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주주명부 확보한 박철환, ‘다음 스텝’도 어렵다

최종수정 2021-02-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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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명부 열람 가능 불구 의결권 확보 ‘제동’
고배당 제안에 오류···우선주 금액 정관 위배
“문제 없다” 해명, 진정성 의심···주주 설득 불투명
주주제안 불발 무게, 의안상정 가처분 소송 나설듯

그래픽=박혜수 기자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주주명부를 확보했다. 박 상무 측은 주주들과 접촉하며 의결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 포섭 명분으로 삼은 고배당 주주제안을 놓고 박찬구 금호석화그룹 회장 측과의 첨예한 논리싸움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23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전날 박 상무가 제기한 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따라 금호석화 측은 법원 결정이 나온 당일 대리인을 통해 박 상무 측에 주주명부를 전달했다.

박 상무 측은 다음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준비 중이다. 주주명부는 박 회장 등 기존 경영진보다 더 많은 우호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문제는 박 상무가 소액주주를 설득하기 위해 내세운 ‘고배당’ 전략이 먹힐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부분이다.

박 상무 측은 지난달 27일 금호석화에 배당 확대와 이사 후보 추천 등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현재 금호석화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7인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 문동준 대표이사 사장과 정운오(전 서울대 경영대 교수)·이휘성(전 미국 IBM본사 부사장)·장명기(현 피델리스자산운용 회장)·송옥렬(서울대 법학전문대 교수) 사외이사의 임기가 3월 만료된다.

박 상무는 자신을 공석이 되는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사외이사 4석을 모두 측근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이사회 10석 중 절반인 5석을 차지할 수 있고, 경영 개입이 유리해 진다.

특히 50% 이상을 보유한 기관 투자자와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해 배당금을 전년 대비 7배 높은 수준으로 올리라고 요구했다. 보통주 기준 주당 1500원에서 1만1000원, 우선주 기준 1550원에서 1만1100원이다.

박 상무는 이 같은 제안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고배당 제안이 대표적인 주주가치 제고 정책인 만큼, 분쟁 명분도 챙기는 듯 보였다.


하지만 금호석화 정관과 부칙 등에 부합하지 않는 부당한 주주제안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금호석화에 따르면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주당 배당금이 액면가(5000원)의 1%인 50원까지 높게 책정할 수 있다. 박 상무 측이 우선주 배당금을 보통주보다 100원 더 요구한 것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만약 이 주장대로라면, 박 상무 측은 주총 개최일 6주 전에 주주제안을 마쳐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주주제안이 불발되면 경영권 공격도 흐지부지 끝나게 된다.

이에 대해 박 상무 측은 “주주제안한 현금배당안은 주총 안건 상정에 어떠한 절차적 문제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회사가 주장한 우선주 발행조건은 회사가 등기부에서 임의로 말소시킨 까닭에 주주가 알 수 없다”며 “우선주 배당금은 보통주 배당금에 연동하는 것이므로 주주제안을 거부할 사유가 전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호석화 측으로 수정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하지만 금호석화 측은 배당률 산정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은 진정성과 진지함이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회사는 “가장 기본이 되는 공시 서류를 철저히 확인하지 않은 점, 과거 배당 추이를 보면 항상 50원의 추가 배당을 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음에도 이에 대한 확인이 부족했다”며 “이 사안이 주주가치 훼손으로 귀착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금호석화는 박 상무 측의 수정 주주제안을 바탕으로 최종적인 안건 상정 여부에 대한 법률 검토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배당 관련 제안은 거부될 가능성이 크다. 회사는 “우선주 발행조건에 위반해 더 많은 우선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명백히 상법과 정관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재차 못 박았다.

금호석화는 주주제안 중 이사 후보안만 따로 떼내 올릴 수 있다. 이 경우 박 상무 측 승산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경영권 분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박 상무의 고배당 주주제안이 거부되면, 일반주주들의 표심을 끌어올 명분이 희석된다”며 “의안 상정 가처분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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