,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7명이다. 특히 대기업 오너들이 참여한 상의 부회장에 정보기술(IT)기업 창업가들이 이름을 올린 것은 처음이다.

재계에선 IT업계 등 신산업 분야 젊은 기업인들이 합류한 대한상의가 경제계 전반을 대변할 수 있는 경제단체로 위상을 더 높일 거란 기대감이 크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회장단 개편을 통해 전통적인 제조업은 물론 미래산업을 책임질 혁신 기업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의 회장단은 23명이다. 7명이 새로 합류하면서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서민석 DI동일 회장 등 기존 회장단 7명은 교체된다. 삼성전자(이인용 사장), 현대차(공영운 사장), SK(장동현 사장), LG(권영수 부회장), 한화(금춘수 부회장) 등 10대 그룹에선 바뀌는 인물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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